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태어난 나
오늘도 어김없이 산책을 합니다. 이제 집 밖을 나서는 것에 자연스럽습니다. 일부러 물기 있는 곳에 발 디딥니다. 햇빛 아래의 산책도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역시 나의 영혼은 젖은 공기와 흙의 우수에서 더 섬세하고 날카로워집니다. 비 오는 날엔 개구리 소리가 들릴 줄 알았는데 익숙한 풀벌레 소리가 들립니다. 혼자 산책을 끝내고 아이들이 있는 곳을 향합니다. 아이들이 보고 싶어 빨리 걷습니다. 몸이 흔들리며 내 시야도 흔들리지만, 세계는 변함없이 견고하고 고요합니다.
요즘 나는 이러려고 태어났나 싶습니다. 이러려고 엄마 아빠의 딸로 태어나고 이러려고 병석과 사랑을 하고 이러려고 열매와 기쁨이 엄마가 되었나 싶습니다.
나는 대체 언제 죽었던 것일까요? 언제 새롭게 태어났던 것일까요? 이유도 없이 우연한 흐름이 필연적 운명으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이제야 나는 나의 이 삶에 모든 것을 다 바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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