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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ung May 09. 2019

지나고 나서 보이는 것들

2층 시공 15일 차

 


경험이라는 것은 참 중요합니다. '해본 것'과 '해보지 않은 것'의 차이입니다. 이제 곧 골조공사는 마무리가 됩니다. 2층의 토대를 올리기 시작한 지 3주 차에 접어든 때입니다. 2층의 벽체는 모두 섰고, 1층과 2층을 연결해주는 합판들의 설치도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마무리가 된 것은 아닙니다. 나무를 만지는데 익숙해졌다는 것을 느낄 때는, 눈에 부족한 부분이 들어오기 시작할 때입니다.



오른쪽. 박공벽 헤더 위에 가장자리 트리머가 빠져있다.


  작업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미래에 발생될 문제들에 대하여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중심으로 특정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게 되죠. 골조 공사의 원리 원칙이라는 것이 개개인들마다 다르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떤 것을 따라야 할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수초, 수분마다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그런 순간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집의 뼈대에는 당연히 문제들이 숨어있습니다. 



 집 전체에 크나큰 문제를 줄 가능성이 있다거나, 양심을 빼버리고 시공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더욱 부지런히 움직이고 열심히 공부했다면 미리 알았을 부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그런 부분들을 보강하거나 수정하는 작업들을 계속하는 중입니다. 상대적으로 구조가 약할 수 있는 2x4로 된 벽에 구조재를 보강해준다거나, 개구부의 움직임을 방지하여 유리나 창호의 사고를 예방하는 보막이를 설치하고, 벌어진 목재들을 강한 힘으로 다시 붙여주기 위해 큰 스크류로 다시 조여주는 등의 작업을 합니다.



확인, 또 확인.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잘 모르겠네.
 이 사람들 보면 여기에 이렇게 돼있는데 너무 다르지 않아?" 


 그러다 보면,  새로 보강하거나 만들어낸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현장에 있다 보면, 아주 작은 변화가 가끔은 정말 크게 느껴지곤 합니다. 하지만 다시금 며칠이 지나면 보이지 않게 되겠죠.  퇴근하기로 마음먹고, 정리를 한 다음에도.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하게 되고 별일이 없어도 그냥 하염없이 두리번거리다 가게 되기도 합니다. 현장에 가끔 방문하는 건축주들이나 설계자에게는 잘 보이지 않을, 거듭되는 수고스러움이기도 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잘하면 되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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