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무용센터 < 댄스필름 릴레이 워크숍 > #1 버티컬 댄스와 스토리텔링
훨훨 날아가듯이
춤추는 그들의 몸짓은
스파이더맨보다 우아하고 아름답다.
현대무용에서는 이를 ‘버티컬 퍼포먼스’ 혹은 ‘버티컬 댄스’라고 한다. 지난 8월 19일 서울무용센터에서는 버티컬 댄스를 비롯하여 영상에서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공유하는 워크숍이 이뤄졌다. 네 명의 안무가와 영상 감독이 참여하는 < 댄스필름 프로젝트 > ‘TAKE# 릴레이 워크숍’의 첫 번째 시간이었다.
무용수의 신체와 카메라의 본체를 일컫는 용어가 같다. 모두 바디(Body)라고 부른다. 본격적인 퍼포먼스와 촬영을 하기 전에 무용수와 영상 감독이 하는 일도 동일하다. 실전에서 잘 작동하게끔 바디를 정밀하게 테스트해보는 것이다. 배터리 충전 여부, 셔터스피드1)와 조리개2) 및 감도3) 를 미리 시험해보는 것이 카메라 바디의 준비 동작이라면, 관절을 체크하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일은 무용수가 미리 해야 할 일이다.
오늘 참가자들이 배울 퍼포먼스는 버티컬 댄스다. 현대 무용에서는 이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장르이지만,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특히 초보자들은 준비동작을 철저히 해야 한다. 버티컬 댄스 경험이 있는 김동희 안무가가 오늘의 강사로 초빙되어 참가자들과 함께 스트레칭하는 시간을 실내에서 먼저 가졌다. 참가자들은 강사의 동작을 따라하며 신체의 근육을 하나씩 점검했다.
준비운동이 끝난 후에는 창작중심 단디의 대표님이 참가자들에게 버티컬 댄스를 하기 위한 장비를 소개했다. 버티컬 댄스에서 사용되는 로프는 실제로 소방대원들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안전한 장비이며, 쇠보다 끈으로 이루어진 로프가 하중을 견디는 힘이 훨씬 강하다며 장비에 대한 믿음을 심어줬다.
워밍업을 마친 후 참가자들은 서울무용센터 야외로 나가 벽 앞에 섰다. 드디어 공중으로 오를 시간이다.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로프에 매달린 채 벽을 향해 걸음을 내디뎠다. ‘걸음마’라고 표현하는 것이 알맞을 정도로 벽을 수직으로 걷는다는 것은 신체를 전문적으로 이용해온 무용수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참가자들은 결국 한 걸음 한 걸음씩 올라갈 수 있었다. 그리고 강사의 지시에 따라 간단한 동작까지도 금방 수행해냈다.
버티컬 댄스는 댄스필름에서도 활용될 소지가 많을 것 같았다. 벽을 사용한다는 특성상 빔 프로젝터와 연계하여 퍼포먼스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아이디어도 떠올랐다. 하지만 이 장면을 촬영할 경우에 어떤 변수가 있을지, 어떻게 스토리를 구성하고 무슨 장비를 사용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 막막함을 두 번째 시간에서 영상 감독님의 강의를 통해 충족할 수 있었다.
안무에서도 스토리가 있겠지만 영상에 걸맞은 언어의 스토리가 따로 필요하다. 영상은 컷 편집을 통해 스토리가 이뤄진다. 댄스필름은 일반적으로 대사가 있는 극영화의 구성을 취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미지 위주의 컷 구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김대현 감독은 참가자들에게 열 개 정도의 이미지를 나열하고 각자의 상상력에 맞춰 스토리를 구성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각자의 경험과 감각에 따라 같은 이미지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다른 스토리가 나온다는 것이 신기했다. 김대현 감독은 스토리를 공부하려면 장편 극영화를 30개 정도의 스틸 컷으로 분할하여 스토리를 압축해보는 연습이 굉장히 유용할 것이라며 조언했다.
댄스필름 촬영에 최적화된 카메라도 소개했다. 오스모(DJI OSMO)라는 카메라인데, 움직임이 많은 장면을 촬영할 때 장점이 많은 장비였다. 일단 흔들림 방지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어 격렬하게 이동하면서 촬영해도 매끄럽고 부드러운 영상을 얻어낼 수 있다. 그리고 따로 포커스를 조절할 필요 없이 심도가 깊은 렌즈를 사용하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포커스 걱정 없이 얼마든지 원하는 결과물을 얻어내는 장비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신세계를 맛본 듯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늘 진행했던 버티컬 댄스를 이 카메라로 찍어 근사한 댄스필름 결과물이 나오는 상상을 해봤다. 조만간 오늘 참가자 중 누군가가 내 상상을 실현시켜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서울무용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 댄스필름 프로젝트 > ‘TAKE# 릴레이 워크숍’은 총 4회 차의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음 기사에서는 손을 통한 움직임 워크숍과 ‘레오 카락스(Leos Carax)’ 영화를 중심으로 예술영화나 독립영화에서 등장하는 댄스필름의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9월 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에 열리는 댄스필름 프로젝트 일정을 확인하고 선착순으로 참가 신청을 하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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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서울무용센터 02-304-9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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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셔터스피드 : 사진 촬영에서 셔터 속도, 셔터 스피드(영어: shutter speed)는 셔터가 열리는 시간의 길이를 말한다. 전체 노출은 노출 시간, 곧 이미지 센서나 필름에 빛이 도달하는 시간과 비례한다. [출처: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2) 조리개 : 눈의 동공에 해당하는 사진기의 구성요소이며, 렌즈 가까이 위치하여 렌즈의 유효 직경을 변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눈의 동공이 커지면 빛이 많이 들어오고, 동공이 작아지면 빛이 적게 들어오는 것처럼 조리개는 렌즈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결정한다. [출처: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3) 감도 : 감광 속도(感光速度)의 줄임말. 감광속도, 필름 속도, 또는 필름 감도는 필름 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가 빛에 감응하는 속도의 비율을 말한다. 필름의 경우 ISO 5800:1987 표준을,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ISO 12232:1998 표준을 따른다. 흔히 ISO로 표시하고 선형 스케일(linear scale)을 주로 사용한다. [출처: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