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리가 되었고, 두 명의 동기는 떠났다.

같은 출발선이었던 우리, 어느새 나뉘기 시작했다

by 아기상어

입사 1년 차, 나는 대리가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석사 출신이라는 이유로

2년의 경력이 인정되어 계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리로 직급이 올라갔다.


인사 발령 공지를 받고난 후,

나는 명함을 한참 바라보다가

조용히 내려 놓았다.

기뻤다.

그건 분명히 내가 쌓아온 시간과 노력이

작게나마 인정받았다는 증거였으니까.


하지만 그 기쁨은,

어딘가 조심스럽고 복잡한 모양으로 마음속에 얹혀 있었다.


같은 시기에 인턴으로 입사했던 동기들,

대부분은 학사 출신이었다.

서로 눈치 보며 인사하던 첫날부터,

험담 아닌 험담을 나누던 점심시간,

퇴근 후 맥주 한 캔으로 위로하던 순간까지,

그들은 내게 가장 편한 존재들이었다.


이번 승진에서,

그들은 계장으로 올랐다.

나보다 한 단계 아래 직급이었다.


누가 먼저 말하지 않았지만,

그 묘한 거리감은

속삭이듯 퍼졌다.


“같이 시작했는데,

벌써부터 갈리는 거구나.”

“역시 석사랑 학사는 다른가 봐.”


그 말들이 나를 겨냥한 건 아니었지만,

나는 그 안에서 조용히 죄책감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듯한 웃음 너머에는

조금의 씁쓸함과

설명되지 않는 위화감이 스며 있었다.


결국, 동기 중 한 명은 이직을 결심했고

며칠 뒤, 또 한 명이 퇴사를 통보했다.

작별 인사를 하러 내 자리에 와서는

“잘 지내. 너는 더 잘 될 거야”라며 웃었다.

그 말이 고마우면서도

어딘가 아팠다.


내가 너무 빨리 떠내려간 걸까?

기쁨이라는 감정을

겉으로 꺼내는 것조차 미안한 순간이 있을 줄 몰랐다.


다행히

남아 있는 동기들이 있었다.

아직도 우리는 가끔 점심을 같이 먹고,

눈빛만 봐도 서로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어쩌면

함께 일했던 사람보다,

함께 버텨준 사람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건 아닐까.


회사 생활은 그렇게

내가 원하지 않아도

누군가와 멀어지게 만들고,

또 다른 누군가와 조금 더 가까워지게 만든다.


성장은 늘 환영받는 일인 줄 알았지만,

그것이 누군가의 이별을 가볍게 앞당기기도 한다는 걸

그해 여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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