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시공 1일 차 : 토대 만들기
갑자기 더워진 날씨를 두려워할 때 즈음, 현장의 날씨는 급격하게 변덕스러워지며 작업 속도를 낮추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장선과 바닥 합판 시공이 끝나고 이제 2층의 골조를 올릴 시간이 되었습니다. 2층은 반복입니다. 조금 더 쉬워진 반복입니다. 한 번이지만 경험이 어느 정도 쌓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신경 쓸 부분들도 1층의 것들보다 적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는, '이질적인 재료의 접합을 해결하는 방법이 훌륭한 디테일이다'라는 것입니다. 콘크리트 기초 위가 아니라 나무 위에 나무를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각 부재 간의 접합과 연결이 1층보다 훨씬 쉽습니다. 다루기 까다로운 방부목도 사용하지 않고, 앵커볼트도 없고, 씰실러도 없습니다. 구조목들을 잘라 위치에 맞게 배치하면 됩니다.
유의할 점은 바로 설계치수와 공정치수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벽체를 세우는 과정, 그리고 장선을 거는 과정에서 도면의 치수와 2층 바닥의 치수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오차를 줄이는 것이 빌더의 가장 큰 기술이겠습니다. 제 현장에서는 약 1/4인치(8 밀리미터) 내외로 오차가 난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주 오랜 검토와 자료조사를 한 결과는 바로 도면대로 다시 하는 것입니다. 오차가 난 부분 양쪽으로 오차를 주어서 시공하면 됩니다. 제 경우에는 1/4인치 오차를 양 모서리에 1/8인치 씩으로 오차를 나누어서 하는 것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눈치껏 적당히 조절하면 됩니다.
목조주택의 2층 토대를 시공하게 되면 1층 토대 시공 시에 수평을 잘 잡아놓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층 토대는 수평을 따로 잡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인은 한번 필요합니다. 아주 잘 맞습니다. 약 1달이라는 시간 동안 그래도 최선을 다한 결과가 이렇게 중간중간 나타나게 될 때 다시 나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