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까래 작업 직전에, 먼저 진행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공사장'이라고 부르는 익숙한 풍경을 만들어 주는 것을 설치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표준어로는 안전발판 또는 작업발판이라고 하나 현장에서는 흔히 아시바(あしば,발판)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안전발판은 이 구조물에서 발판만을 칭하는 것입니다. 아시바나 방진막/방음막 등 공사에 필요한 시설 등을 만드는 것을 가설 구조물 또는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엄밀히 따지면 가설 발판이 맞는 말 아닐까 싶습니다.
안전발판은 세 가지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우리가 '비계 파이프'라고 부르는 회색의 둥근 관은 단관 파이프입니다. 무언가 본래 사용도가 있을 것 같지만 찾지 못하였습니다. 오로지 가설 구조물로만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하긴 쉽게 녹이 슬고 잘 찌그러지기 때문에 외관이 좋지 않습니다. 단관 파이프는 제작 회사나 가설 업체마다 규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제가 알아본 업체는 1.2/2/3/4/6 미터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 단관 파이프를 연결하는 단관 파이프용 클램프를 이용하여 결속합니다.
그리고 제가 항상 궁금했던 것 중에 하나가, 이 가설 발판이 건물 외벽에 붙어 있을 수 있는 힘의 근원이었습니다. 물론 단지 수직-수평 부재만으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버틸 힘은 있습니다. 가새도 대어주고, 반생이나 보강 물들을 이용 해서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업체에서 작업 후에 발견하게 된 놀라운 것은, 창문으로 들어와 있는 일종의 손잡이였습니다. 하지만 놀라움도 잠시, 그 위치에는 곧 작업이 들어가야 하는 위치인 데다가 결국엔 창호가 와서 붙게 되는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그 설치물들은 곧바로 제거하였습니다.
안전발판은 건물의 외부 작업을 할 때에 필수적인 것입니다. 특히 외단열을 하고, 미장을 하고, 외장재를 붙이는 등의 중요한 작업을 수행하게 되는 자리인 것입니다. 그래서 가설 건축물 특성상 안전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통행하게 되는 횟수가 적지 않고 안전발판 역할을 하는 발판은 생각보다 좁기 때문에 추락이나 부상의 우려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러하지만 계속 아래로 무언가를 떨어뜨리게 되기 때문에 하단부 통행도 주의하고 위아래로 작업자가 있다면 인지하고 있어야 할 듯합니다.
조금 부실한 건지 아니면 원래 이런 건지는 몰라도 덜컹거리고 휘청거립니다. 명색이 '안전발판'이지만요. 하지만 건물의 외부를 작업하기 위해서는 필수이고, 업체 분들은 저렴한 가격에 아주 정성스럽고 요구사항까지 다 들어주시면서 멋지게 작업해주셨습니다. 타 업체보다 조금 저렴한 수준입니다. 바닥면적 10평 주택 외벽을 돌리는 가격은 100만 원대 중반입니다. 안전발판 없이 작업하다 다쳐 나오는 치료비에 비하면 후한 수준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