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트기가 열일합니다.
중2인 큰아이가 1학기 기말고사를 곧 치르게 된다.
아이는 계획을 세우고 나는 자료를 찾아 프린트를 해준다.
없는 건 교재로 주문하지만 요즘은 시험기출을 볼 수 있는 족보닷컴 사이트를 이용한다.
오늘은 내가 공부하는 자료도 엄청 출력했는데, 영어를 거의 한 시간 넘게 출력을 해서 딸에게 전했다.
보통의 아이들은 어마한 양의 시험지를 주면 싫어하겠지?
근데 아이가 원하는 자료를 찾아서 프린트해서 주면 고마워하며 열심히 문제를 푼다.
고맙다고 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이것뿐이니 이거라도 열심히 할게 라고 말하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해’라며 문제집을 정리한다.
열심히 해주니 고맙기도 하고 잠도 못 자고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니 안쓰럽기도 한데
아이의 의지가 단단하니 내가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다.
기말고사는 8과목을 보고 그동안 본 수행평가와 중간고사를 토대로 점수를 산정한다.
수행평가는 열심히 해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니 지필만 준비하면 된다며 힘을 낸다.
오후에는 잠을 자는 아이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푹 쉴 수 있도록 했더니 너무 늦게 깨웠다며 화들짝 놀래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공부를 해야만 하는 것인가 생각하니 안쓰럽다.
딸의 대답은
‘내가 정한 목표가 있으니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해.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할 거야’
라며 나를 안심시킨다.
공부 잘하면 좋지만 아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공부를 하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
진인사대천명
우리 집 가훈이자 아이들에게 항상 전하는 말이기도 하다.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너를 지켜가면 되는 거다.
시험이 끝나면 나랑 서울고터(고속터미날)에 옷 사러 갈 예정이고,
친구랑 놀이공원까지 달콤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 첫째가 힘들어도 잘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이 항상 유지되었으면 한다.
엄마는 주말 내내 프린트를 해야 할 듯 하다.
프린트기가 열일해 주는 만큼 우리 딸의 성적도 올라가겠지.
엄마에게 부족한 자료를 찾아달라는 것부터가 너무 기특하고 자랑스러운 딸이다.
스스로 하는 아이는 언제 어디서나 빛이 나는.것 같다.
저랑 주말은 카공데이트로...
잠깐이지만 꿀맛같은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