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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월요 미사

2025년 1월 13일과 20일 전북도청 앞 

by 일곱째별 Jan 30. 2025


1월 13일 월요일 전북도청 앞 오후 3시 

25차 새만금 생태계 복원 기원 월요 미사     


어두운 연말이 지나고 새해가 밝았다. 격변과 애도 속에서도 시간은 꾸준히 흘러 3주간의 겨울 계절학기 매일 강의가 끝나고 월요일에 전주 전북도청으로 갔다.

아홉 분의 신부님과 50여 명의 참례자들이 반가웠다. 신부님 강론은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 내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바라봐야 한다는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개발 독점을 멈추고 공동선을 추구해야 하고, 혁명은 무언가를 뒤집어엎는 게 아니라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길가에는 ‘글로벌생명경제도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1주년 기념행사’가 나흘 후로 예정된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강과 바다를 못 만나게 하고 세계적인 갯벌 생태를 훼손해 놓고는 관광레저용지를 만들겠다는 새만금에서 생명경제를 찾을 수 있을까.      


미사 후 새만금신공항공동행동 김나희 홍보국장이 무안 공항 참사와 관련해 9일짜리 조사로 부실한 무안 공항 환경영향평가서와 현장 검증 등에 대해 발언했다. 법적으로 금지된 조류 보호 구역에 공항을 지어놓고 멸종위기종인 새들을 퇴치해야 한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새만금신공항, 제주제2공항, 흑산도공항, 백령도공항, 서산공항, 가덕도공항까지 8km 이내, 좀 더 넓게는 13km 이내에 조류서식지가 없어야 되는데 조류서식지 자체 위에 공항을 짓고 있다고. 


그렇다.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인 수라갯벌 13km 안에는 옥녀봉, 옥녀저수지, 옥구저수지, 새만금호, 만경강 하류, 동진강, 금강하구, 장항해변, 유부도 등 조류 서식지가 다섯 군데 이상이다. 

그중 서면 월하성~장항읍 유부도를 포함한 총 68.09㎢의 서천갯벌은 IUCN(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등급(멸종위기 위급)인 넓적부리도요 등 바닷새 23종 30만 4천여 개체의 서식지로 국제적으로 우수한 생태환경을 자랑하는 지역이다. 

신공항 부지 13km 반경에 도요새 외에도 민물가마우지, 검은머리물떼새, 멸종위기 1급 저어새의 번식지가 있다. 수요가 없어 매년 30억 원씩 적자를 누적하고 있는 군산공항이 있는데 그 옆에 신공항을 또 짓겠다는 것부터 경제성도 타당성도 없지만, 신공항이 생기고 여객기가 더 든다면 제2, 제3의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출동)는 명약관화하다. 생명 차원에서 보면 조류 충돌은 여객기 승객인 인간뿐만 아니라 새의 목숨도 앗아가는 것이다. 여러모로 안전상 위험과 갯벌 및 조류 생태계의 죽음이 뻔한데 신공항을 추진하는 건 토목건설자본경제계와 미군과 정치 모리배의 협잡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제25차 새만금신공항생태계복원 월요미사

   


오후 7시 전주 중앙성당 

[조속한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과 헌법수호를 위한 시국기도회]

그날 저녁 처음으로 시국기도회에 참석했다. 2024년 12월 16일부터 매주 월요일 전주 중앙 주교좌성당에서 탄핵 후 헌재 판결 시 또는 사퇴 시까지 시국기도회를 드리고 있었다. 

고풍스러운 전주 중앙성당은 문정현 신부님이 유신시절이던 1979년 ‘오원춘 사건’으로 구속되셨다가 석방되시자마자 1980년 새해에 주임신부로 발령받으셨던 곳이다.      


전주중앙주교좌성당


미사에 참석한 이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 ‘국힘당을 해체하라’ 손피켓과 응원봉을 들고 있었고, 성가는 ‘타는 목마름으로’, ‘상록수’, ‘바위처럼’등 운동가였다. 

젊은 신부님의 타협 없이 직설적인 강론은 명료하고 확고했다. 

 “국헌문란 장본인 윤석열과 백골단의 김민전”

 “철회는 새만금수변도시계획에나 어울리는 말입니다.”

신부님은 이어 한남동으로 달려간 국회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셨다. 

 “쌍용자동차 지붕 위에서 곤봉을 휘두르고, 용산 참사에서 강경 진압하고, 물대포 쏘던 경찰들. 그렇게 서슬 퍼렇던 공권력이 왜 윤석열 앞에서는 그렇지 않은 선택적 모습을 보입니까? 다른 모습 보여주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평신도들의 소신 발언에 이어, 설 전에 기쁜 소식이 들리기 바란다는 광고로 미사가 끝났다. 교회에서 혁명을 목격하고 돌아가는 밤길이 벅찼다.      


 

이틀 후인 1월 15일 오전 10시 33분.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이 2차 체포영장 집행으로 체포되었다.           



1월 20일 월요일 전북도청 앞 

26차 새만금 생태계 복원 기원 월요 마지막 미사     

부안 해창갯벌에서 7월 22일부터 11월까지, 전주 전북도청 앞에서 12월부터 1월까지, 총 6개월 동안 드린 월요 미사의 마지막 날이었다. 열한 분의 신부님과 100명 넘는 인원 중 손 깃발을 든 수녀님들이 많이 계셨다. 수라갯벌에 들러서 오신 길이라고 했다.      


시작성가와 제1독서 히브리서 말씀과 화답송, 복음 환호송에 이어, 마지막이니만큼 그간 강력한 촉구를 해오셨던 장계성당 송년홍 신부님이 마르코가 전한 복음으로 강론하셨다.      

 “우리가 미사를 드리는 이유는 새만금 사업을 다시 잘하자는 것입니다. (중략)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포도주에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도 부대도 버리게 됩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중략) 

30년 동안 진행돼 온 새만금 사업을 이제는 냉정하게 다시 논의하고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기후가 얼마나 더 변해야 새만금이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 알 수 있는지, 그때는 아마 늦을 때일 것입니다. 

그 시작은 바로 상시 해수유통입니다. 바닷물이 24시간 막히지 않고 흐르면 동진강과 만경강의 물도 막히지 않고 바다로 흘러갑니다. 그러면 거기서부터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새만금사업은 다시 모두에게 이로운 사업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하는 미사를 마지막으로 드립니다. 그렇다고 마지막은 아닙니다. 우리의 기도가 멈추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요구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의 미사가 필요할 때는 또 어디서든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그걸 위해선 부디 새만금사업을 잘 논의해서 모두가 살 수 있는 모두가 상생하는 새만금사업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보편 지향 기도는 교회를 위하여공동의 집인 지구 공동체를 위하여새만금의 생태적 평화를 위하여새만금 생태계 복원과 상시 해수유통 실현을 위해 올렸다.

봉헌성가와 주님의 기도와 영성체 그리고 마침성가로 미사는 마쳤다.

시민과 관련 기관의 만남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는 광고로 모든 순서가 끝났다. 미사는 끝나도 시민 조사와 공청회 등 후속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반년을 매주 월요일마다 부안 해창갯벌과 전주 전북도청에서 미사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해 주고 미사 후에는 동영상 제작을 해 준 평화바람과 미사를 집전해 주신 신부님들과 참석하신 수녀님들과 평신도 및 비신자 모두에게 감사한다.      


제26차 새만금신공항생태계복원 월요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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