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는 올해 86세. 신장투석기를 달고 계셔서 꼼짝없이 병원에 누워만 계신다. 정신은 온전한데 육신이 아프시다.
가족들이 차마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기로 했다. 병실 창밖으로 봄이 오고 있었고, 외할머니는 오늘도 그이가 면회를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조용히 기다림으로 삼키고 계실 것이다.
알고 계실까. 모르고 계실까.
어쩌면 육신보다 먼저, 마음이 먼저 알아버린 건 아닐까. 말하지 않아도 느끼는 것들이 있다. 칠십 년을 함께 산 사람의 부재는, 설명 없이도 온몸으로 읽히는 법이니까.
만약, 내가 늙고 병들어서 아내가 소풍을 떠난 사실을 모른 채 병원 침대에 누워있다고 상상하니 그 기다림의 무게가 가슴 어딘가에 와서 천천히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