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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문화재단 Apr 11. 2016

춤바람 커뮤니티

춤을 통한 교감의 기쁨을 누리다.

▲ 서울댄스프로젝트_춤바람 커뮤니티_춤 다:방_어울렁더울렁 파티장면


사람들이 빽빽한 지하철을 오가며,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분주하게 일을 한다. 수시로 오는 이메일과 SNS의 메시지를 챙기다가, 어느 날 문득 바쁘게, 혹은 바빠야 한다는 강박으로 사는 내 모습이 낯설어질 때가 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퉁퉁 부어 있거나, 바싹 말라 있을 때. 오래 의자에 앉아 있다가 허리를 곧게 펴니 두드득 소리를 내며 통증을 느낄 때. 그러니까 나 자신에게, 혹은 내 ‘몸’에게 미안해지는 순간이 있다. 이런 순간을 느끼는 서울시민에게 춤바람 커뮤니티를 권한다. 


춤바람 커뮤니티는 춤을 통한 교감의 기쁨을 함께 누리는 프로그램이다. 춤을 매개로 삶의 활력과 관계성을 북돋우길 원하는 서울 시민 커뮤니티에 전담 예술가를 연결해주며, 총 12회의 워크숍을 통해 자신의 몸과 대화를 나누고 표현하는 시간을 갖는다. 춤이 낯설다고 해서 걱정할 건 없다. 춤바람 커뮤니티의 전담 예술가들은 처음에는 참여자들이 어색해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춤이라는 행위가 갖는 매력에 흠뻑 빠진다고 입을 모은다. 


춤이란 뭘까? 한국 사회에서 춤이란 클럽에서 노는 젊은이들만의 유희나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들이 추는 예술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것만이 춤은 아니다. 사람마다 몸이 모두 다른 만큼 그 몸이 보여주는 움직임도 다르다. 가장 일상적인 몸짓인 서 있는 행동, 앉아 있는 모습마저 같은 사람은 없다. 춤바람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역할이 다양한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가능성을 드러내는 것이라 말한다. 중요한 건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 


2013년부터 시작된 이 춤바람 커뮤니티는 현재 총 80여 개의 단체가 참여하였다. 자신이 가진 몸의 기질을 자연스럽게 춤으로 표현하며, 그를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며 일상 곳곳을 축제의 무대로 바꿔내는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것이 춤바람 커뮤니티의 목표다. 참여한 시민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그동안 몸에 무관심했던 일상을 반성하며 더욱 몸을 아껴야겠다고 반성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도 알지 못했던 몸의 가능성에 호기심을 느끼고 춤의 즐거움을 하나하나 깨우쳐 가며 유레카를 외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몸이 마음먹은 대로 움직여지지 않아 애간장을 타며, 몸과 밀당을 하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어색하게 시작하여, 점차 춤과 춤을 통한 소통에 익숙해져 가며 겪게 되는 시민들의 변화는 놀랍다. 


춤바람 커뮤니티에 처음 참여한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은 처음에는 수줍어하고, 자신이 소속된 커뮤니티 안에서만 춤을 즐기는 것이 아니겠냐는 우려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처음 우려와 달리 스스럼없이 음악에 몸을 맡기며, 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열기에 심취한다.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참여자들이 서로의 몸에 스스럼없이 접촉하고 타인의 온기를 느끼면서 평소의 자신이 아닌 일탈적 경험을 통해 낯선 자신을 만나는 과정. 그 과정에서 표현하는 몸의 언어는 자유롭고 또한 아름답다. 


“늘 TV와 공연에서 전문 춤꾼들이 추는 춤을 관객이 되어 바라보던 내가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서보는 경험은 일상에서 해보지 못한 작은 일탈이었습니다.”
(도시의 노마드,14-15’춤바람 커뮤니티 참가) 


▲ 2014 서울댄스프로젝트‘춤바람 커뮤니티 도시의 노마드


춤바람 커뮤니티는 또한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에게 각기 다른 교감의 즐거움을만들어내기도 한다. 청년 커뮤니티 경우 내 마음대로 온 몸을 움직이면서 느꼈던 근육과 관절의 미세한 움직임들을 통해 아직 내 몸에도 느낄 것, 해볼 것이 많다는 새로운 발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평소 움직이는 것을 쑥스러워하는 중년 남성들,아저씨들로 이루어진 직장인 동호회에서도 워크숍에 참가했다. 인상적인 변화는 회식 문화에 길들여져 술과 조명이 없으면 춤추기 어색해하던 중년 남성들이 햇볕 아래에서도 춤을 출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사소하지 않은 변화다. 


▲ 서울댄스프로젝트_춤바람 커뮤니티(은평재활원)


춤바람 커뮤니티에 참여할 때 중요한 마음가짐은 ‘춤을 잘 춰야 한다.’는 강박을 살짝 내려놓는 것이다. 기획단은 참여자들이 춤을 생활체육과 유사한 테크닉으로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 지적한다. 핵심은 잘 추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몸을 솔직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것. 그로 인해 몸에 대한 새로운감각을 익히며, 그것을 표현할 때 오는 즐거움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작업이라 볼수 있다.

 

지금까지 춤바람 커뮤니티가 춤에 대한 일반 시민의 건강하고 긍정적 인식을만듦으로써, 일상속에서 춤을 향유하는 데에 주력했다. 많은커뮤니티와 함께 일상 속에서 춤을 향유하는 문화를 만드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춤바람 커뮤니티는 시민들에게 단순히 문화예술을 즐기는 소비자가 아니라, 커뮤니티 댄스를 직접 기획하고운영하며 문화 생산자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말한다. 골목마다건강한 춤을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서울을 기대한다. 


- 춤바람 커뮤니티 참여정보 

신청기간 : 4월 1일 ~ 5월 9일

신청자격 : 춤추고 싶은 서울시민 10명 이상으로 구성된 커뮤니티

상세정보 : http://www.sfac.or.kr/html/opensquare/notice.asp?flag=READ&Seq=35392


글·사진 원철서울문화재단 시민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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