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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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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곱째별 Mar 10. 2024

thanks for your courage

침묵하지 않는 당신의 용기에 감사합니다


☆ 아름다운 가덕도를 지켜주세요

2022년 1월 8일 토 가덕도 신공항 반대 현장답사 : 12km     


집결시각은 11시라고 했다. 나는 9시에 가덕도에 도착했다. 

전날 웅천까지 걸었으니, 웅동이나 부산 신항 어디쯤까지 좀 걷다가 가덕도에 가려고 했었다. 그러나 운전해서 미리 가 본 도로는 잠깐 걷기에는 삭막하고 길었다. 버스 노선도 모르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걷고 다시 돌아갈지 도무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대책이 없어서 빙빙 돌다가 가덕도로 가버렸다.      


가덕도에 처음 가 본 나는 눌차교가 어딘지 몰라 눌차마을을 차로 들어가고 말았다. 차가 다니기에는 매우 좁은 도로였다. 아담한 마을을 관통하니 방조제가 나왔다. 거기에 차를 세우고 걷기 시작했다. 갈맷길 코스 안내판이 곳곳에 보였다. 

동선방조제를 지나자 ‘가덕도 신공항 타운하우스 착공’ 부지가 나왔다. 가덕도 공항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찬성하는 사람도 있었다.      


우편취급국을 지나 동선마을 안내문을 보니 가덕도는 1919년 3.1 대한독립만세 운동이 4월 11일에 일어났었다. 이 작은 섬에서도 일제 침략에 격렬히 항거했다니, 과연 덕이 더해진 섬, 加德島(가덕도)였다. 그런 섬을 잘 보존해야 하는데 싶었다.      


천가초등학교를 지났다. 갈맷길 가덕도 5-2구간 이정표가 나왔다. 거기서 돌아갔어야 했는데 길이 발걸음을 잡아당겨서 덕문중학교 쪽으로 가고 말았다. ‘먼저 사람이 되자’는 표지석 너머 눌원관 앞에 ‘네가 해 준 좋은 말이 좋은 옷보다 더 따뜻해.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따뜻한 말이 듣고 싶고 따뜻한 말을 해 주고 싶었다. 아무 때나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고맙다는 말은 아무리 자주 해도 괜찮은데 사랑한다는 말은 오래 망설여야 할 수 있다. 

천가초등학교와 덕문중학교 담장의 일부는 조선 중종 39년(1544년)에 왜구를 막기 위해 축조된 가덕진성이었다. 옛것은 언제나 마음을 잡아끈다. 아마 그 성곽이 나를 이끌었나 보다. 

길은 산 쪽으로 올라가며 좁아졌다. 연대봉 가는 갈림길 즈음에서 주최 측 전화를 받았다. 서둘러야 했다. 정취에 빠져 단체행동을 잊고 있었다.      


11시, 눌차도에서부터 답사가 시작되었다. 전국에서 모인 30여 명 중 모래시계 깃발이 있었다. 참가자의 반수 정도인 ‘멸종반란 한국’ 회원이었다. 

‘가덕도에 넘쳐 솟은 섬이 누워있는 모양의 섬으로 눌어붙어 있다’는 눌차마을에는 거대한 팽나무와 돌담이 있었다. 바닷가엔 조개껍질 더미가, 산자락엔 새로 지은 집들이 즐비했다. 땅 사이 바다에는 양식장이 가득했다. 신공항이 건설되면 어업은 마비되고 어민들은 생업을 잃게 될 것이다. 


곧 점심시간이었고 채식 도시락이 나누어졌다. 차에 있는 돗자리를 펼치고 함께 앉은 이들은 사드마을이 돼 버린 성주 소성리 사람들이었다. 가덕도를 지키기 위해 전국에서 온 것이었다.      


가덕도 내눌마을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에서 나눠준 <가덕도 신공항 정말 필요한가?> 자료에 따르면, 가덕도가 신공항이 대두된 건 2002년 김해 국제공항에서 중국국제항공(Air China)CCA-129편이 돗대산 기슭에 추락한 사고 때문이었다. 이 사고로 당시 김해공항의 안정성 논란과 신공항 건설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며 2006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 건설’ 타당성 공식 검토를 지시했다. 하지만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입지 평가 결과, 밀양·가덕도 모두 사업 최소 여건 미달로 동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이 전면 백지화되었다.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김해 신공항 건설계획을 재추진하며 결국 확정되었다. 2016년 파리공항엔지니어링(ADPi)의 사전타당성 조사 점수는 김해 신공항〉밀양〉가덕도 순이었다. 

그러나 2019년 문재인 정부에서 부·울·경 3개 지자체와 국토교통부가 김해 신공항 건설계획에 관한 총리실 재검증을 추진하여 ‘근본적 검토 필요’ 의견이 나온 이후,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등 15인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등 138인은 2020년 11월 20일과 26일에 각각 특별법을 제출하였으며, 2021년 3월 16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공표되었다.      


가덕도 신공항은 추진 과정에서 비민주적이었다. 

법안 수립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같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수렴을 무시했고, 여당은 법안 통과를 위해 본회의 통과를 2월 26일로 못 박아 법안을 심의했다. 

특별법 제7조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장관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대놓고 졸속행정을 하겠다는 선포와 다름없다.

또한 특별법 16조, 17조를 보면 국토부 장관은 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하여 민간자본을 유치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민간자본 유치사업을 시행하는 민간개발자에게 각종 사항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토건세력의 이권개입 위험을 키우는 조항이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주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핵발전소도 신공항도 모든 건설의 배후에는 토건세력이 있다.      


국제적으로 보면, 기후위기 시대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경제 선진국과 함께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나라에서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항공 산업을 부추김은 무엇이며, 전 지구적으로 보면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같은 인수공통 감염병의 가장 큰 원인은 산림 파괴라고 하는데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면 파괴될 국수봉(269m), 남산(188m), 성토봉(179m)은 지형 보전 1등급,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 해양생태도 1등급 지역, 생태자연도 1등급지에 해당하는 동백군락, 사스레피 군락지를 비롯한 산림유전자원 보호 구역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가덕도에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 2등급인 삵, 솔개, 수달, 매, 구렁이, 표범장지뱀, 맹꽁이 등이 서식한다. 인근에는 천연기념물 179호로 지정된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와 습지보호지역이 있다. 

물론 돈 계산만 하는 분들은 이런 생태계 파괴 같은 건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분들도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오미크론은 무섭지 않으시려나.      


신석기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역사가 다양하게 남아있는 가덕도는 2016년 파리공항엔지니어링(ADPi)의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 연구결과 문화유산 평가부문 0등급으로 지정되었다. 그만큼 역사·문화적인 가치가 높다.      


우리는 대항전망대를 거쳐, 20세기 초 일본군 군사기지의 원형이 남아있는 외양포에서 조개무지까지 산기슭을 넘어갔다가, 태평양 전쟁 말기 미군의 한반도 상륙에 대비한 포진지와 관측소들이 인공동굴로 남아있는 새바지에서 헤어졌다. 

바닷물에 씻긴 고목이 누워있는 해변은 어쩐지 태고와 20세기가 섞인 듯한 분위기였다. 다만 대형 카페와 그 안의 손님들과 해변에 삼삼오오 앉아있는 사람들만이 풍광과 어울리지 않게 이질적이었다. 인간은 자연을 어디까지 파괴하고 나서야 개발의 삽질을 멈출까? 그게 제 무덤 파는 일이란 건 죽고 나서야 깨달을까? 

누런 개 ‘탈핵’이는 조약돌에 코를 대고 뭔가를 찾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발견해야 할 진리나 가치를 쉽게 찾지 못하듯 탈핵이도 끝내 먹을 것을 발견하진 못했다.      


대항전망대


외양포 조개무지


새바지


가덕도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잘 담아내지 못한 점이 진정 아쉽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섬의 두 산이 폭파되어 비행기 활주로로 뭉개진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제주도 성산읍의 그 푸른 숲을 벌목하겠다고 했던 지난 시절이 떠올랐다. 작년에 간신히 보류시켜 놓으니 또 시작이구나. 선거철만 되면 건설경기로 표심을 흔드는 건 여전하구나.     

 

아름다웠다. 온종일 본 가덕도도 아름다웠지만, 2, 30대 젊은이들이 멸종반란을 위해 전국에서 모인 것도, 사드로 망가진 소성리에서 가덕도를 살리겠다고 온 것도 모두 아름다웠다.

이 아름다움을 지켜야지. 가덕도에서 느낀 명백한 한 줄이었다.      


-남도순례길 10화 중에서 




가덕도에 공항을 짓겠다고 합니다. 

명분도 없이 아름답고 귀중한 자연을 파괴하는 무자비한 건설을 막아야합니다. 

가덕도에 한번이라도 가보신 분이라면 이 사업을 왜 막아야 하는지 아실 겁니다. 

바로 오늘까지입니다. 


�‘가덕도신공항 반대 국민소송인단’을 모집합니다! (3월 10일까지)


가덕도신공항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허구로 위장한 생태학살과 국토파괴입니다. 

‘가덕도신공항건설 기본계획 취소 국민소송인단’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소송인단 신청링크: bit.ly/신공항반대소송신청서


지난 연말을 기해, 국토교통부는 기어이 2029년 12월 조기개항을 목표로 가덕도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확정·고시하였습니다. 부산엑스포의 유치가 무산되어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명분이 상실되었는데에도 불구하고, 대 국민 사과와 반성은커녕 계속해서 전 국민을 호도하며 거짓과 사기를 일삼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부조리를 내버려 둘 수 있겠습니까?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허구로 위장하고, 국책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생태학살과 국토파괴가 그 실체입니다.

가덕도는 100년 숲 동백군락지의 국수봉을 비롯해 멸종위기종 상괭이가 노니는 해양생태도 1등급, 천연기념물 제179호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 문화재보호구역이 존재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로운 보물섬입니다. 가덕도신공항의 건설은 절체절명의 기후위기와 생태 붕괴를 가속화하는 국가 폭력이며, 국민의 피땀인 세금을 오로지 자본을 대리하는 정치 권력과 토건기업을 위해 사용하는 국가 범죄입니다. 경제성을 말하는 비용편익분석은 0.51에서 0.58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전 국가적인 손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외해에 건설되는 가덕도 신공항은 지질조사의 부재, 부등침하의 명백한 가능성, 단 5년 초고속 건설 등으로 안전성은 더욱 담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들을 국민소송을 통해 낱낱이 밝히고자 합니다. 나아가 기후정의를 실현하고 생태계의 붕괴를 막고자, 소중한 뭇생명들을 지키고 경제정의를 실현하고자 국민소송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가덕도신공항건설 기본계획 취소 국민소송인단’이 되어주시길 간곡히 요청합니다.


【국민소송인단 신청 방법】

�원고 :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을 반대하는 누구나
�필요서류 : 위임장 1장, 주민등록초본 1부
- 부산시, 거제시, 창원시 외 거주자는 주민등록초본 생략 가능
- 미성년자인 경우에 한하여 가족관계증명서 1부

�후원비용 : 1만원 (입금이 어려우신 분들도 참여 가능)
�입금계좌 : 부산은행 112-2178-7915-12 김민우
※ 소송신청인과 같은 이름으로 입금

�신청기한 : 2024년 3월 10일 (일) 까지
�소송대리인 : 가덕도신공항건설을 반대하는 변호사
(법무법인자연 및 법무법인 해우 소속 변호사 등)
�주최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문의 : 김민우 010-7536-0224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
               김현욱 010-9329-4039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

�국민소송인단 신청방법

1. 소송인단 신청서 작성 : bit.ly/신공항반대소송신청서 

https://forms.gle/maBvybEHvj12Dq5n9 접속 후 신청


2. 위임장 작성
- 변호사들을 선임하여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동의의 절차로 받는 서류입니다.

- 위임장 양식을 다운로드하고, 프린트하여 내용을 작성하고, 자필 서명 또는 도장 날인합니 다. (위임장 작성 및 송부에 어려우신 분들은 문의전화번호로 연락주세요^^).

- 위임장양식 내려 받는 곳 

한글버전 : https://drive.google.com/file/d/11-kYh3waWx_7zcy4TNdRpBgNupOeYqrM/view

PDF버전 : https://drive.google.com/file/d/1fizcqgbXz87zu6hxX01odOHXvPDeOZeO/view?usp=sharing


3. 주민등록초본 준비 (발급 받은 지 3개월 이내의 서류)
- 부산시, 거제시, 창원시 외 거주자는 주민등록초본 생략 가능 (가급적 제출요망)

- 주민등록초본은 인터넷 민원24 (http://minwon.go.kr) 또는 주민센터 방문하여 발급

- 혹은 민원 24 제3자 제출을 선택한 뒤 담당자 아이디 'dehipot123'와 전화번호 '010-7536-0224' 로 전달 가능 


4. 작성한 위임장과 주민등록초본을 우편 혹은 이메일로 발송하거나, 스캔하여 파일을 이메일로 발송, 혹은 사진을 잘 찍어 보내주시면 접수 완료

- 우편 주소 : 49235 부산시 서구 구덕로 265번길 8 (서대신1가) 부산녹색당
- 이메일 주소: savegadeok2021@gmail.com
- 문자 : 김민우 010-7536-0224



* 이 일에 용기 있게 나서는 환경운동단체와 시민과 법조인과 동참하는 저와 함께하실 누군가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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