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이야기
주말마다 도서관에 가는 아이들.. 특별한 스케줄이 없을 때는 아이들과 남편은 집 근처 도서관에 간다. 제법 큰 규모의 도서관이라 도서가 많기도 하고, 아이들은 그 분위기와 책냄새를 좋아한다.
요즘은 2주마다 가던 영재원도 수료를 해서 매주 가고 있다. 도서관을 가기 전 거기서 공부할 것들을 챙긴다. 무슨 고3수험생 같은 가방 크기에 넣을 수 있을 만큼 다 넣어간다. 내가 들어도 무거운 가방을 두 아이들은 설렘 안고 무거운 가방을 메고 간다. 난 '이것은 빼자, 저것은 빼도 된다, 다 못 한다, 그냥 가서 책 읽자 '라며 가방을 좀 가볍게 만들어보고 싶지만 아이들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다. 아빠가 들어도 되는 걸 꼭 본인들이 메고 가겠다니 엄마인 나는 키 안 클까 걱정이다.
그렇게 도서관으로 향한 아이들은 그날 날씨에 맞춰서 자리를 정한다 햇살이 많은 날은 안쪽 벽자리, 흐린 날은 창가자리를 잡는다. 어제는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그래서 아이들은 운치 좋은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창가자리를 선택했다. 그리고 5시간 동안 화장실만 가고 가지고 간 모든 것을 해내고 집으로 돌아온다. 한번 그러고 말 줄 알았는데 매주 도서관 가기를 루틴으로 만들었다.
그 루틴을 지키기 위해 아이들은 친구들과 약속을 잡지 않는다. 가장 우선인 자신의 계획을 지켜가는 모습은 엄마인 내가 본받아야 할 것 같다. 토요일은 나도 공부모임이 있어서 오산에 다녀왔다.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모인 우리는 점심시간도 잊은 채 4시간을 보냈다.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만났고, 아이들과 각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요일은 둘째가 아이스링크장에 가고 싶어 했지만, 첫째는 집에 있길 원했다. 우리 가족은 이럴 경우는 둘둘 마음 맞는 식구들과 데이트를 한다. 아빠와 둘째는 운동, 첫째와 나는 눈 오는 걸 보기 위해 산책을 나갔다. 싫어하는 걸 억지로 하자고 하기보다는 존중해 주고 우리 가족은 다시 모인다. 나는 첫째를 집중할 수 있고, 둘째는 아빠가 집중할 수 있어서 아이들은 사랑을 듬뿍 받는 시간이 된다. 내가 둘째랑 나갈 때도 있다. 혼자만의 외동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고 더 친해질 수가 있다.
오늘 첫째랑 중학교 가는 길을 익히기 위해 처음으로 나와 함께 버스를 타보았다. 다행히 집에서 신호등만 건너서 타면 3번째 정류장에서 내린다. 오랜만에 버스를 탄 아이는 신기함을 느낄 시간도 없이 내렸다. 생각보다 가까웠고, 버스 시간만 잘 맞춰서 간다면 내가 매일 등원시켜야 하는 부분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었다,
아이는 평소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팟캐스트 영어를 들으면서 등하원을 하면 시간 활용을 더 잘할 수도 있겠다고 했다. 오히려 배정된 중학교가 더 좋다며 시간활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학교 근처를 둘러보았다. 근처에 경찰서도 바로 있어서 안전해서 좋았다고 아이에게 좋은 점만 이야기해 주고 아이가 좋은 감정으로 학교를 믿고 즐겁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눈 오는 걸 구경하면서 내 키와 비슷하게 훌쩍 커 버린 딸과 팔짱을 끼고 걷는데 너무 행복했다. 이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 자체가 감사했다.
그리고 몸을 녹일 수 있는 카페에 가서 아이가 선물 받은 쿠폰으로 나에게 커피를 사 주었다. 봉사로 활동하는 친구어머니께서 감사의 표시로 보내주신 것이다. 자신의 노력으로 엄마에게 커피를 사줄 수 있어서 좋다는 아이... 딸 덕분에 맛있는 커피를 마셨다. 눈 내리는 창가를 보면서 딸과 독서를 했다. 우리 가족은 어딜 가나 책을 꼭 가지고 다닌다. 무거운 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닌다. 오늘도 딸과 함께 카페에서 책을 읽었다. 아이는 '나니아 연대기' 영어원서, 나는 유영만교수님의 '언어를 디자인하라'를 읽었다. 내가 읽은 페이지가 마음에 들면 나는 내용을 아이에게 함께 공유하면서 읽어주었다. 아이가 관심을 가져서 이번 독후활동 후에 아이가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도 좋은 책이라고 인정을 했다.
주변에 주말에도 하는 병원이 있어서 인지 유아손님들이 그 카페에는 많았다. 안타까운 건 아이들이 있는데도 어른들은 핸드폰을 보거나 아기도 핸드폰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스마트폰이 아이의 뇌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고 있을까? 운다고 아이들에게 스마트폰만 주면 뚝 그치고 영상을 보는 모습은 이미 노출이 많이 된 아이들 같았다. 언제가 전문가가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것은 어른이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은 중독이 될 수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최대한 늦게 사주고 보여주자를 다짐했던 계기이기도 하다. 잠깐은 아이가 스마트폰에 빠져있고, 가만히 있으니 주면 편하겠지만, 나중에 그만하라고 했을 때 아이들은 제어를 하기 힘들어진다. 어리면 어릴수록 더 힘이 든다. 장단점이 있다고 하지만 나는 스마트폰이 아이에게 주는 것은 단점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우리는 주말을 보냈다. 도서관과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평화롭게 보냈다. 낮잠을 늘어지게 자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배 터지게 먹기도 했다. 주말 온 가족이 모이는 시간이라 우리 가족에게는 더욱더 특별하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엄마가 되기로 한 이후 나의 모든 삶이 바뀌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안아준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주말마다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곳저곳 참 많이 다녔다. 아이들이 좀 큰 이후는 아이들의 선택에 맡긴다.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따라주고 아이들이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것 또한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