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추석 연휴 소식
1. 추석 연휴가 시작되자 선물세트 빈 상자에 유성매직으로 글씨를 써서 서울 용산역으로 갔다.
봉투 앞과 뒤에는
공항 말고 갯벌
전쟁 말고 평화
자본 말고 생명
새만금 신공항
취소소송 승소 판결
공항 말고 갯벌 생명
안의 상자 바닥에는
새만금 신공항
취소판결 환영
새,사람행진단원 네댓 명과 피켓 시위를 했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역무원의 제지가 있자 흩어져서 하다가 또 불만 의견이 들어오자 역 바깥으로 나갔다.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역 앞이 사유지라고 주장하자 나는 길을 건너가서 서 있었다.
내 모든 행동의 기조는 평화(롭기를).
그렇게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1인 시위를 했다.
2, 3. 이번 추석 연휴에 서울에 올라간 주목적은 장수사진 촬영이었다.
요즘은 영정사진을 장수사진이라고 한다.
막 칠순을 넘으셨고 아직 칠순도 되지 않은 막내고모 부부의 포트레이트.
흐린 날 오후 한두 시부터 저녁 여섯 시까지 700여 컷을 찍었다.
찍는 도중 함께 사진을 보면서 고르고 또 다른 의상과 각도와 표정으로 촬영했다.
인물사진은 단연코 찍히는 사람이 만족해야 한다.
나는 다음에 또 찍을 마음도 있는데 두 분 모두 좋아하셨고 충분히 만족하셨다.
인물사진 중 가장 의미 있는 사진이라면 역시 장수사진이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정식으로 담는 행위.
그건 여태 해 온 내 글과 사진 작업의 또 다른 정점이 될 수도 있겠다. 사랑하지 않는 것에 대해선 찍거나 쓰지 못하는 내 작업.
4.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
수업 준비를 하느라 방송사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란 뉴스를 보았다.
아는 사람이 뉴스 화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해초였다.
지난 새,사람행진에 함께해서
제주 생명평화대행진 안전요원 경험으로 경광봉이 그리는 예술을 보여주고는
이후 가자지구를 향해 배를 타고 나아간다던.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승소했던 9월 11일
지하철에서 다른 단원들 내리고 둘만 남았을 때,
지갑 속 비상금을 꺼내 후원금으로 주며
돌아오면 우리 환영파티를 하자던 내 말에
활짝 웃던 해초의 얼굴이 오후 6:12 내 휴대전화기에 남아있다.
해초는 9월 27일에 무동력 보트에 구호물품을 싣고 이탈리아에서 출항했고, 12일 만인 10월 8일, 가자지구 전방 220킬로미터 해상에서 이스라엘측에 의해 나포되었다.
해초
돌아와요!
무사히
안전히
건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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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다음카페 <구럼비야 사랑해>에 실린 2025 해초의 가자 항해_해초의 편지
��⛵️ 2025 해초의 가자 항해 ⛵️��한국을 떠나기 전 나눴던 해초의 편지를 함께 나눕니다.
“지난 2022년부터 항해를 하면서 국경 없는 바다를 건너는 일이 봉쇄를 부수고 연대와 연결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가로막힌 우리들이 만나는 것, 봉쇄를 깨부수는 것이 이번 항해의 목적입니다. 처음 항해 참여가 확정되었을 때에는 기뻤습니다. 여러 배가 함께 ‘가자’로 가는 항해는 제가 그리던 꿈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항해자들을 향한 이스라엘의 협박과 튀니지니 안의 배를 향해서도 드론으로 폭탄을 투하하는 이스라엘의 만행을 보면 무섭기도 합니다. 무서울 때 그 감정을 다양한 태도로 받아들여 본다면 공포도 아름다움이나 희망에 대한 의지로 느낄 수도 있다는 것, 그것 또한 제주도와 동아시아 앞바다를 항해하면서 배운 것입니다. 이러한 배움과 의식은 모두 여러분들께 배운 것입니다. 저는 이 소중한 배움과 지지를 안고 ‘가자’로 갑니다. 가자 지구까지 가는 것에 성공한다면 한 달 안에 돌아오겠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들에 부딪친다면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제주에서 ‘생명 평화 대행진’을, 육지에서 ‘새사람 행진’을 함께 했습니다. 이 길 위에 섰을 때라야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제게 가장 소중한 깨달음은 길에서 만나 형성되는 ‘관계’였습니다. 길 위에서 또 바다 위에서, 제 몸이 여기와 저기를, 나와 너를,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매개가 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 길의 방향은 예측 불가능합니다. 말하자면 ‘이번 여정의 최종 목적지는 여러분들께 다시 돌아오는 것’입니다. 돌아와 제 눈에 닿은 빛이 다시 여러분들께 닿을 때까지입니다. 제주, 새만금, 오키나와, 대만, 홍콩, 팔레스타인과 수많은 민중들의 연대로 자본과 군사가 만든 봉쇄를 끊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건강히 계세요. 온누리에 평화를 빕니다.”해초 드림
——#2025해초가자항해 문의: 개척자들(The Frontiers) 031-771-5072 / korea@thefrontiers.org / thefrontiers.mixon.io후원: 국민 093401-04-124532 한빛누리(개척자들) / 입금자명(팔레스타인활동지원)#freepalesti̇ne #thousandmadleenstog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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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에 실린 해초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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