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크몽에서 발행한 전자책이 생각보다 잘 팔리고 있다.
대단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패션 MD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은지 내 예상보다는 많이 팔려 다행이다.
https://brunch.co.kr/@sewooda/63
전자책을 발행하면서 옵션으로 1대 1 컨설팅도 추가했었다.
MD 업무를 하면서 고민되거나 주변에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을 때 내가 도움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놓은 옵션이었는데 어느 날 메시지가 왔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혹시 면접 준비도 도와주시나요?"
의류 MD 면접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이었는데, 전자책에 나와 있는 내 경력사항을 보고 면접 준비에 도움이 될까 해서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애초에 면접에 대한 건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도와주고 싶었다.
면접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잘 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 크몽을 뒤지고 도움이 될 것 같은 사람을 발견했는데 그 사람이 거절을 한다면, 나 같으면 엄청 실망하고 욕할 것 같았다.
그리고 나와 같은 길을 이제 막 걸어가려고 하는 후배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실 그게 가장 컸다.
그래서 그 학생의 자기소개서를 받아 검토를 하고 내가 면접관이라면 던질 주요 질문을 뽑아 어떤 식으로 대답하면 좋을지 코칭을 해주었다.
자기소개서 상에서 발견한 장점을 최대한 포장하고 부각할 수 있는 방법, 잘 모르는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았을 때의 대처 요령, 그리고 MD 업무에 관한 전체적인 맥락까지 간략하게 짚어주었다.
코칭을 받은 학생은 만족감을 표하면서 면접 꼭 잘 보겠다는 인사를 남겼고, 다행스럽게도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
나도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 순간, 마음 한 구석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것도 한번 제대로 해보면 어떨까?"
나는 퐁당퐁당 회사를 자주 옮겨 다녔다.
첫 직장은 6년 넘게 다녔으니 비교적 길게 다녔지만 그 후에는 한 회사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지만 그중에서 가장 결정적이었던 건 그 바닥의 회사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연봉이 잘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비슷한 경력이면 그 회사에 오래 다닌 사람보다 이직해서 온 사람이 더 많이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찌 보면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연봉 협상이라는 말 자체가 무의미했던 그 바닥에서 단지 회사를 옮겼다는 이유만으로 능력과는 상관없이 연봉을 더 받는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해는 안 되지만 바꿀 수 없다면 내가 적응해야 하는 법.
그래서 나는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연봉을 올리는 방법을 택했다.
때마침 내 커리어가 정점을 향해 가고 있을 때 나의 실수로 가정 경제가 거의 파탄 지경이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단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는 회사로 자주 이직을 했고, 감사하게도 그런 과정을 지나 우리 집 형편은 그때에 비하면 훨씬 좋아졌으니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생각한다.
한 곳에 오래 있으면서 보다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자주 회사를 옮겨 다녀 믿음직스럽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준 점은 조금 아쉽지만 어차피 회사도 나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존재는 아니었으니 피차일반이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누구보다 많은 면접을 보았고, 조금 일찍 팀장 자리에 오르면서 면접관의 위치에서 팀원들을 채용하는 경험도 조금 빠르게, 그리고 자주 하게 되었다.
운 좋게도 면접에서 떨어진 기억은 거의 없었고, 이런저런 다양한 지원자들을 면접했던 경험이 꽤 쌓이게 된 것이다.
면접자 입장과 면접관 입장 모두 많이 겪어 봤으니 면접에 관한 한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바로 크몽에 면접 컨설팅 서비스를 개설했다.
그런데 이미 많이 있는 것이 문제였다.
대기업 HR 전문가, 스피치 강사 등등 화려한 스펙의 컨설턴트들 틈에서 나의 경력은 보잘것없어 보였다.
'이거 그냥 올렸다간 그냥 묻혀버리겠는데?'
뭔가 차별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내가 내세운 것은 풍부한 실전 경험이었다.
왜 그런 것 있지 않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보다 실제 본인 계좌 오픈한 개미 출신 유튜버가 더욱 신뢰를 받는 경우.
전문가 분들이 도복 입고 대련하는 정통 무술을 지도하는 무도가라면, 나는 길거리 싸움으로 잔뼈가 굵은 찐 고수라는 인상을 주기로 했다. ('싸움의 기술'의 백윤식 아저씨처럼)
기본기보다는 어떻게든 이기는 방법을 알고, 그것을 가르쳐줄 수 있는 그런 고수처럼 말이다.
나는 면접자도 많이 되어 봤고, 면접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자기소개서를 보면 어떤 게 궁금한지 잘 안다.
적을 알고 나를 아는데 질 확률이 더 낮지 않을까.
그래서 바로 서비스 등록을 했고,
서비스가 승인된 그날 바로 첫 번째 의뢰가 들어왔다.(찐으로 놀랐다!)
그렇게 첫 의뢰인과 화상 컨설팅을 진행하고, 컨설팅 내용을 정리한 파일을 전달하여 면접 전에 미리 연습하고 가도록 코칭을 했다.
그리고 면접을 마친 의뢰인에게서 이런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
그 후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어쨌든 내 컨설팅을 받은 의뢰인이 면접을 잘 치렀다는 사실이 기쁘고 뿌듯했다.
내 컨설팅 방법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건 덤이었고.
앞으로 더 많은 의뢰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컨설턴트가 됐으면 한다.
이렇게 나의 도장 깨기 목록에 또 하나가 추가되었다.
면접 컨설턴트.
#면접##인터뷰#취업#이직#면접컨설팅#면접컨설턴트#도장깨기#크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