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주고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상처를 줬다
신입사원이 들어오고,
나는 자연스럽게 ‘선배’라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누구의 지시도 없었지만,
함께 일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작은 것부터 자연스럽게 알려주게 되었다.
처음에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나만은 부드럽고 젠틀한 선배가 되자.”
“조금 부족해도 이해하고, 기다려주자.”
나도 그랬으니까.
나도 처음에는 모든 게 서툴렀고,
간단한 실수에도 움츠러들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실수가 반복되었다.
간단한 자료 정리였는데,
몇 번을 설명해도 엉뚱하게 넘어갔고,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나도 모르게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리고 차분히 다시 설명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목소리가 단단해졌다.
“이거, 몇 번이나 얘기했잖아요.”
그 순간,
나의 말투에는 짜증이 섞여 있었다.
나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미 말은 입 밖으로 나가 있었다.
신입사원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다고 애써 웃는 듯했지만,
그 표정 속에
작은 실망과 위축이 스쳐 지나갔다.
하루 종일 마음이 불편했다.
일은 계속됐지만,
머릿속 한구석이 자꾸 그 순간으로 돌아갔다.
나는 왜 그랬을까.
조금만 더 부드럽게 말할 수 있었는데.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는데.
그날 밤,
혼자 집에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나도 서툰 선배였다.
잘해주고 싶었다.
나를 닮은 듯 조심스러운 신입사원에게
조금은 덜 아픈 곳이길 바랐다.
하지만 막상 현실은 달랐다.
작은 피로와 답답함이
말투에 배어들었고,
그건 그대로 상처가 되어 돌아갔다.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
그 생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그날 알았다.
진짜 좋은 선배는
스스로 여유를 만들어야 하고,
상대방의 속도도 기다려줄 줄 알아야 한다.
다음 날,
나는 조심스럽게 신입사원에게 다가가 말했다.
“어제는 미안했어.
설명이 부족했을 수도 있었는데
괜히 목소리가 세졌네.”
그 친구는 잠시 놀란 얼굴을 하더니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도 더 잘할게요.”
그 말을 듣고서야
조금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회사에서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사람 사이의 온도가
훨씬 더 오랫동안 남는다는 것을
조금은 알게 된 하루였다.
그 먼 훗날,
그 친구는 조심스럽게 웃으며 내게 말했다.
“사실 그때, 선배는 저에게
무섭고 어려운 사람이었어요.”
나는 머쓱하게 웃었다.
그 웃음 뒤로,
그때의 서툰 내 마음과 서툰 가르침이
조금씩 선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