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워런 버핏 피터 세일런이 50년 투자 인생을 걸고 쓴 ‘인생주식 10가지 황금법칙’에서 중요시하게 여기는 황금법칙 10가지 중 9번째는 ‘투명한 회계’다.
퀄리티 성장투자자들은 기업의 경제적 흐름을 파악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기업의 회계야말로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당 기업이 퀄리티 성장기업에 속한다면 이해하기 쉬운 회계를 할 것이다. 퀄리티 성장투자자는 이익이 쉽게 현금으로 바뀔 수 있는 기업, ‘조정 후 실적’과 보고 실적 간에 차이가 거의 없는 기업을 찾는다. 특별계정이 많을 경우 해당 기업의 진정한 실적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특별 계정이 많은 회계는 피하는 편이다.
이상적인 상황은 경영진과 주주들이 거의 이해충돌 없이 정보를 교환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많은 기업들이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서 다양한 회계관행을 사용한다.
회계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는 은행업이다. 은행 재무상태표의 대부분의 자산은 대출금이지만 이런 대출잔고는 채무자의 신뢰성이나 담보의 질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대출금 중 일부는 때가 되면 부실대출로 분류되곤 한다. 이는 돈을 빌린 사람이 이자를 지불하거나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경기가 침체되는 시기에는 부실대출 건수가 증가한다. 그러나 이를 예측하기란 불가능의 영역에 가깝다. 은행은 대출을 늘리는 것을 장려받고 일단 빌려주고 나면 채무자가 의심스럽더라도 무심한 태도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회계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또 다른 업종은 보험업이다. 이들은 자산과 부채가 본질적으로 복잡하다.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에 대한 가치평가는 보험계리모델에 기초한다. 또 보험계리인들의 리스크모델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회계적 정보와 데이터에 기반한다. 때문에 보험사의 회계보고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것이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이 퀄리티 성장투자 유니버스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이다.
석유, 가스, 광물 같은 채굴 산업의 회계도 이해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의 진짜 영업비용은 복잡하고 파악하기 힘들게 숨겨져 있다. 이들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은 퀄리티 성장투자자가 믿을 수 있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