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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교사(TA) - 뉴욕, 링컨센터 워크숍에 가다上

뉴욕 링컨센터 연수 1주차(1-5일 차)의 기록

by 서울문화재단

와! 뉴욕이다

김우진TA-링컨센터-워크샵-전반기편-01.jpg 뉴 뮤지엄 발코니에서 바라본 뉴욕 맨하탄 전경


비행기가 서서히 멈추고 사람들이 비행기에서 내릴 준비를 하려 할 때, 머릿속에는 클리셰처럼 스팅의 노래 ‘English man in New York’가 맴돌았다. 노래 가사 속 영국 남자처럼 나는 지금부터는 뉴욕의 한국 사람(I’m a Korean woman in New York)이었다. 나의 뉴욕 생활은 노래의 음률처럼 이방인으로서 약간은 긴장된 채, 약간은 외로운 듯, 그러나 많은 기대와 함께 시작되었다.



뉴욕, 링컨센터에 발을 디디다

김우진TA-링컨센터-워크샵-전반기편-02.jpg 미국 뉴욕 링컨센터 광장

활발한 예술 활동이 이루어지는 미국 뉴욕, 그 한복판에 있는 링컨센터. 그곳에 단지 방문한다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인데, 앞으로 10일간 그곳에서 예술과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다니! 나는 올해 서울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 예술가교사(TA : Teaching Artist) 글로벌 역량 강화 프로그램 >에 지원하여 ‘링컨센터에듀케이션(LCE : Lincoln Center Education)'의 Summer Forum에 참가하게 되었다. 앞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Teaching Artist Development Labs(이하 TA Lab)’라는 과정으로, 나는 흥분을 가득 담은 채 점점 첫 세션으로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흥분과 긴장은 TA Lab에 모인 모두의 공통된 기분이었던 것 같다. 첫날, 첫 세션. 세계 여러 곳에서 모인 예술가교사(TA)들은 흥분을 감추지 않고 서로에게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김우진TA-링컨센터-워크샵-전반기편-03.jpg 사뮤엘 빌딩 7층 로비 풍경. 첫 수업을 기다리는 예술가교사(TA)



1일 차. Ice Breaking _ Say Hello~!


참가자 전체가 모인 첫날의 첫 세션은 클락 극장에서 링컨센터 예술교육과 앞으로의 수업들이 이루어질 방향에 대한 소개로 시작되었고, 이후 각자의 'TA Lab' 공간으로 이동하였다. 이번에 '서울문화재단'에서 파견하는 이 수업은 ‘TA Lab’ 중 2단계 레벨에 해당하는 ‘Developing Your Practice 1’로, 3년 이상 예술교육 경력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었다. 우리는 앞으로 수업이 진행될 줄리어드 대학의 강의실로 이동하였다.

‘TA Lab’의 첫 수업은 아이스 브레이킹로 시작하였다. 자기소개를 하고, 간단한 활동과 함께 앞으로 10일간 같이 할 예술가교사(TA)들과 인사를 나눴다. 우리 과정은 미국 각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예술가교사(TA)들과 호주, 남아공 그리고 한국에서 온 우리들로 구성되었다. 그리고는 바로 예술가교사(TA)의 정의와 역할 등 스스로가 생각하는 예술가교사(TA)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였다. 수업에 참여한 이들의 예술가교사(TA)에 대한 열망만큼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토론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어진 수업에서는 묘사와 관찰하기에 대한 정의 내리기, 그리고 이를 이용한 시각예술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고, 이어서 예술가교사(TA) 패널들이 초대되어 예술가와 교사 사이, 그리고 예술가교사(TA)로서의 이야기와 함께 이에 대한 질문들이 오가는 시간이 진행되었다. 아침 9시부터 4시 반까지 수업은 점심시간 1시간가량을 빼고는 꽉 채워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영어의 폭풍 속에 휘말려 살짝 걱정되기도 하였으나 이내, 수업에 진지하게 참여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였다.

김우진TA-링컨센터-워크샵-전반기편-04.jpg 묘사와 관찰하기 수업에서 만들 조형물



2일 차. 다 함께 박자에 몸을 싣고


오전 수업은 우리 'TA Lab' 담당 예술가교사(TA) 바바라가 진행하는 시각예술 수업이었다. 기술을 발전시키는 수업, 예술통합 수업, 예술과 커뮤니티 수업, 그리고 시각예술 작품과 연계 감상 수업까지 시각예술 수업이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되어 진행될 수 있는 것을 샘플형식의 수업으로 체험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어보는 수업이었다. 이어진 음악 수업은 담당 예술가교사(TA) 리차드가 진행하였으며, 모둠별로 제시된 박자와 음에 다른 테마를 붙여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보는 수업이었다. 오후 수업은 예술가교사(TA)에게 있어 필요한 역량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나눠보는 시간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단순한 평가가 아닌, 입체적인 평가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질 좋은 교육을 만들고, 적절한 평가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머리 아프게 더 많은 고민이 만들어졌지만, 뭔가 기분 좋은 고민거리들이라 얼굴에 아픔과 미소가 함께 그려지는 묘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3일 차. 변화무쌍

김우진TA-링컨센터-워크샵-전반기편-05.jpg 리차드의 수업 목적에 따른 지도안 개요 짜기 수업

오전에는 예술교육의 목적(Purpose thread)에 따른 다양한 방식의 수업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이를 적용한 사례들을 연구해보는 수업이 진행되었다. 그 중 카네기센터의 ‘자장가 프로젝트’는 미혼모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로, 예술이 삶을 긍정적이고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사례를 보여주었다. 이후에는 예술교육 목적에서 개인 혹은 사회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형식의 수업을 어떻게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개요 짜기 워크숍이 이어졌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개인의 이야기가 예술로 발전해가는 방법 등을 이야기하면서 예술 교육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후에는 매번 수업에서 진행되었던 토론 수업이 진행되었다.


TA Developing Your Practice 1 워크숍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예술 교육에 대한 샘플 형식의 수업을 같이 해보거나
혹은 초대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참여 예술가 교사(TA)들과 토론을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4일 차. 예술로 그려지는 다른 세상들


오전에는 통합예술교육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수업은 시각예술을 이용한 미국 역사와 연결된 샘플 수업을 체험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현재까지 논쟁 중인 미국 역사에 대한 샘플 수업이 끝난 후, 다른 때에 비해 훨씬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오후 수업은 ‘스스로 되돌아보기’를 진행하는 방법에 대한 수업이 진행되었다. 며칠 전 진행했던 수업에서의 핵심요소들을 가지고 이를 되돌아보고, 반영하고, 타인의 의견들을 보고 듣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 이날 오후수업은예술가로서 자신의 작업을 보여주고 공유하는 시간으로 이루어졌다.

김우진TA-링컨센터-워크샵-전반기편-06 (1).jpg 퍼레이드를 위해 음악을 준비 중인 예술가교사(TA)들



5일 차. 고고고~ 공동체 속으로!


5일 차 수업의 키워드는 커뮤니티였다. 예술로 어떻게 공동체와 연결하고, 공동체를 더 나은 방향으로 혹은 조화롭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으로, 오전에는 초청 강사 Gowri의 랜턴 만들기 샘플 수업에 참여하고 오후에는 지역의 초등학생들과 어르신들이 함께 랜턴을 만들고 난 후, 완성된 랜턴을 가지고 외부로 나가 퍼레이드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 수업이었다. 음악을 하는 예술가교사(TA)들은 퍼레이드 앞에서 각자의 악기를 들고 음과 리듬을 만들며 퍼레이드의 흥을 돋웠다. 다소 더운 날 진행되어 힘들기는 했지만, 음악과 색색의 랜턴들이 만들어내는 그림 때문에 흥이 저절로 나는 시간이었다.

김우진TA-링컨센터-워크샵-전반기편-07.jpg 공동체와 함께한 미국 뉴욕 퍼레이드 광경
김우진TA-링컨센터-워크샵-전반기편-08.jpg Gowri의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이 만든 랜턴들


어느새 링컨센터의 워크숍 수업은 반이 훌쩍 지나버리고 있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늦게는 6시 너머까지 같이 수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며 예술가교사(TA)분들과의 소중한 시간이 가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아직 연수가 반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의 수업을 통해 예술가와 교사 사이의 나, 나와 같이 성장하는 학생들 그리고 우리의 수업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었다. 더불어 아이들과 예술로 이야기할 수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해 다시금 깊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수업에 참여하는 동안 2학기에 참여하게 될 중학교에서의 수업들을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었다. 어떻게 예술 수업을 이끌어나가야 할까? 링컨센터 연수에 참여하면서 고민이 많아진 만큼 기대도 커졌다. 한국에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갈 생각에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졌다.





김우진 2017 서울형 예술가교사(TA), 시각예술분야
무용,철학,영화,시각예술 분야의 예술가로 구성된 청소년TA <사이사이사이>팀으로 활동한다. 학교에서 벗어나 타자(예) 주변 사람들)와의 관계, 나아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 관한 질문들을 예술로 풀어보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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