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딸들
벌써 금요일이다.
한 주가 너무 빨리 간다.
나이를 한 살씩 먹을수록 시간은 더 빠르게 흘러가는 듯 하다.
어릴 때는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막상 어른이 되고 나니 어릴 때 내가 그립다.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은 눈이 부시게 빨리 자라는 것 같다.
구글 포토에서 보내주는 아이의 성장 사진은 한 번씩 생각에 빠지고 미소 짓게 한다.
그리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고 기쁘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눈 코 입 작은 점 하나까지도 눈으로 보며 감탄을 한다.
어제 큰 아이가 요즘 유행하는 탕후루밈을 가르쳐 주었다.
탕탕후루 탕탕후루 탕탕후루루룰
아이가 하는 모습을 보며 따라 하다 보니 아이는 내 모습이 웃기는지 깔깔대면 쓰러진다.
생각보다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움직임에 나도 웃음이 나왔다.
나의 몸 개그로 아이는 한 번 웃었다.
둘째도 함께 웃으며 우리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인생이 별거 있나?
이렇게 웃으며 행복해지면 최고의 삶이 아닌가?
오늘 첫째가 늦게 자고 일어나는 것을 어려워해 내가 탕탕후루후루를 하니 웃으면서 자신이 괜히 가르쳐 준 것 같다면서 아이는 쓴웃음을 보였다.
자고 싶은 걸 이겨내며 억지로 일어나서 등교 준비를 했다.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싫지 않은 엄마의 엉뚱함이 아이는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아침을 즐겁게 해주는 나의 미션 오늘도 성공했다.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나에게 가르쳐 주는 걸 좋아한다.
뒤뚱뒤뚱한 몸짓이 웃기면서도 엄마를 가르쳐 준다는 느낌이 아이는 즐겁고 행복한 것 같다.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는 엄마가 좋은 것 같다.
예전부터 나는 아이들과 놀 때는 거의 아이들의 정신연령 수준으로 놀았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나와 하는 놀이 자체를 기다리고 좋아했다.
요즘은 아이들이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나도 아이들 나이와 같이 한 살씩 더 먹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삶이 이젠 아이들로 인해 진짜 어른이 되어가고, 엄마가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이런 행복함 모든 엄마들이 느끼겠지만 나는 더 특별한 것 같다.
오늘 아침 둘째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엄마만큼 자식을 사랑하고 예뻐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라고…
하지만 둘째의 대답은 ‘모든 엄마들도 그럴 거야...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사랑하니까’라는 답이 돌아왔다. 무표정한 얼굴로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둘째는 가끔 이런식으로 나를 정신 차리게 한다.ㅎㅎ
두 아이들은 성향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겹치는 부분이 없어서 그런지 둘은 서로를 너무 사랑한다.
어버이날 둘째의 편지 내용에 ‘언니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장이 있었다.
너무 감동해서 울뻔했다.
언니를 사랑하는 마음이 이 한 줄에 다 녹아 있었다.
그리고 첫째는 국어 수행 시간에 다양한 주제를 주고 시를 써야 하는 수행을 했다.
여러 가지 주제 중 ‘선물’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
그 선물은 ‘동생’이라며 시에 적은 내용을 나에게 이야기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참 감사하고 감동적이었다.
이런 자매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에 내가 가장 잘한 일이 노산을 이겨내면서도 두 아이를 출산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감성적이고,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첫째와 생김새와는 달리 아주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둘째를 생각하면 웃지 않을 수가 없다.
가족끼리 사랑하는 마음은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언니가 싫고, 동생을 경쟁자로 여기는 자매, 형제가 많이 있다.
정말 두 아이는 그렇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서로가 가진 장점을 아이들은 칭찬을 한다.
둘째가 이번에 혼자서 캠프를 떠난다.
그런 둘째가 신기한지 첫째는 둘째가 ‘기특하다며 다 컸다’고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둘째의 도전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첫째가 너무 감사했다.
그런 말을 듣고 난 첫째에게 칭찬을 해주며 감사함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