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오솔길과 오두막 지나 만난 둘
부안에서 군산 거쳐 전주에 갔다가
올라오는 길에 발길이 닿은
너무 오래 기다려서
혼자 가보기로 한
그곳에서 만난
유리장에 갇혀 빙빙 도는 개미들과 물고기들
뒤 돌아보다 잡혀 박제가 된 고라니
천장에 맞춰 잘린 자작나무들
남극에서 잡혀와 벽만 보고 서있는 날개 벗겨진 펭귄들
숨 막히는 그곳에서 나와 빗속을 걸어 만난
산의 별과 소로우의 길과 다람쥐와 오두막과 굴뚝과 바닥에 떨어진 밤들
오리는 날아야지
허수아비는 비 맞고 서 있어도
두 시간 반을 걸어 운동화와 양말이 다 젖고 나서야
나가기 직전에 본
원두막 야트막한 담장 위에 있던 까치가 폴짝 뛰어올라간
산양은 간지러운지 꼬리를 두어 번 흔들지만
까치도 산양도 가만히
비를 피해 둘이 있는
오늘의 사진
까치와 산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