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공간, 산책, 다섯 번째 이야기
백도가 되면
교대 근무를 하는 엄마가 오랜만에 쉽니다. 오늘 유치원에 안 가겠다는 첫째 아이에게 이유를 물으니 스케치북에 글을 씁니다. "엄마가 보고 싶어요". 자주 동생에게 엄마의 옆자리를 양보하는 아이가, 엄마 곁이 그리웠나 봅니다. 아이는 오늘 유치원에 가지 않고 엄마와 하루 종일 함께 합니다.
엄마는 밤에 산책을 나섭니다. 아이가 엄마의 산책을 기꺼워하며 손 흔들며 배웅합니다. 아이가 엄마와 보낸 시간이 백도가 되었나 봅니다. 무겁게 엄마를 붙들던 아이 손이 가볍게 하늘을 납니다.
둥글어 가는 달님이 은은한 빛을 냅니다. 달님은 가까워졌다 멀어집니다. 진하고 밝은 세상의 빛들에 눈이 시린 엄마는 자꾸 달님을 쫓게 됩니다. 산책 시간 30분이 되어가자 갑자기 견갑골 부위와 가슴 위쪽 그리고 얼굴 가장자리에서 열이 납니다. 엄마 몸도 이제 끓기 시작합니다. 엄마 찾던 아이가 그랬듯, 엄마의 몸도 이제 가벼워집니다. 달님을 쫓다 보니, 몸이 타오릅니다. 몸이 깨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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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다캠퍼스의 공간살림명상 중에 작성한 살림 메시지입니다.
#씨앗글: 아난다 박미옥의 '일상으로의 황홀한 몰입 살림 명상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