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일어나 명상하는 사람으로 살아보기

by 김팀장

오늘로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사람으로 살아보기 5일차다.

5일.

별 것 아닌 기간일 수도 있지만 일단 작심 3일이라는 전인류 불치병을 피했다는 데서 만족감을 느껴보기로 하자.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는 일 중 책을 읽고 필사하고 경제신문을 읽는 것은 예전과 같다.

같은 일을 시간을 앞당겨하는 것뿐이라 별로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원래 하던 일이다 보니 낯섦이 주는 기분 좋은 자극이나 설렘 같은 것도 당연히 없다.

전부터 하고 있던 독서모임 멤버들이 단톡방에 '인증 시간이 빨라지셨네요'라는 코멘트를 달아주는 것 외에는 체감되는 변화가 없는 것이다.


물론 아침 일찍 일어나 남들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하면서 김승호 님이 <생각의 비밀>에서 말씀하신 대로 '두 번의 6시를 만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도 뿌듯하고 의미 있지만 기왕에 시작한 것 뭔가 좀 더 후레쉬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리고,


사람들에게 '나 이런 것도 하는 사람이야'라고 널리 알리고 싶은 맘도 아주 아주 쪼금 있었고.


누가 칭찬 한마디 해주면 성층권까지 뚫고 둥둥 올라가버리는 세상 가벼운 아저씨라 그런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비록 몸은 무겁지만)





나는 명상이 싫어요!


그래서 안 하던 짓 몇 가지를 시작해보기로 했다.

선두타자는 바로 명상이다.

명상.


나에게 명상이란,

국민학교 다닐 때(응, 국민학교 맞다) 누구보다 고분고분하고 체제 순응적인 아이였지만 '대체 이딴 건 왜 맨날 하는 거야?'라는 의문을 품게 만들었던 매일 아침 '명상의 시간'이 남긴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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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늬우스에 나올 법한 아저씨나 아줌마의 근엄하고 차분한 목소리와 어딘지 모르게 구슬프면서 한편으로는 좀 소름 끼치는 BGM이 깔린 5분짜리 침묵의 시간.

난 특별히 잘못 살아온 거 같지 않은데 자꾸만 뭔가 반성하고 고해성사라도 해야 할 것처럼 몸과 마음이 뻘쭘해지고 움츠러들던 이상한 느낌.

반항의 표시는 아니었지만 본능적으로 떠지는 눈과 나도 모르게 벌어지는 입으로 옆자리의 짝을 쳐다보며 말이라도 걸라 치면 여지없이 고사리 같던 손바닥을 선생님의 30센치 자 앞에 갖다 바쳐야 했던 기억.


'이 망할 놈의 명상의 시간 같으니'


아마도 그때부터 나의 명상 알러지가 생긴 게 아닐까.

그래서 자기 계발서나 유튜브에서 명상 예찬론을 펴는 것을 보면 거부반응이 들었다.


'명상 같은 건 저~~기 인도나 티벳 고원 같은 데서 고승들이 헐렁한 런닝 같은 것만 걸치고 하는 거 아닌가.'

'나처럼 바쁜 현대인은 그런 거 할 시간이 없다고!'


유일하게 명상이 쓸만하다고 느낄 때는 유튜브의 '10분 안에 잠드는 꿀잠 명상 영상'이나 '듣자마자 떡실신하는 수면 유도 명상 음악' 같은 걸 틀어 놓고 기절하듯 잠들었을 때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명상을? 왜?


앞서 말했듯이 나는 체제 순응적인 아이였고, 사람의 피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나란 사람은 자발적으로는 하지 않을 일도 누가 시키거나 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그냥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번에 참여한 <자기혁명캠프>의 첫 번째 필독서인 <미라클 모닝>을 착실하게 읽고, 필사하고, 리뷰도 했다.


기왕에 착실하게 읽은 거, 거기 나오는 내용까지 착실하게 따라 해보자 싶었다.

책에 보면 모닝을 미라클 하게 만드는 여섯 가지 습관이 나오는데 그중 첫 번째가 바로 명상이다.

그동안 명상의 좋은 점에 대해서는 귀에 못이 박히고 눈동자에 새겨질 만큼 자주 듣고 봤지만 한 귀로 흘리고 한 눈으로 흘려버렸다.

하지만 이번에 난 착실하게 따르는 쪽을 택했고, 다들 그렇게 좋다고 하는데 어디 한번 해보자 싶었다.


특히 <미라클 모닝>의 한 구절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매일의 명상 시간을 문제들로부터의 일시적인 휴가라고 생각하자.
하루의 명상을 끝낸 후에도 그 문젯거리들은 여전히 남아있겠지만 당신은 중심도 더 잡히고 그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생겼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할 엘로드 <미라클 모닝> 中 -


그래, 할의 말을 한번 믿어보자. 밑져야 본전일 테니까.



5분간의 진짜 명상의 시간


그래서 4시 50분에 알람이 울리면 벌떡 일어나(이건 그냥 내 이미지만 그럴 확률이 높다) 주방에 불을 켜고 정수기와 인사하며 냉수 한 컵을 마신 후 식탁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는다.

숨을 천천히 후욱 들이마시고 내쉬고를 천천히 반복하며 최대한 몸을 가볍게 만든다.

진짜 가볍게 만든다기보다는 그냥 누군가에게 칭찬 한마디 들었을 때처럼 몸이 둥둥 떠다닌다는 느낌으로.

느낌 아니까.


근엄한 아저씨도, 차분한 아줌마도, 30센치 자를 들고 노려보는 선생님도 없이.

슬픈데 오싹한 이상한 BGM도 없이.

오롯이 나 혼자만 있는 진짜 명상의 시간.


자다 깨서 바로 다시 눈을 감고 있는데 오히려 잠이 확 깨는 이 느낌은 무엇인가.

아직 시차 적응이 덜 돼 띵한 머릿속에 서늘한 가을바람이 들어오는 듯한 이 기분은 또 무엇인가.

아, 이래서 명상들을 하는구나 하는 빨라도 너무 빠른 이 태세 전환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그래서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나 명상하는 사람으로 살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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