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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문화재단 Aug 16. 2016

(주)‘청년참x춤’ 창립주주총회를 가다

서울댄스프로젝트 커뮤니티 댄스 랩 ‘청년참x춤’ 1차 반상회

개회 선언을 하겠습니다땅땅!  


“(주) 청년참x춤. 당사는 춤법 제2039조와 정관 제100조에 의하여 코끼리듬을 당사의 창립주주로 확정합니다.”     


뭔가 이상하다? 분명 서울무도회에 참가할‘청년참x춤’팀들이 모이는 행사라고 했는데 갑자기 주주총회라니? 그리고 주주 이름이‘코끼리듬’이라니 도대체 무슨 뜻이야? 코끼리 춤이라도 추나? 그런 춤이 있기는 해?   


주주총회 형식으로 열린 ‘청년참x춤' 1차 반상회


아하! 알고 보니 재기 넘치는 서울댄스프로젝트 기획단이 청년 커뮤니티와 함께 하는 1차 반상회 컨셉을 주주총회 형식으로 잡았다고 한다. 지난 5월 만 39세 이하, 3인 이상으로 구성된 춤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춤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청년‘춤’커뮤니티 확산에 뜻이 있는 지원팀을 선정한‘청년참x춤’사업은 서울댄스프로젝트 커뮤니티 댄스 랩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그리고 7월 21일 서울문화재단 지하 1층 다목적실에서 반상회라는 이름을 갖고 처음으로 만났다.      


하얀 와이셔츠 옷깃 사이로 깜찍한 빨간 리본을 단 진행자가 주주증 증여에 이어 안건 상정을 한다. 주주증은 반상회 이정표와 같은 클래식한 디자인의(혹자는 중국 요릿집 분위기라 했다.) 붉은 색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 팀은 손목에 빨간 밴드를, 저 팀은 머리에 붉은 꽃을 달고 있다. 기획감독님은 이 더운 날씨에 진홍색 머플러를 두르고 있다. 이 역시 드레스코드가 레드라 그런 것! 드레스 코드가 있는 창립주주총회라니 정말 참신하다.     


창립주주총회 개회


그새 제1호 의안에 의해 각 팀 소개 및 활동보고가 시작됐다. 드디어‘코끼리듬’의 비밀을 알 수 있는 시간이다.


“안녕하세요, 미로입니다. 저희는 성공회대 댄스 소모임입니다. 지금은 방학 중이라 연습만 하고 있습니다. 9월 중에 소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쥐뿔아트컴퍼니입니다. 리듬 슈트 제작 전에 필요한 센서 실험 장비를 샀습니다. 3일 내 실험 예정입니다. 전기가 통하는 옷감 소재가 많지 않아 구리 장갑을 알아보는 중입니다.”


동교동레이디라고 합니다. 여자 10명으로 이루어진 모임이지만 저희 춤이 커플 댄스가 많은 라틴댄스라 오늘은 남성 객원 멤버와 같이 왔습니다. 6주간 연습 후에 서울무도회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코아니아니오알로하라고 합니다. 하와이 원주민어로 ‘산들바람 사랑’이라는 뜻입니다. 훌라 춤을 통해 사랑과 힐링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매주 2회 연습이 있고 서울무도회 참여를 위해 멤버충원과 다른 팀과 조인 계획 중입니다. 올여름에 일부 멤버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하와이안 페스티벌에 참여합니다.”


추자입니다! 현대무용과 관련된 워크숍을 진행 중입니다. 새로운 퍼포먼스 구성 예정입니다.”


 “안녕하세요,!!!!입니다. 저희는 ‘코’로 맡는 향과 ‘끼’와 ‘리듬’을 결합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향을 맡고 연상되는 리듬을 몸으로 표현하는 활동입니다. 현재까지는 향과 친숙해지는 워크숍 1주차를 시작했습니다. 5주차까지는 감각화하고 향을 표현하며 노는 활동을 하고 6주차부터는 이야기를 붙여나갈 계획입니다.”


땅고아띠스따는 땅고를 배우는 예술인 모임입니다. 월, 금 2번 연습하고 9월에 스토리가 있는 땅고 공연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Plan B는 뒤늦게 도착해 소개를 하지 못했다)


‘코끼리듬’은 당연히 코끼리 춤을 추는 팀이 아니었다. 향기에 춤을 접목하고, 리듬 슈트를 만들고, 라틴, 살사, 땅고, 훌라 등등, 이렇게나 다양한 구성을 갖춘 춤 커뮤니티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다음 안건은 올해로 4년을 맞는 '서울무도회'에 함께 참여하는 이 모든 주주의 공동 프로그램 및 팀 명을 정하는 건이었다. 이미 무도회 프로그램 중 춤바람 커뮤니티, 춤 다:방, 춤 교습소 등은 정해져 있지만 ‘청년참x춤’의 프로그램명은 이번 회의에서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5분 정도 지났을까? 팀별로 의견을 내는데 한 팀이 내는 의견만도 십여 가지. PPT 화면에 한가득 이름이 적혔다. 역시 청년 춤 커뮤니티라 그런가, 머리 회전도 빠르다. ‘쇼미더멍석, ~ 유스, 춤추니까 청춘이다, 굿(good)판, 청년무림(춤추는 숲)’등등. 8월 22일 19시, 청년허브와 2차 반상회를 갖기로 하고 창립주주총회는 다과와 축하공연으로 이어졌다.


서울 무도회 내 프로그램 팀명 의견교환/ 다과시간 모습




축하공연을 가장한 청년참x춤 워크숍에 풍덩~     


조금은 점잖은 분위기의 회의가 끝나고 2부 순서인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대학생의 활기가 느껴진 미로 팀의 방송댄스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축하 공연의 진짜 묘미는 서로의 춤을 알아가는 워크숍 시간이었다. 동교동레이디가 워크숍의 처음을 열었다. 객원 남성 멤버와 진한 느낌(사진5 참고)의 바차타 공연 후 라틴 음악 기본 스텝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메렝게, 살사, 바차타, 차차가 라틴 음악의 주요한 네 가지 춤인데 모두 소셜 댄스를 기반으로 한다고 한다. 설명은 이쯤에서 끝내고 역시 춤은 몸으로 배우는 것이 맞나 보다. 다들 술렁이며 노래에 맞춰 기본 스텝을 따라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동교동레이디의 바차타 공연
쥐뿔아트컴퍼니의 피자를 춤으로 표현한 공연


동교동레이디의 짧은 워크숍 후 쥐뿔아트컴퍼니가 등장했다. 복장부터 남다르다. 양말만 신고 모자에, 옷걸이, 접시까지 소품을 한가득 몸에 지니고 있다. 노래가 시작되고 갖고 있던 모든 소품이, 심지어 양말까지 던져진다. 박자에 맞춰 소품이 바닥에 떨어지는데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공연 후 설명이 이어진다. 춤추며 피자를 만드는 공연이었다고 한다. 양말은 버섯, 검정 모자는 페페로니, 빨간 접시는 햄. 이런 춤도 있다니 경이롭다. 이들의 리듬 슈트는 어떨지 기대된다.     


추자는 풍선을 이용한 워크숍을 했다. 풍선을 소중한 것으로 생각하고 떨어뜨리지 않는 게 첫 번째 미션. 둘이 만나 두 개의 풍선 중 하나만 남기고 사이에 둔 풍선을 매개로 가까워지는 게 두 번째 미션. 풍선을 내려놓고 짝이 되어 춤추는 게 세 번째 미션이었다. 풍선 워크숍 후 모든 팀은 한 무리가 되어 있었다.     


추자의 풍선을 이용한 워크숍
코끼리듬의 향을 이용한 워크숍


뒤늦게 도착한 Plan B의 케이팝 메들리 댄스 공연 후 코끼리듬의 향기 워크숍이 진행됐다. 지원자 6명 중 3명씩 같은 향을 맡고 그 느낌을 우선 그림이나 글로 그려냈다. 그 후 몸으로 향을 표현했는데‘같은 향, 다른 느낌’이란 점을 확연히 알 수 있는 몸짓이었다. 그중 바닐라 향을 맡은 셋 은 남자 하나, 여자 둘의 미묘함이 춤에 드러났다. (사진10 참고) 바닐라 향이 페로몬이 되기도 하나 보다.


땅고아띠스따의 땅고 스텝 워크숍에서는 땅고가 남녀가 서로를 채우는 느낌의 춤이란 점을 알 수 있었다. 남자의 리드가 절대적인 춤이 땅고였다. 하지만 여자가 따라가지 않으면 또 이뤄지지 않는 게 땅고. 코아니아니오알로하의 공연과 워크숍은 훌라 의상에서부터 단연 압권이었다. 기본이 되는 카홀로 스텝과 함께 손동작을 따라 했는데 가슴선 앞에 두 손을 두고 다른 춤과는 다르게 섹시하지 않게 추는 게 핵심이라 한다. 몸치, 춤치인 기자도 훌라라면 도전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동작이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워 매력적인 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아니아니오알로하의 훌라 워크숍
코아니아니오알로하의 훌라 워크숍




춤은 몸에 길을 내는 작업이다.     


다양한 워크숍에서 여러 지역의 춤을 보고 배우고 나니 세계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어느새 여덟 팀은 서로 다른 춤의 매력에 빠져서 묻고 답하기에 바빴다. 김윤진 기획감독은 마무리 멘트로 인상적인 말을 꺼냈다.   


‘춤은 몸에 길을 내는 작업이다. 그 길을 통해 내 안의 나를 만나고 다른 이들과 연결되는 길을 낼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팀과 춤이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청년 커뮤니티가 서울댄스프로젝트의 청년참x춤과 만나 이런 활동이 더 많은 청년에게 넓게 퍼지길 바란다. 서울무도회에서 일반 시민에게도 즐기는 춤을 알리자!’


청년참x춤 지원자격에 있는 문구가 떠올랐다. 춤을 통해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커뮤니티, 춤에 대한 무한 상상을 통해 시민들과 연결되고 싶은 커뮤니티. 내 몸에 낸 길이 우리의 몸 길로 연결되고, 마음 길로 이어지고, 모두가 숨 쉴 길이 되길 바란다. 몸길이 맘 길이고 숨길이 될 그 날, 9월 24일 선유도 공원에서 열리는 서울무도회에서 함께 만나자.  


청년참x춤 참여 커뮤니티 단체 사진


+ 서울댄스프로젝트 사이트

http://www.seouldanc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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