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팀장 Jun 10. 2022

11. 타자의 기록(2) - 출루율과 OPS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번에 예고해 드린 대로 타자의 기록 중 출루율과 OPS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출루율은 출루할 수 있는 확률

 

1) 출루율이란?

 출루율은 타자가 베이스에 얼마나 많이 살아 나갔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영어로는 OBP(On Base Percentage)라고 하는 출루율은 1954년에 메이저리그의 명 단장인 브랜치 리키와 앨런 로스라는 분들이 처음 발표했으나 리그 공식 기록으로 채택된 것은 1980년대였습니다.

재키 로빈슨을 영입하며 인종의 벽을 허물었던 브랜치 리키. 팜 시스템의 창시자이기도 합니다.
최초의 구단 소속 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앨런 로스(1947년. LA 다저스)


 KBO 리그는 원년이었던 1982년부터 출루율을 공식 기록으로 채택하고 타이틀 시상도 했는데 리그에서 출루율에 대한 시상을 한 것은 KBO 리그가 최초라고 하네요.

 초대 출루율 타이틀 홀더는 당시 MBC 청룡의 감독 겸 선수였던 백인천 선수가 차지했는데 그의 기록은 0.497이었습니다.

 타율도 0.412로 1위에 올랐는데 그는 아직까지 KBO 리그 최초이자 유일한 4할 타자로 남아 있죠.

 

 롯데 팬들에겐 암흑기의 원흉으로 각인됐을 수도 있지만 스테미너의 상징(게브랄 티라는 영양제 모델이었죠.)이자 초창기 프로야구의 레전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2) 출루만 하면 출루율이 올라갈까?

 앞서 출루율은 타자가 베이스에 얼마나 살아 나갔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럼 어떻게든 출루만 하면 출루율이 올라갈까요?

 정답은 '아니오'입니다.


 출루율을 올릴 수 있는 출루 방식은 안타, 볼넷, 사구(몸에 맞는 공) 뿐입니다.

 상대방의 실책으로 출루하거나 땅볼을 쳤지만 다른 주자를 아웃시키는 사이에 출루하는 경우, 그리고 삼진 판정이 됐으나 포수가 공을 잡지 못하는 사이 출루하는 경우(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는 아웃된 것으로 간주하여 계산하게 됩니다.

 타격방해의 경우도 상대방의 실책으로 기록되면서 출루로 간주하지는 않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희생번트는 타수와 타율 계산 때와 마찬가지로 출루율 계산 시에도 제외되지만 희생플라이는 타수, 타율 계산 때와는 달리 출루율 계산에는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희생플라이로 점수를 얻게 되더라도 타점은 기록되지만 출루로 인정받지는 못하는 것이죠.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희생번트는 그 의도성이 명확하게 보이지만 희생플라이는 타격 행위에 따른 의도치 않은 결과물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외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느껴집니다.

https://brunch.co.kr/@sewooda/46


3) 출루율 계산법

 그렇다면 타자의 출루율은 어떻게 계산할까요?

 그 공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출루율 = (안타+볼넷+몸에 맞는 공) ÷ (타수+볼넷+몸에 맞는 공+희생플라이)


 실제로 계산을 해볼까요?

 지난 시즌 출루율 1위에 올랐던 홍창기 선수를 소환해 보겠습니다.

 홍창기 선수의 출루율은

 {172(안타수)+110(볼넷수)+15(사구수)} ÷  {524(타수)+110(볼넷수)+15(사구수)+2(희생플라이수)} =  297÷651 = 0.456221....

 출루율도 역시 소수 셋째 자리까지 기록하기 때문에 0.456이 되고 4할 5푼 6리라고 읽습니다.

 이제 출루율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감이 잡히시죠?


LG의 출루머신 홍창기

 보통 출루율이 3할 7푼 이상이면 뛰어난 타자라고 볼 수 있고 4할이 넘으면 특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시즌 KBO 리그에는 출루율 4할 이상을 기록한 특급 선수들이 10명 있었고 리그 평균 출루율은 0.346이었습니다.

 KBO 리그 사상 최고의 출루율은 2001 시즌 롯데의 펠릭스 호세가 기록한 0.503입니다.

역대 최고 출루율을 기록한 '01 시즌의 호세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OPS


 언제부턴가 야구 중계나 야구 기사에 OPS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머니볼로 유명한 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 때문이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사실 OPS는 1984년 존 쏜과 피트 파머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되고 이후 뉴욕타임스나 ESPN에서도 사용하며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세이버메트리션들이 고안한 득점 생산력을 계산하기 위한 지표 중에서 가장 간단하면서도 본질적인 타자의 가치를 측정하는 데 모자람이 없는 스탯이라 할 수 있죠.


 OPS를 풀어쓰면 On-base Plus Slugging인 것처럼

 OPS = 출루율 + 장타율입니다.

 작년 시즌 홍창기 선수의 출루율은 0.456이었고 장타율은 0.408이었기 때문에

 OPS = 0.456 + 0.408 = 0.864가 됩니다.


출루율은 말 그대로 출루를 기대할 수 있는 확률이고 장타율은 타수 당 몇 루를 진루할지에 대한 기대 확률이죠.

 야구의 득점은 많이 출루하고 한번 출루할 때마다 많은 루를 진루할수록 그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단순하지만 득점 생산력을 직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타율, 타점, 홈런과 같은 클래식 스탯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기록이죠.

 OPS형 타자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타율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출루 능력과 장타 능력을 겸비한 타자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작년 KBO 리그의 OPS TOP 10 선수들입니다.

 작년 리그 평균 타율이 0.260이었음을 감안하면 2할 7푼대의 타율을 기록한 최정, 한유섬, 김재환, 알테어 같은 타자들은 타율은 그다지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출루율과 장타율이 높아 득점 생산력이 높았던 타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성적을 남겼지만 재계약하지 못한 NC의 알테어

 특히 알테어 같은 경우는 출루율은 리그 평균과 큰 차이가 없지만 높은 장타율을 기록하며 OPS TOP 10에 올랐다고 할 수 있겠죠. (리그 평균 출루율 0.346)


 그 반대 케이스로는 앞서 언급한 LG의 홍창기를 들 수 있습니다.

 홍창기는 작년 0.408의 장타율을 기록했으나 0.456의 높은 출루율에 힘입어 리그 OPS 11위에 올랐는데 리그 평균 장타율이 0.383이었음을 감안하면 출루율에 특화된 OPS형 타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작년 리그 평균 OPS는 0.730이었습니다.


 OPS가 0.8 이상이면 뛰어난 타자, 0.9 이상이면 팀의 간판급 타자이고 1.0에 근접하거나 그 이상이면 리그 대표 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타자의 기록 중 가장 중요하고 많이 언급되는 지표인 타율과 장타율, 그리고 출루율과 OPS에 대하여 살펴봤습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지금까지 살펴봤던 직관적인 지표들 외에 WAR이나 WRC+와 같은 선수의 가치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들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10. 타자의 기록(1) - 타율과 장타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