내부 벽체 작업 2일 차 : 1층 내벽 시공
이제 외벽이 마무리되어가면서 1층 내부의 벽들도 하나 둘 서기 시작하였습니다. 금일에는 작업 속도가 꽤 나와서 부지런히 작업하고 오는 길입니다. 마을에는 변덕쟁이 봄 날씨가 자주 찾아와 작업하기에 불편한 점도 있지만 옷이 한 꺼풀씩 벗겨질수록 집은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목조주택을 짓는 과정은 어려움도 있지만 매우 직관적인 해결방법들의 연속이기 때문에 부지런히 작업한다면 금세 완성될 것 같습니다.
외벽들이 바로 서게 되어도 토대에만 고정하였기 때문에 손으로 밀거나 당기면 갈대처럼 흔들리게 됩니다. 이렇게 지어도 집이 되나 싶을 정도로 약해 보이고, 실제로 큰 충격이 잘못 떨어지면 그동안 맞춰 놓았던 수직-수평이 뒤틀릴 수도 있기에 조심해야 합니다. 기존에 설치해 두었던 가새들을 치우고 내벽을 만들 공간을 확보하여야 하기에 각종 철물들로 나무 벽체들이 비틀리거나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여 줍니다.
전단벽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내벽을 가장 먼저 세워 기준으로 잡고 고정시켜 놓은 뒤에 다른 벽체들을 맞물리듯이 조립하면 벽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굳건히 서로를 의지하며 잘 서있게 됩니다. 이중 윗 깔도리(Shear Double Top Plate), 벽체 윗부분에 구조재를 하나 덧대어 다른 벽체들과 연결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장선이라 부르는 2층 바닥 또는 천장이 생기면 또 한 번 다시 구조가 안정화가 되는 것 같습니다. 콘크리트가 일체형 구조물이라면 목조는 서로 맞물리며 이루어지는 구조물입니다. 알고 있었지만 역시 직접 내가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배움인 것 같습니다.
나무로 집을 짓는다는 것은 공간이 하나씩 생겨나는 과정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구조물들이 바르게 고정될 수 있게 할 때에 미세하게 하나씩 움직여 가며 여러 부품들을 조립하듯 만드는 과정은 정말로 즐겁습니다. 구조재 하나하나를 가져와서 자르고 붙여 덩어리를 만들고 하던 것이 약 2주 전인데, 벌써 나름 집의 형태를 갖추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목공 작업을 하면서 초반에 힘겨웠던 기초공사 등이 벌써 몇 년 전 기억처럼 멀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