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와 미러링

미러링의 현주소와 그 이후

by FEELM

* 영화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과 생각을 담았으며,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대한 일부 스포일러가 있을 있습니다.




거꾸로 가는 남자 (I am not a easy man, 2018, 프랑스)

감독/각본 - 엘레오노르 푸리아트
각본 - Ariane Fert
출연 - 빈센트 엘바즈 외 다수
제작/배급 - 오토파일럿 엔터테인먼트/넷플릭스
장르 - 코미디

시놉시스 - 남성 우월주의자로 늘 여성을 폄하하며 살아온 남성 다미앵이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고 눈을 뜨자 여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게 되어 혼란을 느낀다는 이야기의 영화


[미러링이란?]


이전부터 남성과 여성의 고정된 사회적 역할이나 이미지를 바꿔서 풍자하는 방식의 소재를 다룬 문학 작품이나 예능은 가끔 만들어져 왔다. 그러나 주류가 아닐뿐더러 (그에 반해 여성의 다양한 행위를 일반화하고 프레임에 가두는 소재는 주류였다.) 단순 흥미요소로 소비되고 그만이었다. 그러나 2016년 강남역 여성 혐오 살인 사건 이후 한국에서의 페미니즘 리부트가 있고,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소재는 ‘미러링’으로서 대중적으로 사용되기에 이른다.


따라서 미러링은 일차원적으로 남성의 여성 혐오적 말투나 행동, 사회적 역할을 반대로 남성에게 적용하는 것이고, 현재 한국에서는 ‘상대방의 잘못, 특히 여성혐오적인 말이나 글, 사상·행태·행동을 등장인물이나 화자의 성별만 바꾸어 반대로 뒤집어 보여줌으로써 사회의 골조를 이룬 여성혐오를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한 논증 및 설득 전략’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미러링의 현주소]


따라서 한국에서는 여성 회원이 주가 되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성 혐오를 포함한 온갖 행태들을 ‘미러링’하고 있다. 미러링의 필요성과 그 파급 효과로 필자는 두 가지를 들었는데, 첫 번째는 모든 소재에서 남성 중심적으로 바라보던 것을 정확히 반대로 겪음으로서 그간 여성들이 어떻게 사물로서 취급되어 왔는지, 불평등한 명령과 시선을 내재해왔는지, 남성들뿐만 아니라 별다른 의문 없이 남성 중심 사회에 맞게 살아오던 여성들에게도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미러링’ 속 ‘남성 혐오’가 주요 미디어나 커뮤니티의 의제로 상정되면서 혐오에 대한 비판을 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여성 혐오가 존재해왔다는 것을, 남성 혐오를 접하고서야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남성 혐오는 안 돼! (그와 더불어 여성 혐오도 당연히 안 돼!)”와 같은 논리인 것이다. 이런 면에서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는 사회생활의 전반을 미러링 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주로 성적 대상화되는 남성들의 모습을 그려냈으며, 짧고 몸에 달라붙는 치마를 입고 굽이 높고 뾰족한 구두를 신는 남성과 같이 그 표현이 다소 일차원적이고 직접적이기에 더욱 유의미했다고 본다. 인권에 있어서 혁명과 같이 반대의 것에 대항을 하고 사회에 만연한 단단한 고정관념을 깨부수고자 할 때 그 표현과 방식이 늘 보고 듣기 편하고 친절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러링 그 이후, 포스트 페미니즘]


미러링은 행위 자체에서 끝나면 안 되지만, 그 미러링에 대한 철저한 검열 역시 불필요하다고 본다.(이 역시도 행위 자체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수단으로 삼고 성 평등이라는 거대 담론, 목표를 향해 가야 한다. 따라서 미러링과 그에 따른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와 불평등에 대한 깨달음, 그 이후에는 남성 중심적인 사회적인, 대중적인 의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논의가 마련되는 장이 필요하다. SNS와 인터넷의 사용자 풀(pool)이 증가하면서 사회에서 만큼의 다양한 모임과 연대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어느 정도 여성들의 목소리와 의견 또한 커질 수 있다. 더 넓은 의견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대중은 여성을 공격하는 여성 혐오의 장, 여성 성적 대상화의 장, 그리고 남성 중심의 장은 충분히 넘친다.


따라서 페미니즘적 의제를 대중적으로 펼치기 위해선 여성 중심의 미디어 소재를 늘리고 건강하게 활용하여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미디어를 다룰 수 있는 소수 기득권의 성인 여성들의 우선적인 변화와 파격이 필요하다. 그에 따라 미디어를 아직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 조금씩 주관을 세워가는 아동, 청소년 여성들에게 여성 중심의, 성 평등 중심의 인식 변화와 패러다임을 형성해주어야 하며, 그것은 곧 여성들의 연대로 이어질 것이다. 그 과정은 여성들조차도 당연히 파격적이고 불안정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개인과 사회는 안주하지 않고 늘 변화해야 한다. 늘 고민하고 의심하는 ‘프로 불편러’들이 판을 치는 사회여야 한다.


65기 최지성





매거진의 이전글<거꾸로 가는 남자>, 일상 속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