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처럼 세상을 종횡무진 누비며 축제 세상으로 안내하는 자원 활동가
올 가을 < 서울거리예술축제(전 하이서울페스티벌) >에 길동이가 출동한다. 오는 10월 5일(목)부터 10월 8일(일)까지 총 4일간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청계천로, 세종대로와 ‘서울로 7017’ 같은 도시재생공간, 서울시립미술관과 시민청 등 서울 도심 곳곳을 무대로 대한민국 대표 축제가 펼쳐진다.
2017년 축제 자원활동가 발대식 현장에서 사전 준비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축제에 앞장설 리더 길동이를 만났다. 지난 7월 8일 찜통더위 속에서 서울시설공단 강당에 서울거리예술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행사의 주인공은 서울문화재단의 축제 자원활동가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된 67인의 리더 길동이었다.
리더 길동이는 ‘길 위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홍길동처럼 종횡무진 누비며 축제 세상으로 안내하는 < 서울거리예술축제 > 자원활동가의 애칭이다. 만 18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길동이가 될 수 있다. 또한, 한국어로 소통 가능한 재외 동포나 국내 거주 외국인도 ‘자원활동가 교육 및 사전 참여와 축제 기간 활동’이 가능하면 누구나 축제 길잡이에 지원할 수 있다. 올해의 리더 길동이 중 직장인 한진선씨는 대학교 졸업반이었던 2012년부터 6년째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축제 자원활동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힘든 업무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즐겁다고 밝혔다.
길동이 합격자들은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4회에 걸친 사전 임무 교육을 통해 < 서울거리예술축제 > 자원활동가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축제 기간 중 이들은 해외와 국내 공연, 기획, 홍보, 운영 분야에서 각자의 재능을 살려 진행을 담당한다.
< 서울거리예술축제 > 자원 활동은 의미 있는 보상이 제공된다. 길동이는 워크숍과 사전 교육을 포함해 하루 최대 10시간까지 봉사 시간을 인증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축제 기간 내 총 29시간 이상 활동한 이에게 서울문화재단 자원활동가 인증서가 발급된다. 우수 길동이를 위한 서울시장과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표창도 마련되어 있다. 그 외 활동 기념품과 식사 및 다과, 행사 보험 가입 등이 제공된다. 길동이들에게 그보다 더 귀한 경험은 사전 교육을 통해 축제CS교육 및 시민 응대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배우고, 분야별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해보는 기회일 것이다.
축제란 어떤 걸까? 행사장 입구에 설치한 길동이 메모판을 훑어보다가 ‘축제는 뜻밖의 설렘’이라는 단어에 시선이 멈췄다. 아마도 거리 예술과 만남이 가져다 줄 나비 날갯짓 같은 파장이 길동이들이 품은 열정의 이유일 것이다. 이날 축제 예비 길잡이들은 입장 미션 포토존에서 손가락을 마주 댄 하트로 부푼 기대를 표시했다.
서울문화재단 주철환 대표이사는 길동이 자원활동을 통해 인생 설계에 꼭 필요한 다섯 가지 비결을 얻어 가기를 당부했다. 바로 ‘관계(Relationship), 멤버십(Membership), 주인의식(Ownership), 리더십(Readership) 그리고 우정(Friendship)’이다. 이들이 축제를 통해 성숙한 만남을 갖고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될 것이다.
< 서울거리예술축제 >는 거리예술가의 수준 높은 퍼포먼스와 길동이의 활약으로 해마다 진화하고 있다. 올해 이들은 또 어떤 재밋거리를 만들어낼까? 이슬기 매니저(서울문화재단 서울거리예술축제 추진단)가 각 분야별 임무와 활동 내용을 안내했다. 축제 관람 코스를 개발하고 시민과 함께 운영하는 ‘길동이네 여행사’, 구연 동화로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그림책방’, 플래시몹(길거리 축제 댄스와 축제송)과 놀이 프로그램을 기획해 구경꾼들을 인도하는 ‘길동이 유랑단’ 등 아이디어 넘치는 프로그램들이 기대된다. 그 외 안전한 축제를 위하여 현장에서 일어나는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길동이 ‘별동대’도 운영된다.
‘더 즐겁고 다 행복한’ 축제로 가는 길에는 먼저 팀원의 협동이 중요하다. 이날 처음 만난 리더 길동이들은 서울문화재단 축제팀이 제안한 프로그램으로 팀워크를 다졌다. 첫 번째 게임은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길동이가 진 길동이 얼굴에 스티커를 붙이는 놀이였다. 간단한 게임의 효과가 의외로 대단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색한 표정이 사라지고 스티커가 반짝거리는 얼굴에 웃음이 피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다음 순서는 서로에 대해 알아갈 차례였다. 신상 빙고 게임으로 자기소개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신발 사이즈가 230인 사람’, ‘여동생이 있는 사람’, ‘소맥을 좋아하는 사람’, ‘현재 가방에 책이 있는 사람’, ‘현재 연애 중인 사람’ 등 재치 있는 질문을 주고받으며 길동이들은 어느새 가까워졌다. 이처럼 발표 울렁증이 있거나 소극적인 사람도 자원할 용기만 낸다면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또한, ‘널 위해 준비했어’,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준비했어’, ‘열어도 별거 없다 내 마음뿐’, ‘받아주시옵소서’, ‘이건 특급 선물이야’ 등 우승한 길동이를 위한 ‘알 수 없는 선물’ 역시 함께하는 즐거움을 더했다. 이어서 팀 대항 스피드 퀴즈와 플래시몹에 선보일 < 서울거리예술축제 >의 댄스와 길동이송을 익히며 예정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리더 길동이들은 7월 10일부터 9월 17일까지 각자 전담할 분야에 대한 사전 교육을 받게 된다. 8월 19일과 20일에는 리더 길동이와 길동이의 전체 발대식과 축제 현장의 상세한 업무 분담 교육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축제가 가까워오는 9월에 < 서울거리예술축제 >의 현장 답사와 교육을 마치면 길동이 출동 준비가 모두 끝난다. 이들 자원활동가들은 축제 기간인 10월 5일부터 8일 동안 서울의 거리예술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며 시민에게 친절하고 유쾌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축제 자원활동가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재단 축제팀 < 서울거리예술축제 > 추진단(02-3290-7085(7092))에서 알아볼 수 있다.
지루한 더위 끝에 한줄기 서늘한 바람처럼 다가올 < 서울거리예술축제 >와 열정 넘치는 길동이의 등장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