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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웅쓰 Aug 16. 2022

뒷담화 심리학

가십과 뒷담화는 주로 어떤 내용이 퍼질까? 주로 어떤 사람들이 할까?

※ 이 글의 내용은 “사회적 정보 확산에 대한 인지적 동기 및 신경 기저에 관한 연구(2015)”에서 가져왔음을 미리 밝힙니다.

※ KAIST 오픈 소스에 개시되어있어 내용을 소개드리는 건데, 혹시 문제가 된다면 비공개하겠습니다.


istockphoto

‘세치 혀가 사람 잡는다’


가십(Gossip)에 대한 속담으로, 뒷담화를 경계하자는 내용이다. (편의상 가십과 뒷담화를 동의어로 보려고 한다) 하지만 가십에 나쁜 기능만 있는 건 아니다. 던바의 수로 유명한 로빈 던바에 따르면, 가십은 사회적 그루밍(Social grooming)의 역할을 한다.


사람들이 사회적 정보를 공유하는 ‘가십 행위’는 동물들이 서로 털을 골라주고, 서로 핥아주는 ‘그루밍’에 대응된다. 특정 무리를 만든 사람들은 자기 집단 내 사람들과 다양한 도덕적 규칙,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면서 더 강하게 결속된다. 내가 없는 자리에서 누군가 내 뒷담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쉽게 말해 평판 시스템은 서로 협력하고 배려할 수 있게 만들어 이타적인 행동을 장려한다. 뒷담화를 통해 제삼자에 대한 친사회적, 반사회적 정보를 공유하면서, 가십이 ‘사회적 경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사실 뒷담화는 그게 상대를 비난하는 내용이던, 칭찬하는 내용이던 흔하게 일어난다. 요즘은 인간관계의 폭이 워낙 넓고 깊이도 워낙 다양하다 보니 현재 이 자리에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 사람이 내 지인일 수도 있고, 인터넷에서 본 누군가 일수도 있고,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일 수도 있다.



‘프렌즈’(로빈 던바, 2022)에는 유명한 뇌과학자 정재승 KAIST 교수님의 코멘터리가 달려있다. 그중에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연구실의 이정민 씨가 석사논문으로 쓰신 연구가 짧게 언급되어있다. 연구 제목은 “사회적 정보 확산에 대한 인지적 동기 및 신경 기저에 관한 연구(2015)”로, 여기서 ‘사회적 정보 확산’은 가십을 의미한다.


어떤 사람은 가십거리를 잘 말하지 않는 반면에 누구는 타인에 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주로 남의 흉을 보는 대화를 하지만 누구는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이야기를 주로 한다. ‘나는 가십거리를 잘 말하는 편인가? 주로 어떤 내용을 말하나? 남 험담을 많이 하는 편인가? 만약 그렇다면 왜 그럴까?’와 같은 의문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다. 앞서 말한 논문을 소개드리려고 한다. 


논문의 가설은 아래와 같다.


1. 나랑 같은 무리의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가십이, 모르는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가십보다 더 많이 퍼질 것이다

2. 사회 집단 (친구 무리, 직장, 동아리, 모임 등)의 질서와 규칙을 해칠 수 있는 정보가 가장 많이 퍼질 것이다

3. 개인의 일반적인 성격, 친사회성, 도덕성, 그리고 순응도가 가십을 퍼트리려는 경향을 결정할 것이다.


과연 결과는 어떠했는지 알아보자.


※ 결론만 빠르게 알고 싶은 분은 [3] 결론과 논의로 바로 넘어가면 된다.





[1] 연구 방법 소개


※ 연구 제목 : Cognitive motives and the neural correlates underlying human social information transmission, gossip (사회적 정보 확산에 대한 인지적 동기 및 신경 기저에 관한 연구)


alemy


(1) 가십의 정의

- 이 논문에서 가십(Gossip)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 말하는 사람(Gossiper)듣는 사람(Receiver)에게 지금 자리에 없는 다른 사람(Target, 이하 타깃, 제삼자)에 대한, 사실을 담은 정보(factual information, 이하 정보)를 전달하는 것.

- 이 정의에 따르면 의혹, 루머를 이야기하는 건 가십이 아니다. 사실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정보 분류

타깃(=가십거리의 대상, 제삼자)에 대한 정보는 세 가지로 분류된다.


1. 타깃이 속한 집단

1) 무리 안 (내가 속한 무리의 사람, 집단 내)

2) 무리 밖 (내가 모르는 사람, 집단 밖)

3) 유명인


2. 정보의 내용

1) 해로움 (harm)

: 누가 다른 사람을 육체적/감정적으로 해치거나 (부정)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영웅처럼 행동하거나 (긍정)

2) 공정함 (fairness) 

: 누군가가 불공정한 일을 했거나(부정) 공정한 일을 했거나(긍정)

3) 공동체 의식 (community) (예 : 집단에 대한 충성심)

: 누군가가 개인주의적으로 행동했거나(긍정) 집단에 충성을 보였거나(부정)

4) 순수와 청결 (purity and cleanliness)

: 누가 역겨운 방법으로 행동했거나(부정) 깔끔하고 고귀하게 행동했거나(긍정)

5) 권위에 대한 존중 (respect for authority)

: 누가 권위에 반하여 행동했거나(부정) 권위에 따랐거나(긍정)

6) 사회적 계층 내의 경쟁 (competition within a social hierarchy)

: 누군가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위해 부정적인 무언가를 함 (부정)

7) 친사회적 (prosocial)

: 누가 이기적으로 행동했거나 (부정)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희생했거나 (긍정)

8) 일반적인 사회 문제 (general social)

: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일반적인 사회적 정보


3. 감정가 (感情價, Valence)

감정가에 대한 설명 : (링크)

- 가십의 내용이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



(3) 실험 대상

대전 지역의 대학교 커뮤니티와 지역 사회에서 신경학적,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는 총 56명 (남 26 여 20, 평균 나이 22.8세, 나이 범위 19-31)의 건강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4) 실험 방법

연구에 사용된 지시문 예시

실험 참가자들은 위의 사진들처럼 화면에 띄워진 지시문과 가상의 상황문을 읽게 된다. 각각의 시나리오는 지금 자리에 없는 제삼자에 대한 사회적 정보를 담고 있다.

무리 안 시나리오 (제삼자가 참가자와 같은 집단의 사람)를 위해서 참가자들은 자기의 가장 친한 친구 5명의 이름을 적어서 냈다. 무리 밖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성공한 변호사인 제주시 우도면의 왕동숙 씨’처럼 한국 내 임의의 공간의 임의의 사람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했다. 마지막으로 유명인에 대한 시나리오는 아주 유명한 사람들에 대해서만 구성해서 참가자들이 모두 알 수 있도록 했다.

총 48개의 분류, 그리고 분류별 3개씩 해서 전체 144개의 시나리오를 사용했다.





[2] 연구 결과 소개


(1) 가십의 특성에 따른 가십 확산 비율 


첫 번째 파트는 가십거리의 대상이 되는 사람의 정체성에 따라, 가십의 감정가(긍정, 부정의 정도)에 따라, 가십의 내용에 따라 가십이 퍼질 정도를 보여준다.


1. 제삼자의 정체에 따른 가십 확산 비율

Fig 3.

위의 그래프는 내용의 감정가(긍정, 부정의 정도)에 따라서 집단 내 제삼자, 집단 밖 제삼자, 연예인에 대한 가십거리가 얼마나 퍼지는지 보여준다. 

(y축 = Mean spread rate = 개개인이 가십을 퍼트리는 비율 = 가십 확산 비율)


A는 일반적인 경우, B는 가십이 긍정적인 내용일 경우, C는 부정적일 내용일 경우이다.


(A) 일반적으로 참가자들은 연예인, 집단 내, 집단 밖 순서로 가십거리를 퍼트리려고 했다. (긍정, 부정적 내용을 구분하지 않았을 경우) 

(B) 가십의 내용이 긍정적일 때, 집단 내 가십이 퍼질 경향이 제일 높았다.

(C) 가십의 내용이 부정적일 때, 연예인에 대한 가십이 퍼질 경향이 다른 두 집단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2. 내용의 감정가(긍정, 부정의 정도)에 따른 가십 확산 비율


A는 일반적인 경우일 때, B는 가십이 집단 내의 사람에 대한 정보일 때, C는 집단 밖 사람의 정보일 때, D는 연예인에 대한 정보일 때 결과를 보여준다.

앞선 결과와 비슷하다.


(A) 일반적으로 참가자들은 긍정적, 부정적 가십을 퍼트릴 경향(확률)이 비슷했다. 차이가 없었다.

(B) 하지만 집단 내 가십에 대해서는, 긍정적 가십을 퍼뜨리는 비율이 더 컸다.

(C) 집단 밖 정보에 대해서는 차이가 없었다.

(D) 연예인에 대한 정보는, 부정적인 가십을 퍼트리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3. 가십의 내용에 따른 가십이 퍼질 확률

위 그래프는 가십의 내용(8가지 분류)에 따라 가십을 퍼트리는 비율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A는 전체 경우, B는 집단 내 정보일 경우, C는 집단 밖의 정보일 경우, D는 연예인에 대한 정보일 경우를 보여준다.


(A) 일반적으로 나쁜 내용(HARM)이 퍼질 경향이 다른 7가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공정한 행동에 대한 가십이 퍼질 경향도 다른 6가지에 비해 높았다. 그리고 일반적인 사회적 정보에 대한 가십은 퍼질 경향이 가장 낮았다.

(B) 집단 내 가십에 대한 8가지 내용을 보여준다. 나쁜 내용을 담고 있는 집단 내 정보가 다른 모든 내용에 비해 압도적으로 퍼지는 비율이 높았다. 친사회적, 그리고 공정한 행위에 대한 정보가 그다음이었다. 순수함에 대한 정보는 퍼질 확률이 제일 낮았다.

(C) 집단 밖 가십에 대한 정보는 해로움(HARM), 친사회적, 공정, 경쟁 순으로 높았다. 

(D) 연예인 가십에 대해서 공정함, 해로움, 순수함 그리고 경쟁에 대한 정보가 퍼지는 비율은 서로 차이가 없었다. 




(2) 개인 특성에 따른 가십을 퍼트릴 확률


※ 개인 특성 척도

이 연구에서는 참가자의 개인 특성을 측정해서 분류하기 위해 4개의 다른 척도를 사용했다. 각 개인 특성 척도에 대한 설명은 링크로 걸어두겠다.


1) 다섯 가지 성격 특성 요소 (Big Five Inventory, BFI)

: 외향성 (Extraversion), 우호성 (Agreeableness), 성실성 (Conscientiousness), 정서 안정성 (Emotional Stability), 개방성 (Openness to Experience)으로 구성돼있다.


2) 도덕 기반 설문지 (Self-scorable Moral Foundation Questionnaires-30, MFQ-30)

: 참가자의 도덕성 정도를 알려준다. 5가지의 도덕적 토대에 기초한다 : 해로움(harm), 공정함, 충성심, 권위, 신성함


3) 친사회적 성격 척도 (Prosocial Personality Battery-30, PSB-30) 

: 참가자의 친사회성을 측정한다. 타인-지향적 공감(other-oriented empathy)과 도우려는 마음(helpfulness)으로 나뉜다.


4) 개인주의-집단주의 척도 (Individualism and Collectivism Scale = Cultural Orientation Scale, COS)

: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네 가지 측면을 측정하는 도구이다. 수직적 개인주의(VI), 수평적 개인주의(HI), 수직적 집단주의(VC), 수평적 집단주의(HC)로 나뉜다.



1.  BFI 점수에 따른 가십을 퍼트릴 확률

5개 측면 중에 개방성, 성실성과 외향성의 3가지 측면에 따라 가십을 퍼트릴 확률이 달랐다.  


(A) 개방성이 낮은 사람일수록 더 많이 가십을 퍼트렸다. 다섯 개의 특성 중에 가십을 퍼트릴 확률에 가장 뚜렷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B) 성실성 점수에 따른 가십 평균 확산 비율을 나타낸다. 중간 점수의 참가자들이 낮은 점수의 참가자들보다 더 많이 퍼트렸다. 즉, 애매한 성실성을 가진 사람들이 가십을 더 많이 퍼트렸다.

(C) 외향성 점수에 따라 가십이 퍼질 비율을 나타낸다. 외향성이 낮을수록 가십을 더 많이 퍼트렸다. 



2.  MFQ-30 점수에 따른 가십을 퍼트릴 확률

5개의 도덕적 토대 중에 공정함, 권위, 그리고 순수함 점수가 평균 확산 비율에 차이를 보였다.


(A) 공정함 점수가 높은 참가자들이 가십을 퍼트리는 비율이 높았다.

(B) 중간 정도의 권위 점수를 가진 참가자들이 낮은 권위 점수를 가진 참가자들보다 가십을 퍼트릴 비율이 높았다.

(E) 순수함 점수가 높은 사람이 가십을 더 퍼트리는 경향이 있었다.



3. PSB-30 점수에 따른 가십을 퍼트릴 확률

2개의 친사회적 성격 요인 중에 도움을 주려는 마음(helpfulness) 점수에 따라 가십을 퍼트릴 확률이 크게 달라졌다. 도와주려는 마음이 큰 사람들이 가십을 더 적게 퍼트렸다. 타인 지향의 공감 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



4. COS 점수에 따른 가십을 퍼트릴 확률

4개의 다른 문화적 지향 점수 (cultural orientation scale, COS) 모두가 가십을 퍼트릴 확률에 영향을 줬다. 

(A) 수평적 개인주의(Horizontal Individualism, HI) 성향이 클수록 가십을 퍼트리는 확률이 낮았다.

(B) 비슷하게 수평적 집단주의(Horizontal Collectivism, HC) 성향이 클수록 가십을 퍼트리는 확률이 낮았다.

(C) 수직적 개인주의(Vertical Individualism, VI)의 경우, 중간 정도의 VI 점수를 가진 사람이 더 높은 VI 점수의 사람보다 가십을 퍼트리는 경향이 높았다.

(D) 수직적 집단주의(Vertical Collectivism, VC) 성향이 클수록 가십을 퍼트리는 확률이 뚜렷하게 더 높았다.





[3] 결론과 논의


(1) 가십의 본질에 대해


1. 가십거리의 내용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따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십거리가 긍정적 내용일 때, 집단 내의 가십이 다른 경우에 비해 가장 많이 퍼졌다가십거리가 부정적 내용일 때는, 유명인에 대한 정보가 가장 많이 퍼졌다. 집단 내의 부정적 정보가 퍼질 확률은 가장 낮았다. 



2. 제삼자의 정체성에 따라 : 집단 내의 인물, 집단 밖의 인물, 유명인


집단 내의 가십거리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가십을 부정적인 가십보다 더 많이 공유했다. 반대로 유명인의 정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가십을 긍정적인 가십보다 더 많이 공유했다.

이 결과를 보면 사람들이 같은 무리 내의 제삼자와 유명인에 대한 가십거리에 대해 각각 다르게 생각하고 말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같은 집단 내의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가십거리를 퍼트리지 않는 건 사회적 결속에 대한 욕구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가십은 크게 두 가지 역할이 있다고 한다. 사회적 조정(social control)과 사회적 그루밍(social grooming) 기능이다. 사람들은 다른 구성원들과의 결속력을 굳건히 하기 위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혹은 가까운 지인)과 관련된 긍정적인 정보를 퍼트린다. 이 때는 가십의 역할 중 소셜 그루밍이 사회적 조정보다 더 중요해진다. 

반대로 사람들은 유명인에 대해서 부정적인 가십을 더 많이 퍼트리며, 이 때는 가십의 사회적 조정 역할이 더 강해진다. Boehm(1984)에 따르면 가십은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사회적으로 적합한 행동의 기준을 설정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사람들은 유명인의 부정적 가십거리를 공유하면서 적합한 사회 규칙과 가치에 대해 설정할 수 있다. 이렇게 유명인과 관련된 부정적 가십을 퍼트리면서도 부정적인 평판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도 사회적 결속의 기회를 더 가질 수 있다. 


내가 속한 집단 밖 제삼자에 대한 가십은 집단 내 제삼자의 가십이나 유명인 관련 가십보다 훨씬 더 적게 퍼졌다. 이 결과는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보다는 익숙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퍼트린다는 연구와 일맥상통한다. (Yao, 2014)



3. 가십거리의 내용에 따라 : 해로움, 공정함, 공동체 의식, 순수와 청결, 권위에 대한 존중, 사회적 계층 내의 경쟁, 이타적/이기적, 일반적인 정보


집단 내 제삼자, 집단 밖 제삼자의 가십거리에 대해서, 가십의 내용이 해로움(harm), 공정함(fairness), 친사회성(prosocial)을 다루고 있을 때 가장 많이 퍼졌다. 하지만 친사회적인 내용(이타적/이기적 행동)을 다룬 가십거리는 유명인의 경우에 여덟 가지 내용 중 뒤에서 두 번째였다.


해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정보는 삶과 죽음의 문제와 관련되어 폭력적이거나(부정) 영웅적인(긍정) 행동에 대한 가십거리를 담고 있었다. 따라서 시나리오의 가십거리 중 가장 중요한 정보였다고 한다. 두 번째로 가장 많이 퍼진 정보는 친사회성을 다룬 정보로, 다른 사람들의 이타적인(긍정) 혹은 이기적인(부정) 행동에 대한 가십거리이다. 이런 결과는 사람들이 다른 이들의 평판을 중요하게 생각함을 알려준다. 해로운, 친사회적인, 공정한 행동과 관련된 가십거리는 사회에 직접적으로 이익이 되거나 해가 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다. 사람들은 집단 내, 혹은 집단 밖 제삼자의 정보에 대한 가십을 퍼트릴 때 비슷한 전략을 골랐다.


이와 반대로 유명인에 대해서는 가십거리가 이타적/이기적인 행동(친사회성)에 대한 내용일 때 많이 퍼지지 않았다. 해로움, 공정함, 순수함에 대한 정보를 담은 경우보다 더 적게 퍼졌다. 

몇몇 연구자들은 개인의 친사회적 행동을 담고 있는 정보는 협동을 증진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방지함으로써 다양한 분쟁을 해결한다고 바라본다. 그러나 이 연구에 따르면 유명인에 대해서는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유명인을 나와 같은 무리의 사람이나 같은 무리가 될 사람으로 보지 않고, ‘사회적 인물’(사회의 비공식적인 대표자)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십거리’인 누군가의 연애사, 개인사, 사생활에 대해서는 의외로 크게 퍼지지 않았다.




(2) 개인 특성에 대해 (성격, 도덕성, 친사회성, 개인주의/집단주의)


1. 성격 (BFI)

참가자들의 인격과 성격을 서로 다른 5가지 측면에서 측정하기 위해 BFI 점수를 사용했다. 연구 결과 개방성, 성실성, 그리고 외향성이 가십의 확산 비율에 영향을 미쳤다.


■ 개방성

일반적으로 높은 개방성을 지닌 사람은 새로운 정보를 잘 받아들이고, 지적인 호기심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John, 1999) 그런 사람들은 정해진 루트를 선택하기보다 다양한 방법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고 오래된 전통적 삶의 방식보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좋아한다.

연구에 따르면 개방성이 커질 때 오히려 가십을 퍼트리는 비율이 감소한다. 높은 개방성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적 집단과 너무 강하게 결속되는 걸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반대로 개방성이 낮은 사람들은 가십을 퍼트릴 확률이 더 높았다. 이런 사람들은 사회적 결속을 선호하기에 사회적 정보를 공유하는 가십 행위를 더 많이 한 것이다.


■ 성실성

성실성 점수도 가십의 평균 확산 비율에 큰 영향을 끼쳤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좀 더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반면에 성실성이 낮은 사람들은 좀 더 쉽게 가려고 하고 즉흥적이다.

중간 정도의 성실성을 가진 사람들이 가십을 퍼트릴 확률이 가장 높았다. 성실성이 극도로 낮은 사람들은 너무 충동적이고 부주의해서 본인이 받은 정보를 퍼트릴지 말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성실성이 낮은 사람들의 평균 가십 확산 비율은 50%였는데, 그냥 동전의 앞면이 나올 확률처럼 완전한 랜덤 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고 한다. 반대로 성실성이 매우 높은 사람들은 자제력이 매우 크고 엄격하며 체계적이다. 그렇기에 이런 사람들은 가십의 대상인 제삼자가 없는 상황에서 사회적 정보를 경솔하게 퍼트리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가십을 악의적이고, 쓸데없는 잡담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Desouna 1994) 따라서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트리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외향성

외향성이 큰 사람들은 더 사교적이고 활기차다. 외향성이 큰 사람들은 훨씬 더 적게 가십을 퍼트렸다. 이런 결과는 사교적이고 외향적인 사람들이 제삼자에 대해 더 적게 대화함을 보여준다. 높은 외향성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고, 자기 집단과 결속해 있는걸 더 선호하므로, 본인의 사회적 관계를 파괴할 수도 있는 가십거리를 더 적게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십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배신자와 무임승차자를 사회적 집단 내에서 처벌하는 것이다. 외향성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그런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어떤 종류의 행동도 피할 것이기에 가십 행위를 하지 않았다.



2. 도덕성 (MFQ-30)

다음은 다섯 개의 도덕적 기반에 대한 결과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모든 경우에 대해 도덕적 기반(해로움, 공정함, 권위, 공동체 의식, 순수함)의 점수가 높아질수록 가십을 퍼트릴 비율이 커졌다. 이런 결과는 다른 사람들의 개인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사람의 도덕성과 크게 연관되어있음을 알려준다.



3. 친사회성 (PSB-30)

친사회성이 높을수록 이타적 행동에 대한 가십을 더 많이 퍼트린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 다른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Feinberg, 2012) 두 가지의 친사회적 요인 (타인 지향적 공감, 도와주려는 마음) 중에 두 번째 요인(도와주려는 마음, helpfulness)만이 가십의 확산 비율에 영향을 미쳤다.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 클수록 가십이 퍼질 확률이 더 낮았다. 



4. 개인주의/집단주의 (COS)

마지막으로 개인주의 점수와 집단주의 점수에 따른 가십의 확산 비율을 살펴보자. 수평적인 인간관계를 선호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적게 가십을 퍼트렸다. 수평적 개인주의와 수평적 집단주의 둘 다 사회 내 개인의 평등이 중요하다고 바라본다. 연구에 따르면 평등을 믿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개인적 정보에 대해 적게 이야기했는데, 이는 가십이 퍼짐으로써 개인 간의 차이가 생기고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십을 퍼트리면 협력한 사람들을 칭찬하거나 무임승차자를 처벌하게 되는데, 이는 불평등을 만든다.

수직적 인간관계를 선호한 사람들은 앞선 경우와 반대였다. 수직적 개인주의 성향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개인으로 바라보면서도, 사회 내 계층이 존재함을 인지하고 받아들인다. 수직적 집단주의 성향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사회의 종속된 인원으로 바라보며 불평등을 인지하고, 받아들인다. 

수직적 개인주의 점수가 높을수록 가십을 퍼트릴 확률이 더 낮았다. 그러나 수직적 집단주의 점수가 높을수록 가십을 퍼트릴 확률은 더 컸다. 다르게 말해서 사회 내 불평등을 받아들이고 믿는 사람들 중에, 상대적으로 집단주의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있는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이 가십을 퍼트렸다.





[4] 요약


(1) 가십거리가 긍정적/부정적인지에 따른 가십 확산 비율

- 일반적으로 가십거리의 내용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가십이 퍼질 확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그러나 같은 무리의 제삼자에 대한 가십거리는 긍정적인 내용일수록 더 많이 퍼졌다.

- 또한 가십거리의 내용이 긍정적일 때 그 대상이 같은 집단의 제삼자인 경우가 집단 밖의 제삼자, 유명인의 경우보다 가십이 퍼질 확률이 더 컸다.


- 연예인에 대한 가십거리는 부정적인 내용일수록 압도적으로 더 많이 퍼졌다.

- 또한 가십거리의 내용이 부정적일 때, 그 대상이 유명인인 경우가 같은 집단의 제삼자, 집단 밖의 제삼자인 경우보다 가십이 퍼질 확률이 더 컸다.



(2) 가십의 내용에 따른 가십 확산 비율

- 일반적으로 가십거리가 제삼자의 폭력적인 행동이나 영웅적인 행동에 대한 내용일 때 가장 많이 퍼졌고, 그다음으로 제삼자의 이타적 행동이나 이기적 행동에 대한 내용일 때 많이 퍼졌다.

- 그러나 유명인의 경우에는 이타적/이기적 행동에 대한 가십거리가 별로 퍼지지 않았다. 유명인은 가십거리가 폭력적 행동이나 영웅적 행동, 그리고 공정한 행동, 순수한 행동을 담고 있을 때 많이 퍼졌다.



(3) 개인의 특성에 따른 가십 확산 비율

■ 성격

- 새로운 경험에 개방적인 사람일수록 가십을 퍼트릴 경향이 더 낮았다. 개방성이 낮은 사람일수록 가십을 퍼트릴 확률이 더 컸다.

- 많이 성실하거나, 많이 불성실한 사람들보다 적당히 성실한 사람일수록 가십을 퍼트릴 확률이 더 컸다.

- 외향성이 클수록 가십을 퍼트릴 확률이 낮았다.


■ 도덕성

- 일반적으로 도덕성이 높을수록 가십을 퍼트릴 확률이 컸다.


■ 친사회성

-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는 마음(helpfulness)이 클수록 가십을 퍼트릴 확률이 낮았다.


■ 이기주의/이타주의

- 인간은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개인주의나 집단주의 성향과 관계없이 가십을 퍼트릴 확률이 낮았다.

- 사회에는 계층이 존재하며, 불평등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가십 확산 비율이 낮았고, 반대로 집단주의 성향이 강할수록 가십 확산 비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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