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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근 Content Writer Apr 23. 2020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한국을 살리는 희망의 불씨로

2020. 3. 17.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건만 봄 같지 않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다. 소상공인은 물론 산업계 전반이 어렵다. 문화예술 현장과 관광업계는 그야말로 초토화 상태다. 이런 때일수록 마음챙김이 중요하다. 마음은 인문과 정신이다. AI(인공지능) 시대라고 할 수 있는 제4차 산업혁명, 즉 초연결사회에서도 문화로 마음을 잇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의 사태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일상의 변화 속에 문화예술 관람의 새로운 대안으로 온라인 공연중계가 단연 화제다. 지난 13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온라인 음악회는 '함께 이겨내는 우리 모두가 이 시대의 영웅'이라는 메시지로 지쳐있는 우리 모두에게 큰 희망을 선사했다.


문화유산은 우리의 보물이면서 미래 가치를 만들어 가는 인문과 정신이다. 문화의 힘은 작금의 어려운 시기를 지나 모두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고 코로나19로 침체했던 산업을 다시 뜨겁게 살릴 불씨임이 틀림없다.


향교.서원문화재 활용사업 중 경북 경주의 서악서원 활용 프로그램 (사진=문화재청)


"문화유산은 우리 겨레의 삶의 예지와 숨결이 깃들어 있는 소중한 보배이자 인류문화의 자산이다." 이 문장은 문화유산헌장의 첫 글귀로, 1997년 제정됐다. 그 해는 정부 차원에서 지정한 '문화유산의 해'였다. 여러 문화재 보존 정책과 가치 선양 사업들이 진행됐다.

1997년 제정된 문화유산헌장


'문화재청 2020년 주요업무 추진계획' 발표에 따르면 올해부터 문화재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실현하는 사업이 대거 추진된다. 외래 관광객 유치 증진을 위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을 비롯하여 세계유산축전, 고택·종갓집 활용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는 기존의 생생문화재 사업, 문화재 야행 등 지역문화재 활용사업이 확대됐다.


이 밖에도 실감형 문화유산 콘텐츠 개발ㆍ보급, 문화유산 대표축제인 궁중문화축전의 상·하반기 개최, 조선왕릉문화제 신설 등 5G 시대에 문화유산을 향유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더불어 궁궐과 조선왕릉을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적인 명품 브랜드로 만들고, 우리 문화재의 유네스코 등재 확대를 통해 세계적 입지를 구축하며, 산업으로서의 문화재 육성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


이것은 '국민과 함께 누리는 문화유산'을 만들어 가기 위해 문화재청이 적극 행정을 통해 미래역량을 잘 다져, 포용적 문화유산으로 국민이 누리도록 하고, 문화재를 굳건하게 잘 가꿔 세계 속에 당당하게 펼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문화재 정책 패러다임의 획기적 전환이다.



2018년에 진행된 군산 문화재 야행 (사진=문화재청)


방탄소년단(BTS)이 멜론뮤직어워드에서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선보여 세계인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한 바 있다. 이 한국문화의 핵심인 문화유산은 한류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콘텐츠 개발과 예술작품 창작의 보고다.


문화재 활용이 곧 보존이다. 적극적인 활용이 최선의 보존이다. 그 중심이 되는 사업으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추진된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유산·인류무형유산을 거점으로 국내·외 관광객에게 문화유산 관광을 증진하기 위한 사업이다.


문화유산 방문 코스로 개발된 '천년 정신의 길(경주-안동)', '백제 고도의 길(공주-부여-익산)' 등 7개 코스를 중심으로 문화재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추진된다. 7대 특별사업으로 '코리아 온 스테이지(공연과 함께하는 문화유산)', 세계유산축전(한국의 서원, 양동마을 및 경주역사유적지구,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궁중문화축전, 케이팝 스타와 함께 하는 '나의 문화유산 견문록', 두바이엑스포 한국관 참가, 문화유산 카드-스탬프 팩 보급, 문화유산 지도·가이드북 보급이 운영된다.


또 기존의 무형문화재 공연ㆍ전시, 전국의 문화재 야행, 궁궐 야간개방·체험, 문화재 발굴·수리현장 공개, 조선왕릉문화제 등과 연계해서도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이 진행된다.


23년 전 '1997 문화유산의 해'는 문화재의 가치 선양이 주된 목표였다. 올해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사업은 문화재를 통한 경제 활성화 기여다. 지역에 문화유산 관광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고용을 창출한다. 얼어붙은 방한 관광시장에 우리 문화유산이 여행상품, 관광콘텐츠가 되어 한류 확산과 국부 창출의 원동력이 되리라 본다.


시드니한국문화원에 전시된 한복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가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다. 문화유산은 세계 속에 대한민국을 마케팅하는 콘텐츠다.


문화경제를 활성화하는 한류의 근간으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관광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까지도 경제적 활력을 높이는 계기다.


희망의 불씨를 타오르게 하는 부지깽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우리 마음속까지도 숨을 불어넣고 불을 밝힐 문화적 봄날을 고대한다.


글 = 이창근 (충남문화재단 이사, 충청북도 무형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 이 글은 중부매일신문 2020년 3월 18일자 오피니언면에 게재된 문화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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