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

축제가 제철

by 스구

백로 :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있는 24 절기의 하나. 백로(白露)는 양력 9월 9일 무렵으로 대개 음력 8월에 들며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이다.






절기로 한해를 헤아리며 살다가도 문득 날짜를 감각하면 '벌써...' 하는 생각이 든다. 2025년도 '벌써' 9월이 찾아왔다. 여전히 에어컨이 필요하지만 살결에 닿는 바람이 요전과는 또 다르다.






9월에 접어들며 실제 날씨가 어떻든 더위를 견뎌냈다는 마음에 괜스레 신이 난다. 더 적극적으로 가을에 해야 할 것들을 떠올린다. 밤이랑 막걸리가 맛있어질 것이다. 아참, 전어. 가을 전어도 먹어야 하고 순식간에 물들 낙엽들의 색도 눈에 담아야 한다. 절기를 따라 산다는 건 늘 '해야하는 일'이 생기는 삶이다. 계절이 나를 부지런하게 만든다.






점점 밖에서 모이기 좋은 날씨가 되어 간다. 그래서인지 잘 살펴보면 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축제들이 진행 중이다. 가끔은 우연히 갔던 곳에서 축제를 하고 있어 예상치 못하게 신나게 즐기고 올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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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 온 지 2년이 넘어 곧 3년이 되는데 얼마 전에 맥주 축제를 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알고 보니 올해가 처음도 아니었다. 관심을 갖지 않으면 지금 어떤 재밌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고 지나가게 된다.







사실은 나도 그냥 모르고 지나치는 쪽에 더 가까웠다. 귀찮기도 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운 유형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은 약간의 품을 들여 낯선 시간을 보내고 나면 그건 특별한 나의 한 부분이 되어 있었다. 그런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인 후에는 아예 마음을 먹게 되었다.




'즐거운 시간을 '확보'하고 '차지'해야겠다!'라고.

삶에 있어 전보다 훨씬 적극적인 태도다.



내가 힘들지 않은 선에서 기꺼이 즐거운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지. 지금부터 축제가 제철이니 내가 사는 동네 혹은 가까운 어딘가에서 무슨 재밌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자.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서 올해의 가을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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