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버티게 하는 문장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무너질 때마다 나를 일으켜 세운 몇 개의 문장들

by 세화

살면서 한 가지씩 큰 감동이 있는 글귀들이 있지 않은가. 나에게도 그런 몇 가지 문장이 있다.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고등학생 시절의 나는 홍정욱의 《7막 7장》을 읽으며 그 안에 담긴 장폴 사르트르의 메시지를 새겼다. “현 상태로 머물지 아니하는 것이 인간이며, 현 상태로 있을 때 그는 가치가 없다”는 그 문장 말이다.


사실 나는 그닥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릴 적 가난으로 점심 도시락을 싸 오지 못했던 고등학생 홍세화는 친구들의 눈을 피해 학교 도서관에 가있곤 했다. 그곳에서 엎드려 낮잠을 자거나 수다를 떨기도 했지만, 늘 잠만 잘 수는 없으니 자연스레 책을 가까이하게 되었다. 나중엔 독서가 너무 재미있어 졌고 평생 책을 일반인들보다는 많이 읽은것같다.


결국 졸업할 때 도서관 대출 1위로 표창장까지 받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슬프고 아프고 창피했던 그 '웃픈' 이야기가 나이를 먹고 나니 내 인생에 얼마나 큰 자양분이 되었는지 새삼 깨닫는다.


스물한 살, 대학교를 그만두고 회사를 차린 이후 지금까지 25년 동안 웹에이전시를 한 번도 쉬지 않고 운영해 왔다. 항상 대표들의 모임에 가면 이런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홍 대표는 정말 열심히 해! 진짜 늘 열심히하지.. 열심히 하지. 아, 그럼!” 동료들에게 25년된 웹에이전시 대표가 아직도 이런말을 듣는다는건 난 정말 늘 열심히 하고 열심히 정보를 듣고 공부하는걸 다른 대표들도 알기때문이다. 듣는 이 평가가 무색하지 않게 나는 멈추는 법 없이 끊임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삶은 늘 롤러코스터였다.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핑계를 좀 대자면 25년회사 운영기간중 지난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나는 아이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그 시간만큼 회사에 전력을 다하지 못했고, 이제야 다시 집중하며 일을 복구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잘 만들어왔던 회사는 최근 3년 전부터 아주 큰 고비를 맞았다.


나의 긍정은 여기서 다시 작동한다. ‘아, 하늘이 나에게 어떤 일을 주시려고 또 이런 시련을 주시는 건가. 내가 얼마나 더 잘되려고 이러는 건가.’ 맹자 《고자하》에 나오는 “하늘이 장차 큰 임무를 맡기려는 사람에게는 먼저 그 마음을 괴롭게 한다”는 구절을 떠올리며 버틴다.


하지만 버틴다는 건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수렁에서 점프하기 위해 매일 새벽에 일어나 프로젝트를 다 뒤져보고, 출근해서는 문의가 하나라도 더 들어오게 하려고 네이버와 구글을 뒤진다. 직접 광고 메일을 쓰고 발송하며 마케팅 담당자와 매일 머리를 맞댄다. 실패하고 또 도전하고, 잘 모르는 분야라도 어떻게든 설명하려 애쓰는 내 말을 묵묵히 들어주는 우리 직원들이 참 고맙다. 특히나 최근 AI에 대한 부분을 내가 추진하려고 하면, 사실 우리 현업들도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단계이다보니 어려운점이 많고 모르는 부분이 많은건 나나 직원들이나 헤메고 있기도 했지만, 최근 우리회사는 매스티지는 웹에이전시중에 꽤 많은 AI지식과 반영을 해서 앞서가는 기업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해온덕에 이제 조금씩 회사가 안정을 찾아 가고 있다. 아니 어쩌면 예전의 영광보다 더 멋진 영광을 볼수 있는 때가 곧 오리라 생각한다.

가끔은 여전히 분노를 다스리지 못할 때가 있다. 직원들과 의도가 어긋나거나 오해가 생기면 화가 나 밤새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이 힘든 상황을 왜 나 혼자 버텨내야 하나’ 하는 억울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내가 조금 더 똑똑하고 말을 잘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자책도 한다.

그럴 때면 사춘기 시절 분노조절이 어려웠던 나를 붙잡아준 성경 구절을 꺼낸다. “서로 인자하게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혼자 용서하고, 또 나 자신을 용서하며 사랑해 본다.


마흔이 넘어 읽은 공자의 말씀처럼, 망하는 것은 외부의 침략이 아니라 내부에서 무너지는 것임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내 내부를 다스리지 못하면 조직은 무너지고, 내가 버텨온 이 시간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경험적 경고를 새긴다.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버텨간다. 지금의 수렁은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한 바닥일 뿐임을 믿기에, 나는 오늘도 도서관의 그 소년처럼 간절하게 문장을 채우고 현장을 파헤친다.


"만약 당신의 마음속에 아직 그런 문장이 없다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써 내려간 나의 이 기록이라도 잠시 빌려가길 권한다. 25년 차인 나 또한 여전히 이 글귀들을 붙잡고 무너진 내부를 수리하며 전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은, 자신이 붙잡고 있는 문장의 깊이만큼 버텨내는 법이다."



이전 15화80명 프로젝트, 지체상금 2억… 그리고 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