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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문화재단 Jun 21. 2016

길거리에서 열린 화려한 브레이크 댄스 배틀

<서울시 대표 B-Boy Zone>

거리를 걷는 시민의 눈을 한 번에 사로잡는 화려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지난 5월 15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B-Boy들이 모여 한바탕 댄스 배틀을 선보였습니다. 가끔 티비에서나 보던 화려한 브레이크 댄스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감상할 기회였기에 당장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본 브레이크 댄스는 ‘비보잉(B-Boying)’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정확한 명칭은 ‘브레이킨(Breakin)’으로 1970년대 뉴욕에 거주하던 아프리카계 흑인들 사이에서 처음 생겨났다고 합니다. 음악의 ‘Break’부분, 즉 가사가 없이 비트만 나오는 부분을 강조하기 시작하고, 그 ‘Break time’에 등장해서 춤을 추는 댄서들을 ‘Break-Boy’, 즉 ‘B-Boy’라고 칭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댄스 배틀’은 말 그대로 팀을 두 개로 나눠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각자의 퍼포먼스를 통해 관객의 환호성을 얻어내는 방식을 말합니다.  



두근두근 워밍업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맑았습니다. 어느덧 뜨거워진 햇살 아래 사람들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습니다. DDP 앞에 도착해보니 도로의 한 차선을 시민의 공간으로 마련해놓고 음악회, 캐릭커쳐, 패션쇼 등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곳저곳 구경하며 보행전용 거리를 걷다가 드디어 제가 찾던 B-Boy들이 한쪽에서 몸을 풀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B-Boy의 워밍업만으로도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겉모습은 간단한 셔츠와 바지 차림이었지만 이들의 눈빛만 봐도 뭔가 범상치 않은 B-Boy 포스가 넘쳤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DJ가 힙합 비트를 틀었고, 공연 장소 앞은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시 대표 B-boy단 드리프터즈 크루’ 공연   

드리프터즈 크루

서울시 대표 B-Boy단인 <드리프터즈 크루>의 ‘춤 추는 사람이 아름답다’ 퍼포먼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한 사람씩 나와서 소개와 동시에 개인 기량을 뽐냈는데, 동작 하나하나마다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팔굽혀펴기 몇 번에 온몸이 뻐근해지는 저와는 달리, B-Boy의 자유로운 몸짓을 보고 있노라면 저들은 마치 다른 중력 법칙이 적용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듭니다. 



화려한 퍼포먼스, B-Boy의 댄스 배틀 (위치 이동)     

역시 브레이크 댄스의 꽃이라면 ‘댄스 배틀’이 아니겠습니까. B-boy들은 두 편으로 나누어 박진감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거리의 자동차 소음조차 이들의 퍼포먼스를 위한 백그라운드 사운드로 느껴졌습니다. 한마디로 거리를 완벽하게 장악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동영상으로 감상하시라는 말 이외에는 어떤 미사여구도 그들의 무대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 보시죠.     



댄스 배워보실 분?    

한 무대가 일단락되고, 사회자는 관객을 향해 “B-Boy 댄스 배워보실 분 없나요?” 라며 즉석에서 참여자를 모집했습니다. 쑥스러운 표정으로 한 청년이 팔을 들었고, 맑은 눈으로 무대 가까이에 서 있던 꼬마 아이도 얼떨결(?)에 앞으로 나왔습니다.      

‘드리프터즈 크루’ 중 한 명이 선생님이 되어 시범 동작을 보여줬는데 제 수준에서는 정말 어려워 보였습니다. 물론 B-Boy 댄스 중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동작일 테지만요. 청년은 곧잘 따라 했고, 꼬마 아이는 부끄러운지 맑은 두 눈만 꿈뻑였습니다. 어머니의 등장으로 아이도 긴장을 풀고 선생님의 동작을 따라 할 수 있었습니다.  

춤을 배우러 나온 청년의 몸동작은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선생님의 동작을 곧잘 따라 하더니 시키지도 않은 화려한 퍼포먼스를 내보였습니다. 관객을 가장한 숨은 고수였음이 분명합니다. 사회자의 제안에 따라 선생님과 즉석 일대일 댄스 배틀을 벌였습니다. 청년은 그동안 갈고 닦은 화려한 묘기를 선보였고 B-Boy 선생님과 관객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스트릿 댄스팀 ‘프리픽스’의 축하공연



서울시 대표 B-Boy Zone에서 다시 만나요     

오늘 B-Boy들의 공연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습니다. 서울시 대표 B-boy Zone은 서울문화재단 「서울시 대표 B-boy단」사업의 일환으로 비보이 문화의 확대와 더불어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2016년도에는 4월부터 10월까지 총 6회동안(혹서기 제외) 도심권(세종대로, DDP 등) 보행전용거리 사업과 연계하여 비보이 장르 전문가들을 위한 문화공간 운영 및 시민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6월 5일 세종대로 보행전용거리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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