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과 수라
할 말을 잃은 12월
애도도 위로도 분노도
미처 모양새를 갖추지 못합니다
묵념과 눈물로 시작한 어제 오후 수업 이후
오늘은 감사와 사랑과 사과의 과제를 내어주고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마음은 무안으로 가고 싶었지만
반년 동안 노래했던 수라 갯벌
북풍이 불어대는 새만금에 도착하자
올해 마지막 태양이 막 지고 있었습니다
새들도 숨었나 봅니다
부끄러움은 인간의 몫인데
응시는 무얼 남길까요
해는 지기 전에 가장 붉은데
감사와 사랑으로 마무리하려던
2024년이었습니다
지금
여기
이 순간
무언가를 바란다면
부디 평안을 빕니다
삼가 179 故人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