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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문화재단 Apr 01. 2016

I·Underground·U

시민청 <한마음 살림장> 방문기


소통을 중요시하는 정부 건물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형형색색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시민청은 지상과는 전혀 다른 유쾌한 세계가 펼쳐진다. 실제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재미있고 다채로운 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 달에 2번 주말에 열리는 한마음 살림장을 방문했다. 지하는 20개 정도의 부스가 있었고, 판매부스는 14개, 판매와 예술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부스는 6개로 되어 있었다. 공간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작게는 네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수공예품을 파는 곳과 예술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시민청 담당자는 <한마음 살림장>에 관해 “판매자의 물건은 자기가 직접 만든 수공예품 이어야 하고 사전에 꼼꼼하고 공정한 검사를 걷힌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자 등록증이 있는 사람은 신청에서 제외된다. 일반 시민들이 여는 장이라는 목적과 취지에 잘 부합하는 행정인 거다. 그래서인지 처음 나온 판매자분들도 많았고, 경험이 많이 없는 분들도 있었다. 그야말로,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장이다.


먼저 어떤 손맛 나는 물건이 있는지 살펴보자.



구경하면서 판매자분들과 얘기를 나눴다. 무엇보다 판매자분들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자 했다. 기본적인 질문과 시민들이 궁금해할 것 같은 몇 가지 질문을 드렸다.


· 참가하게 된 경위 

지인들의 추천(평소에 남다른 솜씨로 주변의 인정을 받아서)

문화센터 수강생, 학교에서 강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무료라는 장점(다른 벼룩시장은 대부분 돈을 내야 함)

자기가 만든 물건의 반응이 궁금해서 


· 작품 소개

희소성 있는 아이템과 디자인

최대한 몸에 좋은 재료로 제작 (시중에 나온 제품보다 좋은 원료의 비율이 높음) 


. 작품 제작에 어려운 점

소규모로 제작하기 때문에 원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음

다른 판매자와 차별화 전략 


· 가격을 정하는 기준

재료비, 제작시간, 수공을 생각해서 나름 합리적으로 정함

(다른 벼룩시장, 관광지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함) 


· 오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수공예의 가치를 알아줬으면 (공산품과 똑같은 취급 말았으면) 

안 사도 좋으니 천천히 둘러보고 잘 살펴봤으면 


· 장터 운영진(시민청)에게 하고 싶은 말

외부에서 사람들이 쉽게 유입할 수 있도록 홍보에 더 신경 써줬으면

날씨 따뜻해지면 시청 앞 광장에서 했으면

전시장이 크니 더 많은 판매자를 받았으면

판매 품목이 겹치지 않았으면

좀 더 자주 열렸으면



예술체험부스는 가족과 함께 온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아이들은 구경보다 체험을 더 재미있어했다. 좀 더 다양한 부스가 필요해 보였다.



배움터에서는 <마음의 초상>이라는 단체가 선생님과 소묘를 하고 있었다. 더불어 시민들에게 초상화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그려주는 행사도 같이 하고 이었다. 얼핏 보아도 40대 이상 취미로 구성된 회원들의 열정이 미대 입시 준비하는 학생 못지않았다.



현대인과 관련해서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인간은 원본으로 태어나 복사본으로 죽는다


글로벌 스파(SPA)브랜드가 거리를 점령한 작금의 상황을 보면 들어맞는 말은 아닐까. 개성이 중요하다 말하지만 어딜 가나 똑같은 물건이 가득한 곳에서 나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스파브랜드에서 산 물건들이 과연 진정으로 개성이 있는지, 혹시 주입받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게다가 그곳에서 파는 물건은 제품 제작과정에서 윤리적인 문제를 낳기도 한다.


오늘날의 패션은 ‘햄버거’가 되어버렸다
이른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주문하고 입고 버려라


개인이 운영하는 단골가게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사람 냄새’가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시대이다. 온기가 느껴지는 쇼핑을 하고 싶다면 이곳을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지갑을 연다는 것은 윤리적인 소비를 실천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판매자들은 시민청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자기가 만든 물건에 자부심과 애정이 대단했다. 무엇보다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천천히 이루어진 과정에서 어떤 정성이 녹아들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건에는 손때 묻혀가며 오래 쓰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런 것이 바로 진정한 ‘손맛’이 아닐까. 이런 수공예 물건을 1.000~30.000원에 만날 수 있다는 건 행운에 가깝다.(5만 원 이상은 판매할 수 없다) 


살림장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3개 이상 구매하면 기념품도 증정한다.(지름신이 강림한다) 손재주가 있는 분들 주저하지 마시고 참가해 보시길. 자세한 정보는 시민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민청 지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열려있는 장소이다. 살림장 이외에도 연중 콘서트, 마임, 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근처에 온다면 겸사겸사 들려서 편하게 즐기고 가는 공간이다. 

너와 나 사이에 (아름다운) ‘지하세계’가 있다.


* <장터 정보>

행사명 : 시민청 <한마음살림장>

장서는 날 : 매월 둘째 · 마지막 주 토, 일요일 11:00~18:00

장서는 곳 : 시민청 지하1층/ 시민플라자A

입점물품 : 액세서리, 패션, 소품, 간단한 예술 체험

자세한 정보 : 시민청 http://seoulcitizenshall.kr/nr/  02)739-5817, 5227



글·사진 김정욱서울문화재단 시민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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