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세일런이 중요시하는 다섯 번째 조건은 바로 ‘강력한 유기적 성장’이다. 이는 경기침체기에도 우수한 성장률을 기록하는 기업의 특징을 가리킨다. 특히 ‘유기적인’이란 단어는 그 기업의 기본사업을 통한 이익으로 성장을 지속한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5% 미만의 GDP 성장률을 보이는 국가가 있다고 하자. 어떤 기업이 그 배 이상인 1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인다면 이를 퀄리티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평균적인 기업은 한 자릿수 후반의 성장률만으로도 충분히 뛰어난 성장을 보였다고 본다. 그러나 퀄리티 성장투자법에서 투자 대상으로 삼는 기업은 10% 이상의 두 자릿수 비율로 성장하는 기업이 아니면 안된다.
이러한 조건은 달성하기가 매우 어렵다. 때문에 진정한 퀄리티 성장기업을 보기가 드문 것이다. 또한 진정한 퀄리티 성장기업은 주가에 프리미엄이 형성된 경우가 많다. 이런 프리미엄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은 섣불리 퀄리티 성장기업에 투자하지 못한다.
경험 많은 퀄리티 성장투자자는 고평가된 퀄리티 성장기업의 프리미엄이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퀄리티 성장기업의 주가는 프리미엄이 줄어드는 경우가 적고, 만약 줄어든다면 다른 평균적 기업은 훨씬 더 악화된 상태에 시달리는 약세장 때문이다. 퀄리티 성장기업의 주가 프리미엄이 사라진다면 투자자는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닥뜨린 것이 된다.
흔히 과거 실적이 미래 실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피터 세일런은 과거 실적이야말로 미래 실적에 대한 가장 신뢰할만한 지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 실적만 가지고 투자를 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해당 기업이 어떻게 지금과 같은 우수한 상태를 달성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상적인 것은 해당 기업이 지금까지 해 온 성장이 그 기업의 기본적인 사업활동으로 창출된 성장일 경우다. 그런데 해당 기업이 기업인수를 통해 성장해온 경우가 있다. 기업 인수에는 잠재적인 위험이 많다. 두 회사의 문화 중 하나를 잃지 않으면서 서로 다른 두 개의 기업 문화를 통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또 기업 인수 자금을 신주나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할 경우 또 다른 황금법칙인 ‘튼튼한 재무구조’가 침해될 수 있다.
물론 모든 기업 인수가 나쁜 것은 아니고 적정가격을 지불했다면 그러한 기업인수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인수 기업의 사업과 쉽게 융합될 수 있는 다른 기업을 매수하는 방식인 볼트온 기업인수는 성공적일 가능성이 있다.
대형 인수는 다른 문제로 취급해야 한다. 피인수기업의 내재가치가 인수기업의 내재가치보다 훨씬 크면 이러한 인수는 통합된 기업의 주당순이익을 높인다. 합병도 인수와 같은 범주에 속한다. 둘 다 고퀄리티 성장기업에 속했던 에실로와 룩소티카의 합병을 살펴보자. 이 두 회사는 두 회사 직원들 간의 알력과 긴장이 발생하고 있다는 소문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최악의 합병 사례로는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을 들 수 있다. 합병회사인 AOL-타임워너는 합병 3년 후 99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리고 2009년 다시 결별했는데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처음 합병 당시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한 기업이 유기적 성장을 해왔다고 해도 유기적 성장을 어떤 방식으로 달성했는지가 중요하다. 이상적인 기업은 유기적인 매출 증가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은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에스티로더와 같은 기업은 연 평균 2%씩 가격을 올리는 데 성공했고 이는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