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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팀장 May 31. 2022

나는 놀지만 박찬욱이 돈 벌어준다??

박찬욱과 송강호의 칸 영화제 수상을 바라보는 시각

 감독상에 박찬욱, 남우주연상에 송강호!!!


 청룡영화상 아닙니다. 대종상도 아닙니다.

 무려 칸입니다! 칸! 칸! 칸!!!!


 일요일 아침에 날아든 낭보.

 80년대 초반 비행기를 몇 번 갈아타고 힘겹게 적진에 날아가 도전했던 우리나라 헝그리 복서가 참피온을 쟁취했다는 기사를 보는 듯한 참 촌스러운 표현이지만 낭보 맞다.

거 봐, 낭보 맞잖아....

 

 영화제에 피파 랭킹처럼 확실한 줄 세우기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고 알려진 칸 영화제에서 우리 감독과 배우가 감독상과 주연상을 동시에 차지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미 봉준호와 기생충과 미나리와 윤여정 님이 수차례 그와 비슷한 자리를 점령했기 때문에 80년대 고 강수연 님이 <씨받이>와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베니스와 모스크바에서 여우주연상을 탔던 때와는 많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긴 하지만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촌스럽게 이런 걸로 국력 따지던 그 옛날은 아니지만 K 컨텐츠의 힘을 다시 한번 증명해냈다, 뭐 이런 식의 국뽕은 별로 안 부끄러워해도 되지 않을까?

 박찬욱과 송강호의 성과는 당연히 박수치고 축하할 일이고 기분 좋은 소식이다.

 자랑스러울 거까진 잘 모르겠지만. 내가 한 것도 아니니까...


와~~ 대단하네. 영화는 재미있을까? 한번 봐야겠다.


 예전의 나였다면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개봉 일자를 확인해 봤을 것이다.




 두 사람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기 얼마 전에 경제신문 한 면에 나온 칸 영화제 관련 기사에서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이 칸에서 공개되자 기립박수와 함께 대단한 호평을 받았고 세계 192개 나라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역시 호평을 받았는데 송강호, 배두나, 아이유, 강동원 등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 한국 영화로 송강호의 수상이 기대된다는 기사도 읽었다.

 '깐느박이 돌아왔구나, 일본 감독이 연출한 한국 영화라니 특이하네.'


아, 근데 이 영화들 배급사가 어디지?


 그래서 바로 검색을 해봤더니 두 영화 모두 CJ ENM이었다.


흠, 그럼 여기 주가는 어떻게 될까?

 내가? 내가 정말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불과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자본주의 저능아이자 금융 문맹이던 내가 이런 생각을 먼저 하다니.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경제적 자유가 지상 과제가 되고 나니 사람이 이렇게 달라진다.


 그때부터 CJ ENM의 주가를 확인하고 예전의 흐름을 파악해보게 되었다.

 물론 엔터주는 건드리는 거 아니라는 교훈을 이미 맛봤기 때문에 선뜻 들어갈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또 한 회사에 대한 공부를 하고, 혼자 예측해보고 과연 예측대로 흘러가는지 살펴보는 재미는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아니지만 누군가는 놀고 있을때 박찬욱이 돈을 벌어줬을 수도 있다.)


 사람이 이렇게 관점이 달라질 수 있구나.

 아직 갈 길이 많이 멀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관심을 갖고 인사이트를 늘리다 보면 조금씩 그 길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칸 영화제 개막 이후 CJ ENM 주가 변동

 아, 근데...


 들어갈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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