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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의 소국

노란 소국

by 일곱째별


꽃 지고 연말이면 가지를 쳐내고

유월 초에 한 번 더 가지치고

내내 기다려 온 아기 여동생 같은 꽃, 소국.


십일월이면 내리 삼 년째 자잘하고 노란 꽃송이들을 피워내는데

분갈이도 못 해주고 영양제도 제대로 주지 않는 그 척박한 흙속에 먹을 게 뭐 있다고

물만 주면 자라는 게 대견하기 짝이 없다.


처음 받아온 날 기함했던 꽃말은 어디 가고

다시 찾아보니 밝은 마음, 즐거움이란다.

노란 소국의 꽃말이.


나아질 듯 무너질 듯 위태위태 주저앉아도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는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소락소락은 말이나 행동이 요량 없이 경솔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소락(小樂)은 소국(小菊)

내 가을의 소소(昭蘇)한 기쁨



* 내일 수능 보는 학생들,

그간 온힘 다해 공부해놓은 실력

시험장에서 꽃 피우듯 풀어놓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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