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매일의 산책 중
아이들 열이 40도를 훌쩍 넘고, 저녁을 잘 먹지 않고, 약속한 것보다 더 많이 넷플릭스 영상을 시청하려고 떼를 쓰고 양치질을 미룹니다.
마음 편치 않은 상황이지만 때를 놓치면 오늘 산책이 너무 늦춰질 것 같아 집을 나섰습니다. 아이들에게 엄마 산책 다녀오기 전에 양치질을 꼭 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남편 들으라고 더 엄하게 말합니다.
밖에는 비가 옵니다. 빗소리가 무겁습니다. 웅덩이를 밟습니다. 시원한 물 미지근한 물이 웅덩이 크기에 따라 발 언저리에서 발목까지 찰랑거립니다.
직관적이게 세상을 느끼는 내게 감각적인 현실 세계는 무척 어렵습니다. 내 강점을 상쇄할 만큼 나는 이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온몸을 사용하는 산책은 그래서 내게 유익합니다. 보고 듣고 맡고 때로 맛보고 피부와 근육으로 느끼는 세계를 이렇게 시간 내어 배웁니다.
산책을 다녀오니, 아이들은 여전히 잠잘 준비가 안 되어 있고, 아프고 안 먹은 상태입니다. 남편 표정도 여전히 굳어 있습니다. 일상이 내 마음처럼 되지 않아 속상하고 답답한 내 마음도 그대로입니다. 산책은 마법이 아니니, 내가 산책을 다녀온다고 내 상황과 환경이 바뀔 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나는 지금 여기의 나를 알아차립니다. 아직 초라하고 여전히 어리석지만, 오늘은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러고 보니, 몸이 너무 어렵다고 징징대는 내가 그럼에도 매일 산책 중이라니 정말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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