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이 되어

20250818 월요일 부여 가로공원~구룡복합문화센터 포룡관 10.8km

by 일곱째별


20250818 월요일 백합의 날


가로공원 - 남촌사거리 (3.4km) - 송정교차로 (4.1km / 점심) - 구룡복합문화센터포룡관 (3.3km) 10.8km(누적거리 46.7km)


서천군 문산면 은곡리 길이 협소해 행진에 위험하다는 경찰의 염려를 받아들여 부여군 옥산면 가로공원에서 모였다. 일찌감치 간식과 물을 챙겨온 영길 샘은 캠핑 의자 몇 개를 펴 놓고 독서 중이었다.


평일 월요일이라 조촐하게 열한 명이 출발했다. 부여 경찰도 서천 못지않게 행진단을 안전하게 인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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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산성당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이날은 중간에 주유소도 공원도 없는 데다 퇴약볕 아래 4번 국도를 걷는 난코스였다. 특히 점심식사는 송정교차로 허허벌판에서 해야 했다. 그 열악한 곳에서도 문정현 신부님은 서각을 하시며 우리를 기다리셨다. 덩굴 그늘에 의지해 김밥을 먹다가 출발지로 가서 차량을 가져왔다. 신부님 보좌나 간식과 점심밥 제공, 차량 이동 등 행진단이 행진할 때 전후로 보이지 않는 많은 수고를 영길 샘이 담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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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이들 중 구릿빛 오른팔에 ‘구럼비야 일어나라’ 문신이 눈에 들어왔다. 16년 동안 제주 강정마을에서 활동가들에게 밥을 해 주신 삼춘이었다. 해군 기지에 빼앗긴 강정 구럼비에 얼마나 한이 서렸으면 팔뚝에 문신을 다 하셨을까. 그 울분이 전해지는 듯했다. 삼춘이 비행기 타고 온 제주도도 몇 년째 제2공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좁은 국토에 10개의 신공항을 짓겠다는 나라.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시대에 있는 비행장도 문 닫는 판에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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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복잡해도 발걸음은 축지법 쓰듯 빨라 네 시간 만에 구룡복합문화센터에 도착했다. 식후 세 명이 더 늘어 14명이 되어 있었다. 그때 막 어린이와 엄마가 왔다.

다음 세대가 있는 한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생명을,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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