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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석 Oct 24. 2017

이직을 결심하다 #17
(이직을 위한 필수 전략-6)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들의 전략적인 대안, 이대리의 이직 이야기)

6) 경력이 단절되었을 때, 극복하는 방법

 이직에 관하여 대화를 하면서, 지난달 할머니 생신으로 친척들이 모였을 때 만났던 사촌 누나가 생각났다. 사촌 누나는 결혼 전에는 직장에 다니고 있었으나, 결혼을 하고 둘째가 태어나자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자 취업을 하려고 준비 중에 있었다. 하지만 경력이 단절되었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 사촌 누나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선배에게 물었다.

 “선배, 이직 준비는 회사에 다니면서 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요즘 경력이 단절되신 분들이 많잖아요.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었다가 재취업을 하려는 분들도 계시고요. 명예퇴직이나 정리 해고 등의 이유로 퇴직을 하신 후, 공백 기간이 길어지신 분들도 계시고.”

 “사업을 해보려고 회사를 그만두었다가 여의치 못해 재취업을 하시는 분들도 의외로 많더라. 사업을 짧게 했다가 정리하신 분들도 있고.”

 “공백 기간이 길다는 것은 분명히 약점임은 분명하잖아요. 이럴 경우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지. 

 이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이 있어. 설명하려고 하지 말고,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거야.”

 “설명하지 말라고요?”

 “경력이 단절되었거나, 부득이하게 공백 기간이 길어지거나 할 때는 아무래도 사연이 있게 되지. 그래서 지원자들이 흔히 생각하기 쉬운 것이 이런 상황을 설명하려고 하는 거야.”

 선배는 물을 마시고, 말을 이었다. 

 “ 엘버트 허버드라는 미국의 작가는 이렇게 말했어. ‘설명하지 마라! 친구라면 설명할 필요가 없고, 적이라면 어차피 당신을 믿으려 하지 않을 테니까.’

 설명은 아무리 논리적이더라도 듣는 사람의 이성을 움직일 뿐이지. 결국 판단과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건 감성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채용을 하기 위해 평가하는 자리에서 설명하려고 하는 것은 효과적인 전달 수단이 될 수 없어. 오히려 역효과만 가져오기 쉽지. 거기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설명에 별로 관심이 없어. 경우에 따라서는 공백 기간에 대한 변명으로 들리기도 하고.”

 설명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은 비단 이직할 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었다. 회사에서 여러 상황들을 반영하여 보고하곤 했지만, 결과가 썩 좋지 못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그때는 그 이유를 몰랐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각 상황들을 설명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설득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자 선배는 보험 영업을 하시는 분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외국계 보험사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셨던 분이 계셔. 대기업에서 해외 영업을 하시다가, 전문적인 영업을 위해 보험사를 선택하셨다고 하시더라.”

 “대단하시네요. 보험 영업은 쉽지 않다고 들었거든요. 그만큼 전직하는 경우도 많고요.”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 그런데 그분은 그 회사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시더라. 지금은 전문적인 자산관리 컨설턴트로 일하고 계셔.”

 “어떻게 그렇게 영업을 잘하실 수 있는지 궁금하네요.”

 “나도 그 비결이 참 궁금하더라. 그래서 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물어봤지.”

 “뭐라고 말씀하시던가요?”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계시더라. 본인을 만나는 것이 고객 입장에서는 행운이라는 확신. 고객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확신.”

 선배는 잠시 말을 멈추고,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분은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확신을 판매한 거야. 먼저, 보험에 대한 자신의 믿음과 경험, 그리고 주위 사례들을 통해 고객을 설득시킨 후, 그다음에 그 상품에 대해 설명하신 거지. 

 그분을 보면서 알게 되었어.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말이야.”

 “경력이 단절되었더라도 지원하는 회사에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설득하라는 말씀이네요.”

 “취직을 한다는 것도 영업이라고 생각해. 자기 자신이라는 상품을 회사에 판매하는 것 아니겠어? 회사를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회사에 필요한 인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해.

 그리고 그 확신은 상대방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했을 때 더욱 강해지지.”

 선배와 대화를 하면서 내가 업무를 해왔던 방식을 돌아보게 되었다. 기획한 솔루션을 가지고, 고객사에 영업을 했던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솔루션에 대한 설명에만 급급했을 뿐, 한 번도 확신을 가지고 고객 앞에서 말했던 적은 없었다. 그 이유가 고객사에서 필요로 하는 사항에 대한 면밀한 고민 없이, 솔루션에 대한 영업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걸으면서 선배는 말을 이었다.

 “경력이 단절되었다고 하더라도, 회사에 지원하는 것은 동일해. 회사에서 어떤 역량을 가진 사람을 필요로 하는지 면밀하게 알아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그리고 자신이 보유한 기술과 업무 경력 속에서 지원하는 직무와의 연관성을 찾는 것이 첫걸음이 될 거야.” 

 “그렇다면 퇴사 사유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퇴사 사유는 분명히 밝혀야 해. 정리 해고이든, 육아에 의한 퇴직이든 사실은 그대로 알리는 것이 상식이지.

 대신 공백 기간에 대하여 역발상을 하는 거야.” 

 “공백 기간을 역발상 한다고요?”

 “공백 기간은 경력에서 약점이 된다고 생각하지. 또 그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현실을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해. 대신 공백 기간 동안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하면 새로운 길이 보일 거야. 공백 기간에 대해 체념하는 대신, 다른 가능성을 찾기 위해 역발상 하는 거지.”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공백 기간 동안 경험한 일들과 취업하려는 업무 분야를 연결하는 이야기를 만드는 거야.

 만약 주부라면,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면서 경험했던 일들이 많을 거야. 또 필연적으로 다양한 제품을 써보게 되지. 그런 경험들을 지원하려는 업무와 연결하여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또 가정 경제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경험들은 금융업과 연관 지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부득이하게 일을 쉬어야 했던 경우라면, 일에 대한 절실함과 동시에 쉬는 기간 동안 공부와 독서를 통해 성장한 역량을 드러내면 더욱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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