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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찐두빵 Jan 16. 2022

동거 아닌 동거

주말부부? 노! 주말 커플!

동거 아닌 동거를 시작한 지 어느덧 3개월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동거라고 하기엔 약간 의미가 다른 것이 지금 우리 커플 사이이다. 

우리는 평일에는 떨어져 있고 주말에만 같이 있기 때문이다. 


남자 친구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나는 직장이 강원도에 있어서 평일에는 강원도에서 거주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월요일 새벽에 셔틀버스를 타고 강원도 원주에 간다. 그리고 평일에는 사택에서 지내고 금요일 저녁에 셔틀을 타고 서울에 온다. 


그래서 지금 서울에 있는 집에는 주말에만 오기 때문에 우리는 주말 커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자 친구와 내가 함께 하는 시간은 금요일 밤부터 월요일 새벽까지이다.  


사실 이렇게 떨어져 있는 것이 익숙한 커플이기에 지금의 이 생활을 동거라고 말하기에 약간은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확실히 이전과 다른 생활패턴을 선택했기 때문에 "동거"라는 의미에 부합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전에는 주말에 만나고 각자의 집으로 다시 갔지만 이제는 내가 주말이 될 즈음 남자 친구가 있는 우리의 집으로 온다는 것이 다르다. 


우리는 지금 연애를 한 지 4년이 좀 넘어가는데 연애의 반 이상이 장거리 연애였다.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부터 장거리 연애였고 연애를 한지 반년쯤 뒤 내가 서울로 발령이 나면서 장거리 연애를 탈피했었다. 그 뒤로 일 년 반 뒤 내가 이번엔 강원도로 발령이 나게 되면서 다시금 장거리 연애가 시작된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생활 이전에는 주말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가 채 되지 못했다. 각자의 생활이 있고 주말에도 약속이라든지 일정이 생겨버리면 짧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더욱이 각자의 본가가 지방이기에 명절이 끼거나 부모님 생신 등 이벤트가 생기면 더더욱 보는 시간은 짧아진다. 


장거리 연애를 하는 많은 커플들이 그렇겠지만 물리적인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다는 것은 이 연애를 오래도록 유지하는데 상당한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헤어지는 커플들도 꽤나 많이 보기도 했다. 그래도 남자 친구와 나는 4년이 넘는 연애기간 동안 매주 만났다. 이는 내가 본래 생활권이 서울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지만 서로의 노력이 있었기에 유지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지난 연애기간 동안 장거리 연애를 꽤나 해서 그런지 지금의 이 주말 커플과도 같은 상황이 나로서는 매우 만족스럽다. 주말에 헤어지지 않고 함께 있는다는 것, 그리고 각자의 일상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즐거운 나날이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말 중에 "3대가 덕을 쌓아야 할 수 있다는 주말부부"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말이 사실 이해가 가질 않는다. 물론 주말 커플로 산지 얼마 안돼서 그럴 수도 있긴 한데 아직까지는 함께 있는 시간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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