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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문화재단 Jan 03. 2018

1월 표지 작가 : 곽수연

커버스토리

문화+서울 1월호 표지작 : < 同苦同樂(동고동락) > 장지에 채색 | 72.7×60.6cm | 2014




곽수연

2016년 서울예술치유허브갤러리 맺음 후원 공모 선정 전시 작가. ‘12지신과 색동산수’를 주제로 우리나라의 열두 띠와 색동으로 만들어진 유토피아라는 공간을 설정하여 전통회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전시를 진행했다. 한성대와 동 대학원, 동국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으며, 동물을 주제로 한 개인전과 여러 차례의 그룹전을 통해 관객과 만났다. 사람과 가깝게 생활하는 반려동물을 매개로 인간과 자연, 현 사회를 새롭게 읽으며 전통 채색작업을 연구하고 있는 한국화 작가이다. 1월 1일부터 2월 23일까지 LG유플러스 본사 용산 사옥에서 개인전 <행복 플러스 2018 展>을 연다.




인간과의 관계성에서 어느덧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버린 반려동물, 개를 작품의 주제로 삼은 이유는 사람에 대한 공부를 위해서였다. 나와 자연, 또 사회를 공부하려는 마음이 사람과 제일 가까운 동물인 개에 관한 작업으로 이어졌다. 우리 사회에서 개는 사람으로 비유되거나 천대받기도 하고, 또 사람과 비슷한 대우를 받거나 동물이 인간화되는 재미있는 일들도 생겨난다. 이런 부분들은 나의 그림에서 해학과 풍자적인 요소로 표현된다.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너무나 익숙해져 더 말할 필요도 없는 동물들, 또 길들여져 인간화된 동물들은 이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나는 이 공부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동물들을 살펴보기도 하고, 그들을 소유하면서 일어나는 생활 속 이야기들에 비추어 우리를 돌아본다. 이는 현 사회를 보는 다른 시각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동물을 가족의 구성원으로 허용하고 실생활에서 자연에 대해 공부한다. 개는 사람보다 짧은 수명으로 생명에 대한 교훈을 주고, 어린아이같이 티 없는 순수함으로 행복감을 전한다. 그러하기에 동물과 같이 생활하면서 나타나는 현 시대 사람들의 생각은 인성을 평가하는 계기도 된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물질은 풍요로워진 반면에, 인간은 자기중심적이 되고 인간의 마음에는 고갈된 부분이 생겼다. 그런 이유로 집 안에서 식물이나 동물을 키워 순수한 자연을 가까이 하고 인간 본연의 성정(性情)을 되찾으려 한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한때 개를 애완동물(愛玩動物)로 불렀다. 동물은 우리 주변에 있는 또 하나의 자연이며 인간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대상으로 사육하는 것이다. 나는 모든 사물은 인간을 위해 있어야 하고 이를 인간이 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태어나 인생을 살아가며 느끼는 인간적인 부분과 지혜를 자연에서 공부하고자 한다. 그러한 관심으로 개를 그리게 됐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개를 애완동물이 아닌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로 인식하고,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해 반려동물(伴侶動物)이라 부른다. 이는 인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동물은 자연의 일부이고 우리와 떨어질 수 없는 생명체이기에 관심이 지나쳐 사람과의 관계보다 동물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면 오히려 사람을 공격하는 자연의 경고를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가 사람을 무는 일이 발생하는 것처럼. 존중이란 어쩌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게 아닐까 싶다. 동물을 자연의 일부분인 애완으로 본다면 동물을 지나치게 소유하는 일도, 사람을 무는 일도 없을 것이다. 이것이 즉 동물을 애완하는 일이다.

나는 화폭을 통해 인간화된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재설정한다. 조선시대 영모화에 많이 쓰인 구륵전채법(鉤勒塡彩法)을 활용하고, 옛 민화의 이미지를 포함시켜 3합 장지나 삼베, 비단 바탕 위에 아교(阿膠)를 사용해 석채 안료로 전통 진채(眞彩)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의 미감과 어울리는 다양한 색상의 재료를 섞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이 작업을 통해 현대인의 본질적인 생각을 자연스럽게 엿보며 표현하고자 한다.




< 책거리 > 장지에 채색 | 130.3×162cm | 2010


< 외눈박이 나라의 두눈박이 > 장지에 채색 | 120×188cm | 2018


< 武陵桃源(무릉도원) > 장지에 채색 | 116.5×91cm |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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