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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곱째별 Oct 22. 2024

까치와 산양

별과 오솔길과 오두막 지나 만난 둘


부안에서 군산 거쳐 전주에 갔다가

올라오는 길에 발길이 닿은

너무 오래 기다려서

혼자 가보기로 한

그곳에서 만난


유리장에 갇혀 빙빙 도는 개미들과 물고기들

뒤 돌아보다 잡혀 박제가 된 고라니

천장에 맞춰 잘린 자작나무들

남극에서 잡혀와 벽만 보고 서있는 날개 벗겨진 펭귄들


숨 막히는 그곳에서 나와 빗속을 걸어 만난

산의 별과 소로우의 길과 다람쥐와 오두막과 굴뚝과 바닥에 떨어진 밤들

 

산의 별을 지나 소로우가 살았던 오두막과 굴뚝


오리는 날아야지

허수아비는 비 맞고 서 있어도


날아라 오리


비 맞고도 웃는 허수아비


두 시간 반을 걸어 운동화와 양말이 다 젖고 나서야

나가기 직전에 본


원두막 야트막한 담장 위에 있던 까치가 폴짝 뛰어올라간

산양은 간지러운지 꼬리를 두어 번 흔들지만


까치도 산양도 가만히

비를 피해 둘이 있는


오늘의 사진

까치와 산양


까치와 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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