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점심 먹지 않게,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처음엔 나도 외로웠으니까, 이번엔 내가 먼저 다가갔다

by 아기상어

시간은 흐르고,

나는 어느새 회사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아는 사람도 많아지고,

점심을 같이 먹을 사람도 생겼고,

누군가 나를 이름 대신 ‘선배’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여러 번의 면접 끝에 새로운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여자 직원이었다.

처음 본 순간, 참하고 착한 이미지가 좋았다.

어딘가 조심스럽고,

낯선 환경에 살짝 긴장한 모습이

예전에 이곳에 처음 발을 디뎠던 나를 떠올리게 했다.


‘아, 나도 저랬지.’


그때 나는 참 외로웠다.

어색하고,

어디에 있어야 할지 몰랐고,

점심시간이 괜히 더 길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먼저 다가가기로 마음먹었다.


오늘 점심 같이 먹을래요?

작게 말을 걸었을 때,

그 친구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시간,

나는 일부러 다른 팀 사람들에게도 그녀를 소개했다.

“이쪽은 우리 부서 신입이에요.”

“이번에 새로 들어온 친구예요.”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한 번이라도 더 편하게 웃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그날 이후,

그 친구는 점점 자연스럽게 사람들 속에 섞여갔다.

아직은 서툴고,

아직은 긴장한 기색이 남아 있었지만

적어도 혼자 점심을 먹는 일은 없었다.


회사라는 곳은

혼자서도 버틸 수 있어야 하는 곳이지만,

누군가 작은 손을 내밀어줄 때

훨씬 덜 아프고,

덜 외로워질 수 있다는 걸

나도, 이제야 조금 알게 되었다.


사실 나 자신도

매일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인데,

이제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든든한 사람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게

조금은 뿌듯했다.


그렇게,

회사 생활 2년 차.

나는 어느새 누군가의 선배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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