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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곱째별 Feb 25. 2024

thanks to dried wild greens

정월대보름


말린 죽순과 고사리와 무청


올해 정월대보름 맞이로 구나물 대신 칠나물과 황색지단백색지단을 마련했습니다.

지난가을 말려놓은 무청과 말린 죽순과 말린 고사리와 말린 표고버섯오이채 썬 것과 당근 편 썰기 한 것을 볶은 것으로.

말린 나물을 어떻게 요리하는지 몰라서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아야 했습니다.

물에 불리고 삶는 게 무청 만들 때처럼 손이 많이 가더군요.

오곡밥도 지었습니다.

볶은 땅콩과 호두도 다음날 아침 깨서 먹었습니다.


살아야겠기에, 석 달만에 제대로 된 밥상을 차렸습니다.

원래는 다 따로 담는데 반찬이 아주 많아 한 접시에 담았습니다.

이렇게 잘 차려놓고 혼자 먹는 게 매우 아쉽습니다.

살면서 점점 느끼는 건 다른 거창한 게 아니라 함께 밥 먹는 게 사랑.

정성 들여 요리하고 맛있게 먹어주는 그 간단한 일이란 걸 너무 늦게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액운을 쫓고 풍요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정월대보름 풍습을 지켰으니 남은 올해 잘 살아가리라 믿습니다.


몇 년 전에 말린 죽순을 주시고 지난봄 여린 고사리를 꺾어 주시고 가을에 무를 주신 분께 감사합니다.

소중히 먹었으니 건강하겠습니다.


고사리 수놓은 매트 위 구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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