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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예술로 놀장>

예술의 씨앗을 뿌리는 예술교육장터

by 서울문화재단
조금 일찍 찾아온 여름 날씨로 더웠던
5월의 마지막 토요일, 어린이 대공원에는
브라질 삼바 음악의 열기로 더 뜨거웠다.
초록과 노란색, 브라질 특유의 컬러를 담은
의상을 입은 삼바 음악 공연팀
‘에스꼴라 알레그리아’와 올 블랙의 멋진
춤꾼들 ‘이십세기 비보이즈’가
공원을 행진하며 한판 신나게 노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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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요란하게 시작을 알리며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는 이 날의 행사는 바로 5월 27일과 28일 양일간에 걸친 예술교육장터 <예술로 놀장>이었다. 흥겨운 음악과 함께 덩실덩실 축제의 현장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았다.



열려있는 예술교육장터


<예술로 놀장>은 제6회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을 맞이하여 매주 주말 서울지역 곳곳에서 진행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야외로 끌어내 열린 예술교육의 장으로 만든 축제였다.

“작년까지는 상반기에 진행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지난 10월 서울 시청 시민청에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올해는 우리끼리의 잔치가 아닌 서울의 우수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또래·가족 간에 소통 및 친밀감을 강화할 수 있는 여가문화 모델을 제시하고자 축제 형태로 시민과 만나게 되었다.”고 이주희 담당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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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다락 토요문화학교>는 예술 활동의 무한한 상상 놀이가 주는 즐거움을 학교 밖 곳곳에서 만나는 주말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다. 전국 초중고 주 5일 수업제와 함께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2017년 서울지역에만도 총 58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번 <예술로 놀장>에는 이중 거의 절반인 총 26개 예술교육 단체가 참여해 한 곳에서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들을 만날 수 있는 신나는 예술놀이터로 꾸며졌다.

‘예술교육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서울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알리는 오픈 홍보의 장의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며 “요즘 강조되고 있는 일상 속 예술의 의미와, 경험 예술의 가치를 함께 나누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보다 많은 분들이 이 기회에 알기를 바란다”고 담당자는 덧붙였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는 예술체험


이번 이틀간의 프로그램은 미리 인터넷을 통해 사전예매를 받았는데, 70퍼센트가 선 예약이 되었고 남은 자리는 현장예매를 통해 진행되었다. 오픈하자마자 접수처에는 길게 줄이 늘어설 만큼 모든 체험 프로그램들이 인기가 좋았고, 공원 곳곳에는 프로그램지를 들고 체험할 프로그램을 체크하는 모습들이 보여 관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


이틀간 체험프로그램 참여 인원만 1,500여 명이 넘었고 어린이 대공원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가족 단위의 참여자들이 많았다.

특히, <예술로 놀장> 체험프로그램이 다른 체험 프로그램과 차별화되어 있다고 자부하는 점은 결과물에 집중된 체험이라기보다는 ‘과정에 의미를 부여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었다.

<마음공간 표현하기>는 예술교육 창작터 ‘달집’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종이를 이용해 마음을 표현하는 집을 짓는 체험이었다.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친구분들이 공원에 오셨다가 열심히 집을 만들고 계셨는데, 본인들이 좋아하는 집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두런두런 수다 삼매경이 이어지고 있었다.

“단순히 건축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공간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에 집중해보는 경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요. 아이들의 경우는 주로 부모와 함께 작업이 가능해 집을 지으며 부모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점이 중요합니다.”라고 달집 담당자는 말했다.


(좌) ‘마음공간 표현하기’, (우) 돌멩이 일러스트


<돌멩이 일러스트>는 돌멩이에 유성 매직이나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체험이었는데 ‘버려진 길의 돌들에 새로운 생명을 입혀주는’ 의미가 있다고 프로그램을 진행한 ‘심금’ 담당자는 말했다. 어린아이들이 많이 참여하여 의외의 작품들이 나와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 또한 재미라고 했다.

우연히 공원에 데이트 왔다가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젊은 연인은 누구보다 진지하고 재미있게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많은 체험 중 여자 친구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하며 체험 내내 웃음이 이어졌다.

검은 막 사이로 신나는 리듬이 흘러나오는 체험장은 <Do Dream>이었다. 사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플레이 뮤지컬이라는 단체로, 몸을 통해 리듬을 만들어 내는 ‘바디 퍼커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그룹이었다. 이날은 가족 참여자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익숙한 'Pick me'를 준비했다. 첫 세션이 끝나고 아직 열기와 땀이 식지 않은 진행자는 “생각보다 참여자분들 중 미취학 아동들이 많아서 긴급하게 난이도를 수정해야 했어요. 그리고 너무 덥네요.”라며 웃었다.



곳곳에서 만나는 씨앗이 되는 예술


체험 부스 외에도 행사장 곳곳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여러 다양한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직접 다락을 만들어 보고, 미니 폭포 만들어 보기, 벽화를 그려보는 등 가는 길목 곳곳에 잠시 머물러 무언가 흔적을 남기고, 만져보고 그려보고 두드려보는 <예술로 놀장>은 각각의 체험들이 모여 하나의 큰 예술 놀이터를 만들어내는 행사가 되고 있었다.


행사장 곳곳에서 벌어지는 예술 놀이터


하얀 벽에 스펀지 붓으로 자유롭게 색을 칠하고 찍는 곳에 아이들이 다들 저마다 스펀지 봉을 들고 이리저리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이거 칠해볼래?” “조금만 더 칠해봐” “이 색깔 써볼까” 아이들의 부모들은 저마다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기 위해 이런저런 코멘트를 하고, 손에 붓을 지어주기도 했다.

아이들은 그 하얀 공간에 색을 입히며 그 순간 그 아이들만이 만나는 또 다른 기억과 시간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그 순간이 무엇으로 피어날지 모르지만, 이날 이곳저곳 다니며 만들고, 움직이고, 보고, 만지고 했던 경험들이 씨앗이 되어 조금씩 조금씩 새로운 예술의 싹을 틔우지 않을까.

이렇게 이틀간 진행된 예술교육장터 <예술로 놀장>은 곳곳에서 무럭무럭 자랄 ‘예술 씨 뿌리기 축제’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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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예술로 놀장>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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