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꿈꾸는 직장인들의 전략적인 대안, 이대리의 이직 이야기)
산을 걸으면서, 선배와의 대화는 이어졌다.
“그러고 보면, 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직장에 다니면서, 사회인으로 생활하고 있어. 사회 안에서 너의 역할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이야? 충분히 존중받아도 된다고 생각해.”
“그래도 아직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지도 모르겠고요.”
선배는 웃으면서, 팔을 내 어깨에 올리고는 힘을 줬다.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위를 보면, 하고 싶은 일을 오히려 직장생활을 하면서 찾는 경우도 많더라.”
“그런 분들이 많아요?”
“그럼. 학교에 다닐 때는 그야말로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그 직업을 막연하게 그려보는 거잖아. 그런데 필드로 나와서 진짜 일을 해보면 생각하고 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지. 너도 그렇지 않아?”
“맞아요, 저도 그렇더라고요.”
“직접 몸으로 업무에 부딪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는 거지. 물론 일찍 자신의 길을 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일찍부터 자신의 길을 정하는 것이 아니야.
요즘 심심치 않게 창업한 사람들의 기사를 보게 되는데, 그들 중 상당수가 직장에 다니다가 원하는 분야를 찾아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하더라. 그중에는 자신이 직장에서 하던 일과 연관된 경우도 있었지만, 전혀 다른 분야로의 창업도 많아.
굳이 창업이 아니더라도, 직장에 다니면서 업무를 하다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전문성을 발전시켜 나가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고.”
“선배,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지금까지의 경험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겠지.
무엇을 할 때 가장 흥미를 느꼈는지, 어떤 분야에서 자신의 강점이 발휘되는지 천천히 살펴봐.
그런 과정들을 통해 가슴 뛰는 일이 무엇인지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선배, 자신의 재능에 부합하는 분야를 찾으면 그만큼 성과도 클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서두를 필요는 없어. 시간이 필요하고,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이 모든 것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를 충실히 살아내는 것 아니겠어? 하루라는 일상을 소홀히 하면 그저 헛된 망상에 불과한 것이 되겠지.”
“그래도 가슴 뛰는 일을 찾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을 것 같아요.”
“가슴 뛰는 일을 찾게 되면, 그래서 그 분야에서 성장하고 싶다고 결심하게 되면, 그 길을 가는 과정을 견딜 수 있게 되더라.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의 관계나 회사 내의 불합리한 일들도 작은 일이 되어 버려.
너를 그렇게 만드는 것이 반드시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