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 시공 6일 차
이곳저곳에 만발하였던 벚꽃이 지기 시작하면서 변덕스러웠던 날씨는 점점 얌전해지고 있습니다. 작업하기에 조금 더운 날씨 속에서 집의 2층 바닥이자 1층의 천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목조주택에서는 이것을 [장선]이라고 부릅니다. 횡재들을 이용하여 전체 하중을 지지하는 방식입니다.
단변으로 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2층이 있다면 벽체가 설 위치에는 테두리 장선 등으로 고정을 할 계획을 해주어야 합니다. 2층 벽체가 서있을 위치에 장선이 비어있다면 구조적으로 불안정하겠죠. 장선은 2x8이상의 구조목을 사용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저는 2x10의 장선을 사용하였습니다. 장선 특성상 세로로 설치하기 때문에 시공이 불편한 것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각종 연결 철물들을 이용하여서 시공하도록 합니다. 장선의 간격 또한 벽체와 같은 규격으로 시공합니다. 12"/16"/24"등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2층에 욕조나 주방의 냉장고와 같은 무거운 하중이 예상될 경우 6"까지 간격을 부분적으로 좁혀 시공하기도 합니다.
장선을 만들 때 어려운 점은 역시 재료의 물성입니다. 나무 자체가 종횡 방향 가리지 않고 휘고 비틀려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뜨거나 가라앉은 부분이 있습니다. 때문에 장선을 시공하기 전에 긴 방향으로 배가 부른 부분이 위로 향하도록 설치하여야 합니다. 목조주택의 구조 중에서 가장 긴 면적의 하중을 받는 부분이기 때문에 보강도 튼튼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를 보막이(Blocking)라고 합니다. 장선 간격 사이에 부재들을 밀착시켜 붙여주는 방식으로 시공합니다. 목조주택 장선 시공 부분을 공부할 때 참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다른 현장 사진들을 보면 보막이가 일자로 시공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고정하는 방법을 아무리 상상해보아도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보막이는 교차로 시공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것을 차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야 나무가 좌우로 움직임이 덜하고, 못 박을 공간이 확보되어 시공이 편리합니다.
보막이의 역할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적인 안정성입니다. 장선의 휨과 비틀림을 방지하여주겠죠. 장선을 일체화시켜 처짐과 하중의 부담도 덜어주게 됩니다. 또한 바닥 합판을 고정시키는 부분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막이는 4피트 간격으로 설치하여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합판 사이즈가 4x8 피트이기 때문입니다.
장선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계속 사다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장선을 타고 이리저리 움직일 배짱은 아직은 없습니다. 무거운 구조재를 들고 사다리에 있다 보면 피로가 몰려옵니다. 이리저리 치여서 몸에 상처는 점점 늘어가고 역시나 진도도 나가지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작업 중에 가장 재미없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번 주가 지나가면, 뜨거운 햇빛을 피할 공간을 가지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