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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동거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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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곱째별 Jun 14. 2024

동거 열흘날

콩이 쾌유 일지-종강과 12시간 만의 소변과 대변


새벽부터 밤까지 모든 일정을 마치고 9시쯤 샤워 후 잠옷도 못 입고 샤워가운 입은 채로 쓰러지듯 잠.

어깨 통증과 더위에 눈을 뜨니 밤 11시가 넘어있음.

콩이를 계속 안고 들고 오르락 내리락 하니 오른쪽 어깨가 아픔.

안방 온도 30도.

오늘의 몇 분을 남겨두고 동거 열흘째를 정리함.


*

새벽 6시 기상

구성안 축약본 감수 및 수정


07:30 콩이 산책 소변

사료에 닭고기 캔 섞어주었는데 사료 뱉고 거의 남김. 딸기잼에 약 섞어 먹임.


08:00 당근라페 샌드위치 세 개 도시락 쌈


09:30 학교 스튜디오 도착


10:00~15:40 라디오 방송 실습


1조 후 쉬는 시간에 샌드위치로 점심 식사.

우체국 소포 발송


2조 후

학기 초 두 개 있는 국어사전을 외국 학생 두 명에게 빌려주었는데 그중 한 개만 돌려받고 1991년, 그러니까 내가 대학생 때 산 동아사전은 에티오피아 학생에게 선물함.


16:00~17:00 수료식 및 1학기 종강


"자신의 영감을 믿으십시오. 그리고 그 영감을 좇아가십시오.

여러분은 스스로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나은 사람입니다."


20:00 콩이 12시간 만에 산책과 소변과 대변

내가 오래 없어서 종일 혼자 갇혀 있느라 많이 힘들었을 콩이

아침에 먹다 남은 사료 남김없이 먹음. 딸기잼에 섞은 약 먹음.


20:30 현관이 더워서 다용도실로 콩이 옮김

문에 달아놓은 숄이 얼굴을 덮어도 밀고 나오지 못하고 가만히 있음.

뭔가를 헤쳐 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순응함.  

개의 지능에 대해 다시금 알게 됨.



마지막으로 오늘,

종강과 수료식 후 받은 편지의 일부.


......

'교수님은

한결같이 솔직하시고

바다처럼 마음이 크시네요!


교수님은..

제 꿈을 다시 키워 주셨고

제 죽어가는 의욕을 되살려 주셨어요!

그리고 교수님은 하나님이 저를 위해 세우신 계획의 일부라고 믿어요!


I Adore you and God will always be with tou! 항상 건강하시길~'

-R-


"인도네시아에서 독학으로 한글을 배워 한국에 유학 와서 한국어 수업을 듣고 한글로 기획안과 구성안과 대본을 쓰고 한국어로 방송을 하고 한글로 편지를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과 땀을 흘렸을까요?

수고했어요. R.

그대의 미래가 찬란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그대가 자랑스럽습니다.

R을 알게 되어서 나도 하나님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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