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과 이별하고, 더 나은 나를 택했다
그동안 몇 번의 이직 시도가 있었지만,
결과는 대부분 ‘불합격’이었다.
때로는 준비가 부족했고,
때로는 나와 맞지 않는 회사였고,
어떤 날은 그냥 내가 지쳐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나는 두 곳에 최종 합격했다.
그것도 내가 먼저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서.
메일함에 ‘최종 합격’이라는 제목이 두 개나 떠 있을 때,
나는 잠깐 멍해졌다.
예전 같았으면 ‘붙었다!’는 안도감이 먼저였겠지만,
이제는
“어느 쪽이 더 나은 나의 미래일까”
를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전엔 늘 선택받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이번엔,
선택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결국,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과 연봉,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회사를 선택했다.
그리고 남은 마지막 숙제,
팀장님께 퇴사를 말씀드리는 일이 남았다.
그날, 조심스럽게 팀장님께
“말씀드릴 게 있다”라고 했다.
작은 회의실, 낮게 깔린 목소리.
말을 꺼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이직 제안을 받았고, 최종 결정을 했습니다.”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습니다…”
팀장님은 한참을 듣고 계시다,
조용히 한 마디 하셨다.
“잘 됐다.
그동안 네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내가 제일 잘 알지.”
그 말에 눈물이 날 뻔했다.
팀장님은 내게 기회를 많이 주셨고,
실수했을 때도 보호막이 되어주셨고,
때론 내가 못 본 가능성을 먼저 발견해 주셨다.
그런 분에게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슬픈 일이었다.
동료들에게도 천천히 알렸다.
놀라는 얼굴, 아쉬워하는 눈빛,
그리고 “응원할게”라는 진심이
얼굴마다 담겨 있었다.
그제야 실감이 났다.
나는 이곳에서 꽤 괜찮은 사람이었구나.
퇴사까지 남은 시간 동안
나는 평소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
인수인계 자료를 꼼꼼히 만들고,
내가 맡았던 프로젝트들을 하나하나 정리했다.
누군가의 뒷모습이
좋은 기억으로 남는 건
바로 이런 순간들 때문이 아닐까.
마지막 출근 날,
같이 밥을 먹던 후배가 조용히 말했다.
“선배는 처음엔 무서웠어요. 근데 진짜 많이 배웠어요.”
그 말에 웃음이 났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기억되는 사람이었구나.
이별은 언제나 아프지만,
이번엔 좀 다르게 느껴졌다.
나는 내 힘으로 이 자리까지 왔고,
내가 원하는 방향을 향해
스스로 걸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처음으로,
내가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엔
조금 더 단단해진 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