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
난임은 건강한 부부가 피임 없이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1년 이상 해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2023년 기준, 국내 난임 진단자는 약 24만명(여성 15만명,남성9만명)으로 난임 경험 부부 비율은 전체 부부의 20%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난임을 겪는 부부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한국사회에서 난임 부부가 늘어나는 주된 이유가 뭘까? 조사해보니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1. 결혼 및 출산 시기의 지연(남성 초혼 연령 34세, 여성 초혼 연령 31.5세/첫아이 출산 연량 33.6세)
2. 여성의 사회적 역할 증가와 육아 부담(출산 시기를 늦추게 되는 요인)
3. 환경적 요인과 생활습관 변화(환경호르몬, 스트레스, 피로, 식습관 변화, 과체중 등 생식능력 저하)
4. 인공유산 및 자연유산 경험(인공유산 경험한 여성의 경우 난임 위험이 4배)
5. 만성질환, 성 건강 문제(남성은 정자 생성이상, 무정자증, 발기 장애 등이, 여성은 배란장애, 자궁질환 등)
6. 사회적,정신적 스트레스(사회적 경쟁,불안,장시간 노동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우리 부부도 난임을 겪고 있다. 결혼한지 4년이 다가오고 아이를 계획한지는 2년째이다. 하지만 아직도 첫 아이를 출산하지 못했다. '문제가 있는건 아닐까?'하고 병원에도 가봤다. 아내의 자궁 상태는 건강했고 나는 정자 수가 평균보다 적었다. 그래도 임신하는데 문제는 없다고 했다. 나보다 적은 사람도 임신에 성공하기도 했다면서.. 신앙하는 부부라 술이나 담배도 하지 않고 특별히 건강에 나쁜 음식을 먹는 습관도 없다. 그런데도 아직 아이가 없다는 사실은 우리 부부로 부담과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 부부는 이런 스트레스에서 자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늘 기도한다. '자녀는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인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때에 아이를 주시고 맡겨주세요'라고 말이다.
그렇게 기도하는 가운데, 우리 부부는 잔잔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성경에는 난임으로 고통한 인물들이 여러 명 등장한다. 사라, 리브가, 라헬, 한나, 엘리사벳 등. 이들 모두 우리 부부처럼 난임을 경험했고 오랜 시간 자녀가 없어 슬퍼했다. 하지만 그로 인한 고통을 경험하고 믿음과 기다림을 통해 기적적으로 자녀를 얻는 이야기는, 신앙과 인내의 상징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이들 중 나는 '한나'에 대해서 묵상해보았다.
한나는 사무엘상 1장에 등장한다. 그녀에 대한 성경의 기록 중 이런 말씀이 있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니(1:5)
참 억울하다. 하나님이 한나로 임신하지 못하게 하신 것이다. 원어로 보면 하나님은 한나의 태를 닫고 잠그신 것임을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임신을 못하게 된 것도 억울한데 또 다른 아내인 브닌나를 인하여 얼마나 괴롭힘을 당했는지 매년 성전에 올라갈 때마다 음식도 먹지 않고 울어댔다. 심지어 남편도 불난 집에 부채질 한다. '왜 그렇게 울고만 있냐고... 열 아들보다 내가 있는게 더 낫지 않냐고..'말이다.
그렇게 고통하던 어느 날, 한나는 마음이 너무 괴로워서 하나님께 통곡하며 기도한다. 얼마나 애절하게 기도했는지 그 모습이 엘리는 술취한 모습으로 보았다.
여튼 이때 한나는 기도하면서 아들을 주시면 하나님의 사업을 위하여 드리겠다고 서원한다.
한나가 몇 해 동안 아이를 가지지 못했을까?
안타깝지만 성경에는 한나가 몇 해 동안 아이를 가지지 못했는지 정확한 기간에 대한 기록이 없다. 그러니 상상해볼 수 밖에... 우리 부부가 자녀를 원한지 2년이 되었지만 사실 한나처럼 눈물 흘리며 통고하며 기도한 경험은 없었다. 2년이라는 시간은 우리 부부로 눈물의 기도를 하도록 하기엔 짧은 시간인가보다. 어느 정도면 한나처럼 간절히 기도하게 될까? 한 때 엄마가 그런 얘기를 해주었다. 교회에 어떤 부부가 있었는데 10년이 지나도 아이가 안생기자 매일 새벽마다 교회에 와서 눈물 흘리며 기도했는데 그 해에 첫 아이를 보게 되었다고. 그렇다. 자녀 계획한지 10년 정도가 지나야 한나의 기도가 드려지리라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기간도 기간이지만 우리 부부로 따지면 10년이란 시간은 40대를 보내는 때인데, 현실적으로 아이를 임신하기 더욱 힘든 나이가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도 그러했으리라.. 적어도 5년에서 10년 동안 아이가 없었음에 마음이 괴롭고 통곡하며 기도하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런 고통 중에 있는 한나를 잊지 않으셨고 그녀의 기도에 응답해주신다. 그렇게 낳은 아들이 '사무엘'이다. 얼마나 간절한 기도 끝에 낳았던 것인지 아들 이름의 말 뜻이 "하나님이 들으셨다"였던 것이다. 그리고 한나는 기도한대로 사무엘이 젖을 뗀 후에 하나님께 드렸고 사무엘은 어려서부터 성소에서 지내게 되었다. 세마포 에봇을 입고 여호와 앞에서 섬겼다(2:17)는 말씀을 볼 때, 제사장 봉사를 교육 받았던 것 같다. 그렇게 사무엘은 성소에서 하나님의 종으로서 준비하게 되었고, 훗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부르심에 순종하여 마지막 사사로서, 선지자로서, 제사장으로서, 종교/정치 지도자로서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되었고 사사 시대를 마감하고 왕정 시대를 열어, 이스라엘의 역사를 전환하는 매우 중요한 임무를 감당하게 된다.
이쯤에서 생각해본다.
만약, 한나가 첫 아이를 빨리 낳게 되었다면 그 가정과 이스라엘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이름 모를 가정이었을 것이고, 이스라엘 역사도 분명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한나의 태를 닫으심으로 한나로 인내하는 믿음을 갖게 하셨고 하나님의 종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서원하는 마음 또한 가질 수 있게 하신 것이다.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이자 은혜였던 것이다.
한나의 난임은 그 가정과 나라에 축복이었다.
사무엘을 출산한 후에도 3남 2녀를 더 낳게 되지 않았던가?(2:21) 그리고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던 그 시대(3:1), 이스라엘은 사무엘을 인하여 다시금 여호와의 말씀이 나타나는 축복이 임했다.
나는 이런 한나와 사무엘의 역사를 돌아본 후, 요즘 주님께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뜻에 따라 자녀가 출산하게 될 것을 믿습니다. 때가 차면 자녀를 허락하소서!'
'저희 자녀를 통하여 하나님의 일들을 이루시며 당신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여 주소서!'라고 말이다.
한나의 태를 여신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의 잠겨져 있는 태를 열어 축복해주실 것을 믿는다.
그러니 좀 더 마음의 평안을 가지고, 인내로 그 때를 기다릴 것이다.
난임과 불임을 겪고 있는 많은 부부들이시여,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의 때를 믿음으로 바라보고 자녀를 구하게 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한다면 하나님께서는 가정에도 축복을 주시며, 나아가 사회와 국가에까지 복이 미치는 일들을 이뤄주실 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