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했지만, 사실 하루 종일 혼자였다
회사에 온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였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떴다.
나는 어정쩡하게 앉아 있다가, 결국 사무실에 혼자 남았다.
의도적으로 나를 두고 간 건 아닐 거라 생각했다.
여기 팀은, 원래 같이 밥을 먹지 않는 팀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인턴 동기들은 부서에서 다 챙겨주고 있었다는 점.
“오늘 과장님이 점심 사주신대요.”
“우리 팀은 인턴도 같이 가요.”
그렇게 자연스럽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나만, 아무 말 없이 자리에 남아 있었다.
누가 나를 따돌린 건 아니었지만,
누구도 나를 같이 있는 사람으로 여기진 않았다.
그래서 더 외로웠다.
나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지갑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회사 근처 식당 거리는 붐볐고,
모두가 누군가와 함께였다.
그 안에서 혼자 밥을 고르는 일조차 눈치가 보였다.
뜨끈한 국밥을 시켜놓고
숟가락을 들었다.
그런데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건 나만 겪는 일일까?”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인턴 단체 채팅방에 동기 중 한 명이 사진을 올렸다.
부서원들과 함께 찍은 밝은 점심 사진.
환한 표정, 나란한 자리.
그 사진을 보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팀도 아니고, 인턴도 아닌 건가.’
팀은 나를 팀원으로 보지 않았고,
인턴들은 나를 자기 팀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날 이후로도 회사생활은 비슷했다.
회의가 끝나면 회의실 정리는
자연스럽게 내가 했다.
전화가 울리면 내가 받았고,
프린터에 종이가 떨어지면
누구보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감사 인사를 들은 적도 없었다.
그냥, 내가 해야 할 것처럼 느껴졌을 뿐.
유니폼을 입고 앉아 있는 내 모습은
늘 어딘가 조직에서 비껴 나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웃고 있었지만,
마음은 자꾸만 선 밖으로 미끄러지는 기분이었다.
누가 물었다.
“요즘 어때요? 회사생활 괜찮아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네, 아직은 배우는 중이에요.”
그리고 속으로는
‘인턴도 점심은 먹어야 하잖아요.’
라고 조용히 되뇌었다.
그날 저녁, 집에 돌아와
식탁에 앉아 멍하니 있었다.
괜찮은 척 하루를 보냈지만,
사실 나는 하루 종일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가… 사회부적응자인가?’
대학교 때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싸였고,
어디서든 중심에 서는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지금,
점심 먹을 자리 하나에도
이렇게 눈치를 보게 되다니.
나는 그대로
식은 밥 한 숟갈을 입에 넣었다.
그리고 천천히, 조용히
내 입안에서 굳어가는 걸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